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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순교의 땅 강경, 논산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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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4-07-29 | 조회조회수 : 1,88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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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에서 해야 할 일은 충남 논산의 대장간 출판사를 방문하는 일과 전남 화순의 저의 멘토이신 박철수 목사님을 방문하는 일이었습니다. 논산에는 또한 신학교에서 가르칠 때 제자였고 논산의 토박이 윤종성 목사가 사역하고 있어 잠시 만나보려고 미리 연락하였습니다.  

   

윤 목사님과 약 20년 만에 만나 즐거운 교제를 가졌습니다. 오래전 뵈었던 사모님과 인사도 했습니다. 논산에는 관촉사와 은진 미륵, 탑정호의 흔들다리, 연꽃 호수 등의 좋은 구경거리가 있지만, 목사님은 짧은 시간을 선용하기 위해 저의 부부를 당장 강경으로 인도하였습니다. 강경에 가자마자 처음 들른 곳은 한국인 최초의 신부 김대건 신부가 사역을 시작한 장소였습니다. 그의 탄신 200주년 기념(1821-2021년)으로 잘 조성된 성당에는 신부님의 최초 사역지에 대한 역사 기록, 사진 그리고 그가 중국 상해에서 타고 온 작은 배의 실물 크기 모형이 보였습니다. 작은 배에 올라 풍랑에 이리, 저리 구르며 외쳐 기도했을 그분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김대건 신부님을 비롯하여 10명의 사람이 라파엘호를 타고 상해에서 출발한 것이 1845년 8월 서품을 받은 그달이었습니다. 그들은 폭풍에 밀려 제주도까지 갔다가 다시 목표를 정하고 온 곳이 이곳 강경 포구였습니다. 1845년 10월 12일 밤에 내려, 객줏집에서 선교를 시작했던 장소가 비로 강경 시내입니다. 신부는 이후 서울 이북으로 올라가 사역하다가 잡혀 1846년 9월 16일에 지금의 용산 새남터에서 순교 당했으니, 신부로 서임을 받고 1년 남짓한 사역을 감당했습니다. 그의 시신은 김민식(빈첸시오)에 의하여 경기도 용인 남단의 미리내에 모시게 되었습니다.

   

강경에서 이어 들른 곳은 옥녀봉이었습니다. 100미터도 되지 않는 봉우리지만, 바로 눈앞에 금강과 강경천, 논산천이 보이고, 그리고 봉우리에는 봉화대가 재건되어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자리가 바로 1895년 한국 최초의 침례교회 선교사로 오신 에드워드 폴링(Edward Pauling)이 1896년 강경침례교회를 개척하고, 1897년 교회당을 세운 유서 깊은 장소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4,732평의 큰 대지에 기역(ㄱ)자 회당을 가진 교회는 나중 옥녀봉 꼭대기에 들어선 일제 신사의 눈에 가시었습니다. 신사참배를 하는 사람들이 먼저 강경침례교회당을 봐야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1942년 32명의 침례교단 지도자들이 투옥당할 때, 강경침례교회의 3대 목회자인 전치규 목사도 투옥되었습니다. 교회당은 1943년에 일제에 의하여 강탈, 폐쇄, 방화 당하고 모든 토지는 신사에 귀속되었습니다. 전 목사는 1944년 옥중 순교하셨고, 4대 담임 이종덕 목사는 1945년부터 부임하여 50년까지 사역하였습니다. 이종덕 목사도 공산당에게 체포된 상황에서 2명의 성도를 도망치게 하고, 자신은 남아 1950년 9월 28일 도주하는 자들에 의하여 순교 당했습니다. 

   

옥녀봉 북단으로 논산 쪽에 멀리 보이는 병천성결교회가 있습니다. 윤 목사님은 바로 저곳이 66명의 교인이 공산 세력에게 고문당하다 죽은 교회라고 하였습니다. 당시에 교인 전체가 74명이었는데 아이 3명을 포함한 8명만 살고, 여자 39명과 남자 27명이 죽었습니다. 이들 순교자는 구약 39권, 신약 39권 성경처럼 하늘의 빛이 된 것 같았습니다. 군국주의 우파나 공산주의 좌파를 막론하고 전체주의 세력은 기독교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다시금 떠올립니다. 

   

윤 목사님을 방문해보니, 서울 통학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느껴졌습니다. 일제 강점기 만주에서 “고향으로 가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고 순종한 할아버지 이래로, 윤 목사님은 교회, 선교회를 운영하며 지역사회를 위하여 묵묵히 헌신하는 그루터기 신자가 되었습니다. 제자에게 예상치 못한 풍성한 영적 양식을 얻고, 화순을 향하여 저희 부부는 총총히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목사,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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