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일기] 정해진 죽음을 직면하는 지혜 > 칼럼 | KCMUSA

[원목일기] 정해진 죽음을 직면하는 지혜 > 칼럼

본문 바로가기

칼럼

홈 > 목회 > 칼럼

[원목일기] 정해진 죽음을 직면하는 지혜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작성일2026-03-31 | 조회조회수 : 3회

본문

사람은 언젠가 한 번 죽습니다. 성경의 한 구절이 분명하게 이것을 말씀합니다.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히브리서 9:27)


여기서 '정하신 것'이라는 말은 헬라어로 아포케이타이(ἀπόκειται)입니다. 이 단어에는 '앞에 놓여 있는 것', '피할 수 없게 예정된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즉, 죽음은 우리 인생의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가 아니라, 태어나는 순간 이미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피할 수 없는 현실' 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평소 죽음을 멀리하려 애쓰지만, 사실 죽음은 생각보다 우리 곁에 아주 가까이 있습니다. 2024년의 통계를 보면 전세계적으로 1년에 35만 8,675명이 사망했습니다. 이는 한달에 약 2만 9천 880명이 죽은 것입니다. 하루에 약 1,000명이 사망하고요. 1시간에 약 50명이 사망하고, 1분에 한 명 꼴로 사망합니다.


우리가 잠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사이에도, 잠시 이메일을 확인하는 사이에도 누군가는 생의 마지막 숨을 내뱉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 악랄한 빚쟁이는 어떻게든 따돌려 볼 수 있어도, 죽음이라는 운명만큼은 그 누구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저도, 여러분도 언젠가는 반드시 그리로 지나게 됩니다.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인 정신과 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그녀의 저서 "죽음과 죽어감"에서 사람이 죽음을 직면할 때 겪는 5가지 심리 변화를 말했습니다.


1) 부정(Denial): "말도 안 돼, 믿을 수 없어."

2) 분노(Anger): "왜 하필 나야? 내가 뭘 잘못했다고!"

3) 타협(Bargaining): "이번만 살려주시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4) 우울(Depression): “난 이제 모든 것을 잃는거야. 절망스러워.”

5) 수용(Acceptance): "이제 나의 마지막을 담담히 받아들입니다."


우리는 보통 앞의 네 단계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며 괴로워합니다. 하지만 진짜 평안은 마지막 단계인 '수용'에서 찾아옵니다. 나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인정할 때 비로소 남은 시간을 알찬 삶의 의미들로 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죽음이 불행이라고 생각하고 무서워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나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혜의 시작입니다. 죽음을 부정하거나 피하려 발버둥 치기보다, 하나님이 정하신 질서를 담담히 받아들일 때 세상이 줄 수 없는 참된 평안과 인생의 의미와 지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한 번 더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 더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죽음을 직면할 줄 아는 사람만이 오늘이라는 선물을 가장 아름답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신동수 목사(병원/호스피스 원목)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KCMUSA,680 Wilshire Pl. #401,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