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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적을 빚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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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4-07-05 | 조회조회수 : 2,02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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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길어질 대로 길어지고, 날은 따뜻해질 대로 따뜻해진 6월의 마지막 목요일 저녁에 교회에서는 작은 축하 모임이 열렸습니다. 축하의 자리인 만큼 음식이 빠질 리 없습니다. 저녁 식사 준비를 책임진 장 권사님은 자신이 경영하는 일식당에서 정성으로 만든 음식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고 장로님은 특기인 새콤달콤한 도토리 국수를 만드시느라 일찍부터 나오셔서 준비하셨습니다. 여기에 과일과 달콤한 디저트까지 더해지면서 멋진 축하 만찬이 준비되었습니다. 


이날 모임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목요 중보기도회’ 1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한 해 동안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교회에 모여 기도하시던 기도의 동역자들이 식탁에 둘러앉았습니다. 맛있고 푸짐한 음식으로 육신의 필요를 채우고, 이제는 영혼의 양식을 채우기 위해 본당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간절한 찬양을 통해서 마음의 문을 열었습니다. 평소에는 고순자 장로님께서 말씀을 인도하셨는데, 이번에는 1주년을 맞았다고 저에게 말씀을 부탁하셨습니다. 한 해 동안 중보기도의 자리를 지키신 분들에게 어떤 말씀을 전해야 할지 한동안 고민하며 기도했습니다. 그러다가 ‘기가 막힐 웅덩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이 말씀은 시편 40편에 나오는 말인데, 다윗이 아들 압살롬의 반역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지은 감사와 찬양의 노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웅덩이를 기가 막힐 웅덩이라고 부르는 까닭은 한 번 빠지면 절대 나올 수 없는 그런 웅덩이였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믿음의 사람들은 모두 이런 기가 막힐 웅덩이에 빠졌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요셉은 형들의 미움과 시기라는 웅덩이에 빠졌다가 애굽에 노예로 팔려 갔습니다. 다니엘의 세 친구는 풀무불이라는 웅덩이에 빠졌었고, 다니엘은 사자굴이라는 웅덩이에 빠졌었습니다. 예레미야는 진흙 웅덩이에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우리도 모두 기가 막힐 웅덩이에 빠져 있습니다. 이민 생활이라는 근사한 이름을 붙였지만, 낯선 땅의 답답함이라는 웅덩이에 갇혀 사는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먹고사는 현실이라는 웅덩이, 예기치 못한 고난이라는 웅덩이,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만든 웅덩이에 갇혀 살 때도 있었습니다.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기에 그저 기가 막힐 웅덩이라고밖에 부를 말이 없는 현실 속에서 시편을 쓴 이는 그 웅덩이를 벗어날 길을 알려 줍니다. 그 길은 기도하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기도하고 기다리면 하나님께서 귀를 기울이시고, 우리에게 기적을 베풀어 주신다고 성경은 분명히 말씀합니다. 


목요일 저녁 기도회에서 이 말씀을 전했습니다. 말씀 후에는 참석자들이 한 해 동안 기도하면서 받은 은혜를 나누었습니다. 그날 참석하신 분들은 모두 교회에서 시작된 ‘목요 중보기도회’야말로 기가 막힌 웅덩이에 빠졌던 우리가 붙잡을 수 있었던 유일한 희망의 끈이었다고 간증했습니다. 우리가 경험한 기가 막힌 웅덩이는 팬데믹이라는 웅덩이였고, 교단 탈퇴 이슈로 휘몰아친 소용돌이라는 웅덩이였고, 삶의 여러 문제 속에 빠져 허우적대도록 만드는 웅덩이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기가 막힐 웅덩이에서 기도하고 기다리는 우리들의 기도에 응답하셨습니다. 기가 막힐 웅덩이에서 기도하고 기다렸더니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시고 수많은 기적을 행하셨다는 시편 저자의 고백처럼, 그날 모인 이들은 모두 하나님께서 수많은 기적을 베푸셨다고 고백했고, 자신들이야말로 그 기적의 증거임을 자신 있게 증언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기적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이미 베푸신 기적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앞으로 베푸실 기적입니다. 신앙인은 베푸신 기적을 은혜로 알고 감사하며 사는 사람들이고, 앞으로 베푸실 기적은 믿음으로 알고 기다리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또한 그 베푸신 기적과 베푸실 기적 사이에 있는 오늘을 기적을 빚는 날이라고 부르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기가 막힐 웅덩이와 같은 현실이 있었기에 기도할 수 있었다는 감사와 함께 그 기가 막힌 현실이야말로 은혜였음을 고백하며 기도의 끈을 놓지 않고 지난 1년간 쉼 없이 달려오신 기도의 용사들에게 우렁찬 박수와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목요일 저녁마다 드리는 힘찬 기도를 통해 기가 막힐 웅덩이에 빠져 사는 것 같은 하루하루가 베푸신 기적에 감사하고, 베푸실 기적을 바라는 오늘, 기적을 빚는 날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창민 목사(LA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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