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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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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4-10-23 | 조회조회수 : 7,91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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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배려로 저는 지금 한국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에 도착한 이후 비가 한두 차례 내리더니 가을이 성큼 다가온 느낌입니다. 쌀쌀한 날씨에 가로수를 제법 물들인 단풍이 가을의 정취를 뽐내고 있습니다. 몸은 교회를 떠나왔지만, 제 마음은 두 주 전에 저희 교회에서 열렸던 한인 총회에 여전히 머물러 있었습니다. 물론, 한인 총회를 마치면서 마무리해야 할 일들도 많고, 처리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인 총회를 보도하는 신문 기사가 곳곳에서 올라오고, 한인 총회에 참석한 이들로부터 받은 감사의 인사와 더불어 이들이 남기고 간 감동이 긴 여운으로 남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주가 지나면서 그런 이야기도 잦아들고,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와 한인 총회를 치르느라 지쳤던 몸과 마음을 다독이고 있을 때였습니다. 작년에 은퇴하신 목사님 한 분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그 목사님은 저에게 은퇴 목사로 참석해 보니 설 자리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다음부터는 은퇴 목회자들이 한인 총회에 기여할 방안을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조언을 남기고 가셨습니다.


그 목사님과 짧게 만난 후에 더 이상 구체적인 의견을 들을 틈도 없이 헤어졌기에 그때 못다 한 이야기가 담긴 이메일일 것이라는 생각에 긴장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한인 총회를 준비하느라 수고했다는 인사와 함께 시작한 이메일에는 한인 총회에 참석하면서 느낀 점을 연합감리교회의 공식 언론 매체인 “연합감리교뉴스(UM News)‘에 기고한 글이라는 설명과 함께 글을 쓰게 된 동기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한 번도 연합감리교뉴스에 글을 쓴 적도 없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 자체를 꺼려하는 사람이 총회에 다녀온 후에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쓰고 싶은 정도가 아니라 반드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누군가가 글 쓰기를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한인연합감리교회 총회가 나를 그렇게 만든 것 같다. 도대체 나는 한인총회에서 무엇을 보았기 때문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이는 단순히 작년에 선출된 회장과 임원단의 수고만은 아닌 것 같다. 보이지 않는 손길이 이분들을 뒤에서 인도하신 것처럼 보인다.’


그 글은 ‘총회에서 무엇이 나의 가슴을 설레게 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전반적인 총회의 풍경을 소개하는 것으로 출발했습니다. 첫날 저녁 설교자로 목회를 시작한 지 몇 달도 지나지 않은 새내기 목사간 선 것을 시작으로 매 예배 시간마다 참신한 설교자들이 선 것이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했습니다. 차세대, 타인종 목회자/여성 목회자 그룹에서 인도한 아침 기도회도 퍽 인상적이었다면서 이들이 앞장서는 모습을 보면서 연합감리교회의 미래가 훨씬 밝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또, 수요일 저녁 예배 시간에 설교자를 통해 주신 ‘높은 울타리를 세우는 교회가 아니라 깊은 샘물을 파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에 속으로 ‘아멘’이라고 외쳤다는 그 목사님은 이번 한인 총회에 참석하면서 누린 감동은 한인 총회와 세계선교부가 맺은 140명의 선교사 후원 협약식을 통해 절정에 이르렀다고 평가했습니다.


은퇴한 목회자로서 한인 총회에 참석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럼에도 참석한 이유는 여전히 자신은 믿음의 공동체의 일원임이 틀림없고, 총회 주제인 ‘다시 은혜 앞에‘ 나아가 주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또, 무엇보다 연합감리교회에서 사역하면서 큰 사랑을 받은 자로서 어떤 식으로든 마음을 나누고, 다른 목회자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고, 연합감리교회의 미래를 부탁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런 기대와 더불어 마음 한쪽에 있던 교단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이번 총회에 다녀온 후로 희망으로 바뀌었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총회에서 발견한 것을 세 글자로 말한다면 “걱정 끝”이다. 연합감리교회의 미래에 대하여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말이다. 연합감리교회에 속한 한인공동체를 통하여 연합감리교회가 희망을 가져도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이런 희망적인 소식을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보고 확인하지 못해서 아쉽다. 그래서 이런 반가운 소식을 속히 알리고 싶은 생각에 며칠 동안 가슴이 설렜다.’


‘걱정 끝’이라는 글을 읽는데, 마치 그 목사님께서 제 귀에다 대고 소리치는 것 같았습니다. 그 한마디에 임원들과 함께 그동안 마음졸이며 준비했던 모든 수고가 한꺼번에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그 목사님의 이메일을 읽을 때는 ‘걱정 끝’이라는 말이 연합감리교회에 속한 한인 공동체에 대해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 이해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몇 년간 한인 교회를 포함해서 한인 공동체가 받은 상처가 너무나 깊고, 아픔이 컸기에 많은 이들에게 걱정을 끼쳤습니다.


그런데, 그 글을 자세히 읽으니 그 목사님이 말씀하신 ‘걱정 끝’은 한인 공동체를 향한 안도의 마음이 아니었습니다. 연합감리교회에 속한 한인 공동체가 있기에 이제 연합감리교회의 미래에 대하여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이런 담대한 자신감과 기대를 품게 한 것은 한인 총회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였음이 분명합니다. 그 목사님은 이번 한인총회가 놀라운 희망의 자리가 되도록 친교와 차량 등으로 섬기신 우리 교회 교우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 귀한 일이 있도록 헌신하신 교우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이제 모든 걱정을 끝내고 희망찬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기를 기도합니다.


이창민 목사(LA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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