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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하나님의 탁월한 건국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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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5-02-14 | 조회조회수 : 7,49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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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개신교 사상가 자끄 엘륄(Jacques Ellul, 1912-1994)은 젊은 시절 마르크스주의자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로 회심하였습니다. 그의 복음주의적 회심은 이 시대의 시대사조에 대한 복음주의적 분석으로 여러 책 속에 소개됩니다. 지적인 방황 속에 있었던 저의 젊은 시절, 사회문제로 갈등하며 비전을 찾던 젊은이에게 그의 빛나는 기독교 지성은 더운 날의 얼음냉수였습니다. 

   

그 젊은 시절 사회과학을 전공하는 정치학도에게 주어진 성경 또한 매우 도전적이었습니다. 출애굽이라는 혁명적 사건, 안식년과 희년이라는 토지제도, 법치주의와 정의 등 고대의 성경이 제시하는 가르침은 금방 사회 속에 적용이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의 공의로운 통치가 여전히 가능할 수 있다는 소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또 다른 프랑스 개신교 사상가 폴 리쾨르(Paul Ricoeur, 1913-2005)에 대한 논문을 쓰며 이러한 가설을 더욱 굳히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나라 건설을 앞두고 모세는 모압 평지에 머문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 말씀은 이념 전쟁의 시대에 ‘오직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라’는 명령이기도 합니다. “오늘 내가 너희에게 선포하는 이 율법과 같이 그 규례와 법도가 공의로운 큰 나라가 어디있느냐”(신 4:8). 하나님의 말씀은 이미 율법을 통해서 차별적인 나라를 건국하는 새로운 장을 마련하셨다는 것입니다. 이 놀라운 선언은 신명기 언약을 통한 법전의 완결을 앞두고 주신 말씀입니다.

   

『정부의 역사 I,II,III』(1997)라는 고전을 남긴 옥스퍼드 대학의 사무엘 파이너(S.E. Finer) 교수는 고대의 이스라엘이라는 작은 나라가 서구의 역사 속에서 미친 정치적 영향력이 적지 않았음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파이너 교수는 모세로부터 바벨론에 의한 멸망에 이르기까지 1000년을 넘기지 못한 국가, 왕조로는 500년이 지속되지 않은 나라가 막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경이로운 법전, 율법에 있었음을 주장합니다. 파이너의 교수는 전제정치로 가득한 중근동에서 이스라엘이 역사상 최초로 “제한군주제”(limited monarchy)를 가진 나라라는 것입니다. 왕이나 황제가 거의 신성한 권력을 가진 나라들과 달리, 유대왕국에서는 왕이나 사사(judges), 혹은 어떤 제사장도 신적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율법이 후대에 미친 정치적 가르침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스라엘에는 첫째, 왕이 있기 전에 카리스마적 선지자와 종교적 예식을 주관하는 제사장이 있었습니다. 둘째 왕이 있기 전에 율법이 선지자에 의하여 주어졌습니다. 그 결과 율법은 함무라비 법전이나 나폴레옹 법전처럼 정치가가 이름이 붙지 않은 하나님의 법, 즉 신법(divine law)입니다. 셋째, 하나님이 입법자가 되심으로 왕은 법 아래에 있어야 했고 법에 복종하여야 했습니다. 이는 장로교 목사 사무엘 러더포드(S. Rutherford, 1600-1661)가 말한 “왕에 앞서는 법”(Lex Rex)으로 법치를 말한 것과 같습니다. 넷째, 왕이 법을 넘어서는 전제적 위치에 나아갈 때, 하나님은 선지자를 보내어 왕을 질타하였습니다. 다섯째, 그 자애로운 신법은 백성의 자유, 자영농을 보장하는 경제적 자립, 그리고 안식년ㆍ희년법에 의한 극빈자의 회복을 규정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법이 지켜지는 나라는 신분의 평등, 자유로운 삶, 그리고 경제적 평등이 배려되었습니다. 

   

2024년 노벨 경제학상에 빛나는 수상자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로빈슨이 집필한 책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2012)는 국가의 발전이 지정학적 요소, 문화적 요소나 지도자 개인의 지도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원적 포용적 제도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방대한 역사적 자료를 인용하여 “포용적 정치ㆍ경제 제도”가 어떻게 “착취적 정치ㆍ경제 제도”를 이기고 승리했는가를 말합니다. 신음하는 시대의 문제를 하나님의 통찰로 해결할 기독교 지성들이 더욱 기다려집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목사,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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