[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천사는 남자인가 여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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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만에 만나서 말 놓고 이름 부르는 관계는 동창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름 부르기가 미안해서 정 변호사, 김 사장으로 불렀더니 “그냥 이름 불러”라고 친구가 말합니다. 고교 동창 정 변호사가 마지막 안식년을 어바인 주립대(UC Irvine)에서 열심히 연구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목사인 아버지가 가르치신 성경 묵상이 법학 공부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회고합니다.
뉴포트 비치의 식당에서 시작된 만남이 정오부터 저녁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저녁이 되어 어바인대 빌리지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대화를 지속했습니다. 밤 9시 반 헤어질 때까지 종일 즐거운 추억을 반추했습니다. 고교 선생님 이야기와 별명, 교내 활동, 친구들의 사회적 성취와 공헌, 전문성 개발, 각자의 군대 직장 가정, 그리고 신앙 이야기까지 나눴습니다.
종명 친구는 저녁을 주문해서 시켜 놓고 내게 “천사는 남자냐, 여자냐” 물었습니다. 저는 천사는 구약성경에서 “말라크” 라는 단어를 쓰는데, 남성형이라고 했습니다. 신약에서 사용하는 “앙겔로스”도 남성형입니다. 친구는 옛 경험을 꺼내면서, 자신이 만난 천사 같은 존재가 남자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식사가 좀 정리되면서 친구는 자산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1990년대 어느 겨울, 친구가 강원도에서 자동차 사고를 냈습니다. 빙판길을 운전하는 중에 브레이크가 듣지 않고 차가 미끄러져 길 밖 경사로 떨어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차가 뒤집힌 상황에서 벨트를 풀고 나오려는데, 손과 발로 창문을 열 수 없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차에 불이 붙지 않았습니다. 인적이 드문 그 장소에 두 사람이 홀연히 다가와 큰 돌멩이로 창문을 깨뜨리고 자신을 구조하였다고 합니다. 그들은 인근 병원으로 인도하여 친구를 입원시켰습니다. 친구는 너무도 고마워 ‘연락처를 남기시면 후사하겠다’ 하였으나, 그들은 “어려운 다른 사람을 도와주시면 됩니다” 하고 떠났다고 합니다. 친구는 그들의 얼굴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부지 중에 천사를 만난 사람이 있습니다. 성경의 세계관은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에 관하여 말합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세계를 하나님과 천사들의 영적 세계로 나눕니다. 천사의 영계(spiritual realm)가 하나님의 명령을 받들며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가 하면, 사람을 유혹하고 타락시키려는 악령도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경우, 삼손의 부모님의 경우, 베드로의 경우 등 성경에는 너무 많은 천사 체험이 있습니다.
다만 천사에 대한 몇 가지 다음의 억측은 거부해야 합니다. 첫째 아기 천사와 여성 천사는 성경에 없습니다. 성경에 기반을 두지 않은 예술적 상상력에 의한 천사의 그림이 많습니다. 둘째로 모든 천사가 날개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여러 종류의 천사 가운데서 성경이 날개를 가졌다고 말하는 경우는 “그룹”(Cherubim)과 “스랍”(Seraphim)밖에 없습니다. 셋째로 사탄이나 루시퍼(계명성)는 보통명사로 사용하던 단어이기 때문에, 이 단어가 성경에서 항상 타락한 천사를 지시하지 않습니다. 넷째, 천사를 개인의 보호자로만 규정하면 아니 됩니다. 천사들 가운데에서는 교회, 국가와 민족 공동체를 관장하는 고위급 천사가 있습니다. 다섯째, 위상으로 볼 때 천사가 인간보다 높은 존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보냈습니다.
열심히 살아온 친구를 만나 회포를 푸는 것은 큰 즐거움입니다.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돌아오는 길이 멀어도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고난을 이기고 성결하게 가꾼 마음과 가정의 아름다운 추억과 선행, 신앙의 박물관을 서로 돌아보며 행복했습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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