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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도우며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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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5-02-18 | 조회조회수 : 15,80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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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초, 남가주 곳곳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았습니다. 세상을 집어삼킬 것만 같았던 무서운 불길만큼이나 커다란 두려움이 가득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던 중, 기도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화재가 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1월 13일 저녁, 남가주 한인연합감리교회 협의회에서 주최하는 ‘줌(Zoom)’ 기도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온라인으로 열린 기도 모임에는 남가주뿐 아니라 하와이, 애리조나, 오하이오, 뉴욕, 보스턴 등 미전역에서 많은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참석해 화재가 빨리 진압되고, 피해를 본 이들이 속히 회복되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기도회가 끝난 후, 남가주에 있는 한인연합감리교회들이 피해 복구를 위한 특별 헌금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 교회도 지난 주일에 특별 헌금을 통해 사랑의 마음을 모았습니다. 


남가주 한인연합감리교회 협의회 임원들과 함께 피해를 당한 교회와 성도들을 어떻게 도울지 논의하고 있을 때, 뜻밖의 전화 한 통이 걸려 왔습니다. 전화를 건 분은 중남부 지역에서 선교 감리사로 사역하시는 목사님이셨습니다. 그 목사님은 첫마디부터 “저희도 적지만, 사랑의 마음을 모았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갑작스러운 말에 순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머뭇거리는 제게 그 목사님은 남가주의 화재 복구를 위해 중남부 지역에서도 특별 헌금을 모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헌금이 곧 도착할 것이라고 하시면서 헌금 액수를 말씀하시는데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생각보다 큰 금액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요즘 모두가 다 어려운 상황인데, 어떻게 이렇게 큰 헌금을 모으셨어요?”라고 묻자, 그 목사님은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도와야지요”라고 하시면서 중남부 지역이 허리케인과 토네이도로 인해 큰 피해를 당했을 때, 서부 지역에 있는 교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생각해 보니, 오래 전이긴 해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루이지애나주가 큰 피해를 보았을 때, 전국의 한인 연합감리교회들이 힘을 모아 뉴올리언스에 있는 한인연합감리교회가 피해를 극복하고 새 성전을 마련하도록 도왔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얼마 전에는 폭풍으로 인해 피해를 당한 텍사스의 한 한인연합감리교회를 돕기 위해 우리 교회에서 선교비를 보낸 일도 생각났습니다. 지난해에는 교회 창립 120주년을 맞아 서부와 중남부 지역에서 사역하시는 목회자의 대학생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우리 교회의 가장 어른들로 구성된 ‘에녹 선교회’에서는 한인 이민자가 적은 지역에서 열심히 사역하는 미국 내 한인 연합감리교회를 선정해서 매년 선교비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에녹 선교회’에서는 오클라호마, 텍사스, 루이지애나, 아칸소 등 중남부 지역에 있는 한인 연합감리교회에 선교비를 보냈을 뿐 아니라 기도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이런 후원과 선교 사역을 하면서 한 번도 누구에게 인사를 받거나 누군가의 인정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중남부 지역의 한인연합감리교회들이 이를 기억하며, 사랑의 빚을 갚겠다는 마음으로 특별 헌금을 했다는 소식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 총회 이후에 중남부 지역에는 한인 연합감리교회가 10여 개 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것도 대부분 한인 이민자가 많지 않은 소도시에서 묵묵히 복음을 전하는 교회들입니다. 교회마다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멀리 남가주의 화재 소식을 듣고, 피해 복구를 위해 헌금을 모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감동인데, 그 소식을 전하는 목사님이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이번에 보내는 헌금은 1차 모금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2차가 또 있을 것이라는 뜻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에서 오는 따뜻함이 감동이 되어 가슴 깊이 전해졌습니다. 그 감동은 다른 이들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기는 사랑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간다는 깨달음에서 오는 마음이었습니다. 이런 사랑의 마음이 모여 서로 도우며 사는 세상이야말로 우리가 이 땅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천국임이 분명합니다. 


귀한 사랑의 마음으로 화재 피해 복구를 위한 특별 헌금에 동참해 주신 교우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정성과 기도가 모여 화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이 위로와 용기를 얻고, 피해를 본 교회가 다시 세워지는 사랑의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창민 목사(LA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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