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갈등의 정치에서 메타-정치로 > 칼럼 | KCMUSA

[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갈등의 정치에서 메타-정치로 > 칼럼

본문 바로가기

칼럼

홈 > 목회 > 칼럼

[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갈등의 정치에서 메타-정치로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작성일2025-03-18 | 조회조회수 : 13,300회

본문

신앙으로 정치적 입장을 결정한다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입니다. 정견은 극좌에서 극우까지 그 스펙트럼이 다양합니다.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일반화 시키기도 쉽지 않습니다. 같은 예수를 섬기는 사람끼리 각기 다른 정견을 가지고 분쟁하다가, 내전을 치른 사례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청교도 혁명(1642-1651)이나 미국혁명(1775-1783)이 그러합니다.

   

적지 않은 사람이 마치 급진정치의 기원이 프랑스 혁명(1789)에 있었던 것처럼 말하나, 프랑스 혁명이 있기 약 150년 전, 영국에서는 청교도 혁명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성공회를 중심으로 한 왕당파와 성공회 안의 청교도를 중심으로 한 의회파 사이의 싸움입니다. 왕과 귀족을 중심으로 한 집권자와 하부 귀족 젠트리(gentry)를 중심으로 한 중산층의 싸움은 청교도 크롬웰의 지휘를 통해 후자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내전 중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대ㆍ소요리문답(1648)이라는 개혁교회의 귀중한 신앙적 유산이 생깁니다. 

   

현재 한국의 개신교는 각기 대통령 탄핵에 대한 극적 찬반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탄핵 반대를 위한 이익표출(interest articulation)은 더욱 강력하여, 압도적인 대중시위와 20대와 30대의 참여, 그리고 각 대학의 성명서 발표로 분출되고 있습니다. 아마 교회나 젊은이가 이처럼 정치문제에 대해 참여한 것은 3.15 부정선거와 뒤이은 4.19 의거 이후 처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탄핵 정국이 마쳐지고, 교회와 젊은이들과 온 직장인이 평화스러운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기를 기원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제 국민은 이전의 정치적 무관심이나 비정치적 관망에 머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탄핵 정국이 고통스럽긴 하지만, 우리에게 나름 정의로운 정치에 대한 소망을 일깨워주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특별히 교회가 이후에는 현실의 갈등하는 정치에서 메타-정치로 돌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메타-정치란 정치의 상위에 존재하는 정치에 대한 언급입니다. 이야기라는 의미의 “내러티브”(narrative)와 큰 이야기 혹 거대 담론이라는 “메타-내러티브”(meta-narrative)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현실 정치와 맞물려 있지만, 약간의 지평을 달리하는 정치 위의 정치, 곧 메타-정치가 존재한다고 봅니다. 자크 엘륄은 “하나님의 정치와 사람의 정치”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정치”를 생각하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정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거스틴은 이를 하나님의 도성과 땅의 도성으로 구별하여 언급했습니다. 

   

저는 예수의 정치를 메타-정치라고 보고 싶습니다. 주님은 정치 영역에서도 왕이십니다. 만왕의 왕이신 그분은 “세상의 한 평방 인치도 그의 주권에서 벗어난 곳이 없다”고 하십니다. 예수님의 정치적 선택은 비역사적, 비정치적 영역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봅니다. 그분은 “유대인의 왕”이셨으며, “그것을 위해 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요 18:33-38). 예수님은 전쟁과 폭력, 착취와 부패의 역사 속에서 그의 나라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메타-정치, 곧 하나님 나라를 제국 안에서 시작하셨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이를 다양하게 표현합니다. 예수의 메타-정치는 “평강의 왕”(사 9:6)의 정치로, 그의 리더십은 또한 “종의 리더십”으로 표현됩니다. 메시야는 여호와의 “기뻐하시는 종”(사 42:1)이며, 백성을 위해 희생하는 “의로운 종”(사 53:11)입니다. 메타-정치의 예수는 “희년의 왕”(사 61:1-2)이라는 데 있습니다. 자발적인 희년의 선포는 앙드레 트로크메나 존 요더가 본 메타-정치의 핵심입니다. 이러한 메타-정치가 현실 정치의 치유책이자 그 파괴적 결과에 대한 해독제가 되기를 바랍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목사, KCMUSA 이사장)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KCMUSA,680 Wilshire Pl. #401,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