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2024년 4차 로잔회의와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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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일입니다.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198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2010년 남아공 케이프 타운에서 있었던 로잔회의가 2024년 50년 만에 인천에서 열리게 되었습니다. 이번 4차 로잔회의는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한 주간에 걸쳐서 모입니다. 세계에 흩어져 있던 복음주의자 5,000명이 인천 송도에서 모였습니다. 많은 비서구권 교회 대표와 선교사, 선교단체의 대표와 목회자 신학자가 모여 같이 예배하고 기도하고 토론하며 교제를 나누고 있습니다.
로잔회의 50년 만에 40대의 로잔 총재는 미주 한인사회가 배출한 마이클 오입니다. 그는 심정적으로 가장 어려운 선교대상지인 일본에 선교사로 가서 신학교를 세우고, 그곳에서 학장으로 섬기고, 나고야에 교회를 개척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수십 년간 로잔을 위하여 봉사했습니다. 이번에는 총재인 그의 호소로 한국교회가 힘을 다하여 물심양면으로 섬기고 있음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500명의 세계에서 모여든 한인 자원봉사자들이 전면에서 섬기고 있으며, 배후에서 한국교회의 많은 지도자와 교회의 지원으로 세계의 복음주의자들이 선교적 역량을 점검하고 자각하며, 새 시대를 위한 시각을 벼리려고 토론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9월 26일 목요일 밤은 한국 교회사를 회고하면서 영상과 고백을 통해 140년 역사를 두 시간에 걸쳐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국교회의 열두 돌”(The Twelve Stones of the Korean Church)이라는 제목으로 제시된 12개의 상징물을 통한 비유적 제시는 환상적인 요소와 역사적인 요소를 버무려 감동적으로 시연되었습니다. 이스라엘 각 지파의 대표가 요단강 바닥의 12돌을 가져와 기념을 삼았던 것처럼, 한국 교회사 속의 은혜를 12개의 상징물을 통해 “기억하라”고 극화시켜 표현했습니다. 국권을 잃는 수난, 전쟁으로 초토화된 도시와 농촌의 황폐함, 그리고 다양한 이념과 갈등의 혼돈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민족의 마음을 위로하고 사고방식을 바꾸고 결국에는 선교 강국으로 등장하게 되는 위대한 하나님의 은혜를 묘사했습니다.
일반적 오해와는 달리 반세기의 역사를 가진 로잔회의는 복음주의자들의 선교적 열정의 표출이라고 하겠습니다. 복음주의(evangelicalism)란 우리가 잘 알듯이 성경을 신앙과 생활의 유일한 기준으로 선언합니다. 아울러 인간의 영혼을 구원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습니다. 1974년 로잔 1차 회의가 개최된 이유는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자유주의적 교회일치운동에 대항하여, 복음전도자 빌리 그레함의 “세계 복음화”의 기치에 호응하는 복음주의 지도자들의 연합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영국 최고의 복음주의자 신학자이자 목회자인 존 스토트는 로잔언약을 초안했고, 랄프 윈터는 세계선교의 방향을 국가에서 종족을 대상으로 바꾸는 “미전도 종족”이라는 개념을 제시하였습니다. 심각한 사회적, 구조적 결함을 안고 고뇌하는 라틴 아메리카의 신학자 사무엘 에스코바와 르네 빠디야는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포함하는 “총체적 복음” “통전적 선교”라는 개념을 주조해 내었습니다.
초신자였던 1976년 말, 믿음의 선배들과 함께 영어로 된 로잔 언약(Lausanne Covenant)을 읽으면서 감동했습니다. 제가 아는 신앙이 도덕성이나 개인적 경건 생활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유신 치하에서 내가 가진 신앙은 복음전도와 함께 사회봉사 그리고 사회활동을 통한 “대항 문화”(counter-culture)의 형성을 포함하는 통전적 신앙이라는 사실에 감격했습니다. 저의 중생 50년에 즈음하여, 제 믿음의 골격을 이룬 신앙고백의 현장이 고국에 재현되고 있다는 감격 속에서, 미주 한인교회의 몇몇 목사님과 함께 즐거이 로잔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목사 및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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