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정 박사의 정신건강 이야기] 오늘은 세계 다운증후군의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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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026년 3월 21일)은 세계 다운증후군의 날(World Down Syndrome Day)이다. UN은 2012년부터 공식적으로 다운증후군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다운증후군의 원인이 되는 21번 삼염색체성의 특별함을 기리고자” 3번째 달의 21번째 날로 지정했다고 한다.
다운증후군은 과거에 “몽골리즘”이라는 말로도 불리고, 가끔 영화나, 연극에서 보면 이 병에 걸긴 사람이 약간 지능이 낮지만, 착한 성품을 가진 인물로 묘사되기도 했다. 염색체와관련된 이 질병은 미국에서 700명 중의 한 명꼴로 태어나는 유전성 병이다. 우리 몸 안에는 46개의 염색체가 있는데, 그중 23번째의 염색체가 2개 대신에 3개로 되는 Trisomy 21 형이 약 95%에 해당한다.
필자가 카이저에서 35년간 근무 중 보았던 “애니”라는 다운증후군 여아와 그녀의 어머니를 언제나 잊을 수 없기에, 세계 다운증후군의 날을 맞은 오늘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
애니와 그녀의 어머니는 아이의 초등학교와 중고등 학교를 버뱅크에 있는 공립 학교에 보내며 항상 즐거워하였다. 백인 어머니는 작은 체구이지만 딸에 관해서는 한없는 에너지를 내보이셨다. 처음 애니를 데리고 온 이유는 다운증후군과 동반 이환되어 생긴 주의 산만 및 행동 항진 증세 때문이었다.
이 병의 다른 환자들처럼, 애니도 지능이 어느 정도 떨어지는 편이었는데, 게다가 주의가 산만하니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 알약이나 캡슐을 잘 삼킬 수 없어서, 그녀의 항진제 약물은 피부에 붙이는 것으로 대신했다. 어머니의 따뜻한 품성을 닮아서인지, 애니도 늘 미소를 지으며, 열심히 인사를 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타고 난 언어 장애 때문에 그녀의 말은 알아듣기가 아주 힘들었는데, 어머니는 어찌나 통역(?)을 잘하시는지, 놀라웠다. 다운증후군은 얼굴 생김새가 약간 아시안처럼 작은 눈동자에, 콧대가 낮고, 손바닥에 아주 뚜렷한 손금이 있다. 그러나 밖으로 보이지 않는 장애로는 심장의 이상, 잘 듣지 못하는 장애, 작은 키 등의 문제가 있다.
그런데 너무나 씩씩하게 애니를 칭찬하며, 즐겁게 다니는 이 모녀를 보노라면, 우리 과의 간호사들이나 비서, 다른 의사들이 모두 같이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애니와 그녀의 어머니처럼 의사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정확하게 시간을 지키며, 지시대로 약물 복용이나, 운동 등의 지시를 충실하게 지키는 환자는 드물었다.
어느 날 애니가 엄마와 함께 싱글벙글 웃으며, 멋진 드레스 차림으로 약속 시간에 찾아왔다. “제가 고등학교 졸업했어요”라 말하며, 그녀는 아름다운 졸업 사진이 들어 있는 카드를 내게 내밀었다. 정말 자랑스러운 시간이었다. 두 모녀는 서로를 쳐다보다가, 다시 필자에게 얼굴을 돌리며, 엄마가 말을 계속하였다. “지난 십여 년 동안 23명의 의사 선생님들께 많은 도움을 받은 덕분에 애니가 버뱅크 고등학교를 드디어 졸업할 수 있었답니다.”
"스물세 분이나 되는 분들은 모두 누구였나요?"라고 묻지, 애니랑 엄마가 두 손가락으로 기역을 더듬으며 말하기 시작했다. 물리 치료사, 언어 치료 선생님, 소아과 선생님, 소아 심장 내과 전문의, 이비인후과 전문의, 청력 검사 선생님, Hearing Aid Technician, Occupational therapist, Eye doctor, 안경 검안사…… 그러다가 모녀는 이 모든 분에게 카드를 드려야 한다면서 떠났다.
그 후에 카이저를 떠났지만, 애니의 아름다운 고교 졸업 사진을 나는 아직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낳은 아이의 소중함을 한 시간도 잊지 않은 채로, 온 마음과 몸의 힘을 다해서 애니를 치료해주고, 사랑하며, 하늘만큼이나 큰 자존감을 심어준 애니의 어머니에게 찬사를 보낸다.
그 후, 이 병의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과거에는 열 살을 넘기기 어렵다고까지 생각했던 이 질환 환자들이 조기 치료와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서 요즘은 거의 60세까지도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현재 임신부가 할 수 있는 스크리닝 검사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고 한다. Cell-Free DNA Test; 임신부의 피 검사를 통해서, 9-10주 된 태아의 fetal DNA 검사를 해서 다운증후군의 진단을 99% 정확하게 진단 가능하다. First trimester, Second trimester에 할 수 있는 스크리닝 검사도 있다. 정확한 진단을 하려면 양수 검사 등이 가능하다.
2026년도에 시작한 “조기 치료” 프로그램은 출생부터 3세까지 시작하는 물리 치료, 언어 치료, Occupational Therapy 등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환자는 법적으로 미국의 각주에서 “Early Intervention” Service를 받을 권리가 보장되어 있다. 의사의 referral이 필요 없다. 이 조기 치료로는 0~3세까지의 물리 치료, 언어 치료, Occupational 치료 등이 있으며, 전문적인 치료와 조기 교육을 통해 발달을 도울 수 있다.
수잔 정 박사(소아정신과 전문의, 전 카이저병원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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