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택 교수의 문학 칼럼] 『어린 왕자』 4. 장미 한 송이의 신학: 사랑은 왜 그렇게 까다로운가? > 칼럼 | KCMUSA

[임윤택 교수의 문학 칼럼] 『어린 왕자』 4. 장미 한 송이의 신학: 사랑은 왜 그렇게 까다로운가? > 칼럼

본문 바로가기

칼럼

홈 > 목회 > 칼럼

[임윤택 교수의 문학 칼럼] 『어린 왕자』 4. 장미 한 송이의 신학: 사랑은 왜 그렇게 까다로운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작성일2026-05-06 | 조회조회수 : 102회

본문

사랑은 무엇일까? 어린 왕자의 별에는 장미 한 송이가 피어 있다. 그 장미는 아름답지만 까다롭고, 향기롭지만 자주 투정한다. 바람을 싫어하고, 유리 덮개를 원하며, 자신의 가시를 자랑하면서도 사실은 연약하다. 어린 왕자는 그 장미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지친다. 사랑은 언제나 그렇게 빛과 그늘을 함께 가지고 다가온다. 사랑하는 대상은 순수한 기쁨만이 아니라, 돌봄과 오해와 피곤함까지 요구한다.


정원은 가꾸어야 한다. 장미는 단순한 연인의 상징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책임져야 할 모든 관계의 얼굴이다. 가족, 친구, 제자, 공동체, 교회, 그리고 오래 붙들어 온 소명까지도 우리 각자의 장미가 될 수 있다. 처음에는 향기로 다가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물을 주어야 하고, 바람을 막아야 하며, 때로는 침묵 속에서 기다려야 한다. 사랑은 발견의 감격으로 시작되지만, 책임의 반복 속에서 깊어진다.


사랑은 약속이다. 어린 왕자가 장미를 떠난 것은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그는 사랑하는 법을 아직 몰랐다. 장미의 허영 속에 숨은 두려움을 보지 못했고, 까다로운 말투 뒤에 감추어진 연약함을 읽지 못했다. 우리도 그렇다. 현대의 사랑은 너무 빨리 시작되고, 너무 쉽게 폐기된다. 관계는 소비되고, 감정은 즉시 만족을 요구하며, 불편함은 이별의 이유가 된다. 그러나 사랑은 상대가 내 기대에 맞을 때만 유지되는 계약이 아니다. 사랑은 상대의 연약함까지 품기로 결정하는 언약이다.


그래서 장미는 우리에게 묻는다. 너는 사랑하는 것을 위해 시간을 낸 적이 있는가? 불편한 마음을 견디며 곁에 머문 적이 있는가? 책임지지 않는 사랑은 감상에 가깝고, 돌보지 않는 사랑은 소유욕에 가깝다. 어린 왕자가 뒤늦게 깨닫듯, 그의 장미가 특별한 이유는 우주에서 가장 완벽해서가 아니다. 그가 물을 주고, 덮개를 씌우고, 벌레를 잡아 주며, 시간을 바쳤기 때문이다. 사랑은 대상을 특별하게 발견하는 동시에, 시간을 통해 특별하게 만들어 간다.


성경은 사랑을 감정의 고조로만 말하지 않는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라는 고린도전서의 말씀처럼, 사랑은 인내와 온유의 훈련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방식도 그러하다. 주님은 우리의 아름다움만 보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죄와 연약함을 아시고도 십자가의 사랑으로 책임지셨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사랑은 쉽게 소비하지 않고, 쉽게 버리지 않으며, 오래 돌보는 사랑이다. 가시 면류관을 쓰고 십자가에 달리는 사랑이다. 오늘 내 곁의 장미 한 송이를 다시 바라보자. 오래 보면 더 사랑스럽다. 까다로움 속에 숨어 있는 연약함을 보고, 피곤함 너머에 있는 은총을 보는 것이 사랑의 신학이다. <계속>

임윤택 교수(선교신학자, 미주 장신대학교 선교학 박사원 원장)


5d0b0ab35735903e27da85cec3b8cef0_1778118992_4912.png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KCMUSA,680 Wilshire Pl. #401,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