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구 장로 칼럼] 나에게 가장 적합한 환경, 하나님이 주신 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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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여행을 통해 삶의 기쁨을 느끼고 새로운 곳을 경험하는 것을 행복으로 여긴다. 나는 여행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은 매우 좋아한다. 아름다운 풍경이나 유명한 명소보다도 손주들과 함께 웃고 시간을 나누는 그 순간이 더 큰 기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녀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라면 가능한 한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참여하려고 한다. 그 시간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에 허락하신 소중한 은혜의 시간이라 믿기 때문이다.
최근 나는 큰딸 가족과 함께 약 일주일 동안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손주들의 봄방학에 맞추어 아내와 나는 미리 딸의 집에 가 있었기에, 결과적으로 거의 2주 동안 집을 비우게 되었다.
나는 장기간 집을 비울 때면 늘 옆집 이웃에게 집 열쇠를 맡겨 두고 우편물을 챙겨 달라고 부탁한다. 감사한 것은 이웃도 여행을 갈 때 우리에게 동일하게 열쇠를 맡긴다는 사실이다. 서로를 신뢰하며 살아가는 이웃이 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큰 축복임을 느끼게 한다. 옆집 부부는 우리와 나이가 같고 자녀도 각각 셋이 있어 삶의 여정이 비슷하다. 지금은 모두 독립하여 부부 둘만 지내지만, 가까이 살며 서로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다.
여행을 떠나기 전, 나는 백야드에 있는 채소들을 위해 자동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두었다. 매일 20분씩 물이 공급되도록 해 두었는데, 돌아와 보니 열무와 쑥갓, 상추, 고추가 싱싱하게 잘 자라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감사가 올라왔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준비는 했지만,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수확한 채소를 이웃과 나누고, 일부는 삶아 냉동 보관하여 된장국으로 끓여 먹으니 그 모든 과정이 기쁨이요 감사였다. 집 앞마당에 피어난 장미와 여러 나무의 꽃들도 마치 여행을 다녀온 나를 반갑게 맞이하는 듯했다. 그 풍경 속에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작은 행복을 깊이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픈 장면도 있었다. 백야드에 있던 퍼플 마틴 새들의 집이 강한 바람에 망가져 있었던 것이다. 집을 잃고 주변을 맴돌며 날아다니는 새들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곧바로 새로운 새집을 주문했다. 그 작은 생명들도 다시 편히 쉴 수 있는 보금자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행 중에는 호텔을 옮겨 다니며 잠자리가 계속 바뀐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와 익숙한 침대와 베개에 누웠을 때, 그 편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 순간 자연스럽게 이런 고백이 나왔다.
“역시 집이 최고구나.”
많은 곳을 여행하는 것도 좋지만, 나에게 가장 편안하고 잘 맞는 곳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이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야드에는 내가 가꾼 채소들이 자라고 있고, 하늘에는 퍼플 마틴 새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아침마다 그들의 소리가 하루를 깨운다.
이 모든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의 삶에 허락하신 은혜임을 믿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고백한다. 많은 것을 가져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에게 꼭 맞는 삶의 자리와 환경을 주셨기에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나님께, 오늘도 조용히 감사의 기도를 올려 드린다.
이훈구 장로(G2G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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