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택 교수의 문학 칼럼] 『어린 왕자』 5. 바오밥나무를 뽑는 아침: 악은 언제나 작은 싹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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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뿌리가 문제다. 어린 왕자의 별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거대한 괴물이 아니다. 그것은 처음에는 아주 작고 연약해 보이는 바오밥나무의 싹이다. 어린 왕자는 매일 아침 자기 별을 살핀다. 장미에게 물을 주고, 화산을 청소하고, 바오밥의 어린 싹을 뽑는다. 이 사소한 반복이 그의 별을 지키는 질서다. 만일 바오밥을 그대로 두면, 뿌리는 별의 속을 파고들고 마침내 작은 행성은 산산이 부서질 것이다.
악당의 모습은 다양하다. 바오밥나무는 방치된 악의 상징이다. 악은 처음부터 거대한 얼굴로 나타나지 않는다. 작은 거짓말, 사소한 시기, 습관적인 분노, 미루어진 사과, 정당화된 탐욕의 모습으로 온다. 우리는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이 정도쯤은 괜찮다”고 말한다. 그러나 영혼의 파국은 대개 갑작스러운 폭발이 아니라 오래 방치된 균열의 결과다. 작은 싹이 자라 숲이 되고, 숲은 마침내 길을 삼킨다.
공동체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한 사람의 냉소, 한 번의 침묵, 한 조각의 편견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뽑히지 않으면 공동체의 언어는 거칠어지고, 신뢰는 마르고, 사랑은 의무만 남긴 채 사라진다. 사회적 죄도 작은 무관심에서 자란다. 가난한 자의 고통을 보지 않는 시선, 자연을 끝없이 소비할 수 있다고 믿는 오만, 타인의 아픔을 통계로만 처리하는 냉담함이 결국 거대한 바오밥이 된다. 전쟁의 위기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재앙이 아니다. 매일 조금씩 뽑지 않은 탐욕의 싹들이 지구라는 별을 흔들고 있다.
아침을 살자. 그래서 어린 왕자의 아침은 영적 훈련의 은유다. 그는 극적인 영웅이 아니라 성실한 정원사다. 별을 지키는 일은 거창한 선언보다 매일의 작은 분별에서 시작된다. 무엇을 남겨 둘 것인가? 무엇을 뽑아야 하는가? 어떤 욕망은 자라게 두면 안 된다. 어떤 말은 입술에 오르기 전에 멈추어야 한다. 나쁜 생각에 머물지 말라. 어떤 습관은 오늘 끊지 않으면 내일 나를 지배한다.
이제 돌아서야 한다. 성경은 죄를 가볍게 다루지 않는다. 야고보서는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하면 사망을 낳는다고 말한다. 죄에는 성장의 과정이 있다. 그러므로 믿음의 삶에는 매일의 점검이 필요하다. 회개는 절망의 행위가 아니라 정원의 일이다. 하나님 앞에서 마음의 정원을 가꾸고, 성령의 도우심으로 작은 악의 싹을 뽑는 일이다. 오늘 아침 우리 안의 바오밥을 살피자. 작은 순종이 한 영혼을 지키고, 한 공동체를 살리며,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보존한다. 순종이 생명의 길이다. <계속>
임윤택 교수(선교신학자, 미주 장신대학교 선교학 박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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