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로잔언약에서 서울선언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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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로잔대회가 2024년 9월 22일부터 28일에 걸쳐 인천 송도에서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인천 제물포는 지금부터 139년 전인 1885년 부활절에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조선에 들어온 장소입니다. 선교사를 받던 나라가 세계를 향하여 선교사를 보내는 나라가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 인천에서 세계의 복음주의자들이 모여 세계선교를 다시 한번 다짐하였습니다.
그동안 많은 감동적 이벤트가 있었지만, 아무래도 복음주의자들에게 장기간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문서는 로잔대회의 신학위원회(Theological Working Group)가 내어놓은 선언서입니다. 1974년 스위스 로잔 이후에 로잔언약, 1989년 필리핀 마닐라 대회 이후 마닐라 선언, 2010년 남아공 케이프타운 대회 이후에는 케이프타운 서약, 그리고 50년 만에 인천에서는 서울 선언이 채택되었습니다. 서울 선언은 대회 초반에 발표되어 이에 대한 평가와 토론의 분위기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30여 명의 위원과 이들을 대표하는 이보르 푸발란(Ivor Poobalan) 박사와 빅터 나카(Victor Nakah) 박사의 책임 아래 2019년 이후 준비되어온 선언서가 제출되었습니다.
먼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선언서가 다루고 있는 주제가 복음주의 신앙의 모든 것을 포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각 대회의 선언마다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전 선언문에서 빠진 부분, 즉 차이(gaps)를 시대적 변화에 맞추어 새롭게 발전시킨 측면이 있습니다. 로잔언약은 복음주의 신앙에 “사회적 책임” “선교와 문화의 관계”를 포함시켰습니다. 마닐라 선언은 “10/40 창”과 종족선교를 선교적 주제로 제시하고, 평신도 선교, 사회구조의 문제와 기독교적 변증의 과제를 제시하였습니다. 케이프타운 서약은 이전의 로잔 문서를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주제로 재해석하며,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물에 대한 배려와 번영신앙의 우상숭배를 거부하였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서울 선언”은 이전의 문서에 기반하여 이 시대가 맞이하는 과제에 긴급하게 대응하는 형식을 취하였습니다. 서론과 결론을 제외한 7개의 내용은 점증하는 포스트모더니즘과 적대적인 시대사조가 만나는 점에서 이정표를 제공합니다. 복음, 성경, 교회, 인간, 제자도 열방의 가족, 기술에 대한 97항의 내용이 바로 그것입니다.
복음을 “우리가 살고 전하는 이야기”로 표현한 것은 “내러티브” 곧 이야기를 강조하는 포스트모던 세계에 복음을 현장의 언어로 소개하는 것이며, 성경은 “신자가 읽고 순종하는 모습”으로 전파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은 유동적인 성 정체성에서 치유되어야 하고, 생물학적 성(sex)과 사회적 성별(gender)이 분리될 수 없음을 주장하며,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서 이루어짐을 확인합니다. 제자도와 선교를 구분하지 않는 서울 선언은 교회의 건강한 리더십과 공공성 있는 거버넌스(governance)를 요청합니다.
열방의 가족 가운데서 복음주의 교회가 가져야 하는 “중재자”(peacemaker)로서의 사명감의 확인과 회개는 이전 로잔언약의 사회적 책임의 국제적 지평으로 확장합니다. 더구나 압도적인 기술문명의 발전과 인공지능(AI)의 도전 속에서 인간이 가진 창조력의 산물인 기술이 죄에 의해 왜곡되지 않고 우상숭배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경고는 매우 귀중한 복음주의적 기술 신학과 청지기 사명에 대한 제시입니다.
이러한 중요한 역사적 선언문에도 다양한 비판이 있고, 또 적절한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더욱이 부분적인 것에 대한 종종 지나친 강조나 중요한 문제에 대한 균형의 상실로 비판받을 소지가 없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좀 더 완결된 문서로 자리 잡기 위하여 지속적인 열린 토론과 합리적인 비판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목사 및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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