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 목사 목양칼럼] 은퇴 후 처음 가져본 심방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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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3월 4일) 오전 11시 87세의 연로하신 나이의 C 장로님 가정을 96세 되시는 K 권사님과 함께 방문해서 심방 예배를 드렸습니다. 교우님 가정이라면 당연히 담임 목사님이 심방 예배를 드려야 하지만 C 장로님은 현재 필자와는 다른 교회를 섬기고 계시기 때문에 담임목사님이 함께 하시지 못하셨습니다.
C 장로님은 37년 전에 이민을 오셨습니다. 오시는 날부터 필자가 섬기는 교회로 세 딸과 두 아들을 포함, 일곱 식구가 출석하셨습니다. 그즈음 교회 설립 5주년여 만에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 교회당 건물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6개월 동안 비어 있었던 극장 건물이었기 때문에 대대적인 보수가 필요했습니다.
당시 적은 교인과 넉넉지 못한 재정 형편상 건물을 보수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때 C 장로님은 한국에서의 건축 경험을 살리셔서 근 한 달여 동안 밤과 낮을 가리지 아니하고 건물을 보수하는 일에 매진하셨습니다. 그때 그 힘든 일을 하시면서 잠시도 쉬지 아니하고 부르셨던 찬송 소리가 지금도 쟁쟁합니다.
“웬 말인가 날 위하여 주 돌아가셨나 이 벌레 같은 날 위하여 큰 해 받으셨나(1절), 내 지은 죄 다 지시고 못 박히셨으니 웬일인가 웬 은혠가 그 사랑 크셔라(2절), 늘 울어도 눈물로써 못 갚을 줄 알아 몸밖에 드릴 것 없어 이 몸 바칩니다(5절)” 5절까지 이어지는 찬송가 가사를 반복해서 부르셨습니다.
한 달여 만에 보수 공사를 마치고 나서 교회가 장로님께 드린 수고비는 없었습니다. 단 1불도 드리지 못했습니다. 드려야 하는 것을 알지만 교회 재정상 지출할 여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장로님은 교회를 향하여 불평이나 원망하지 않으셨습니다. 형편이 좋아지면 달라고 말하지도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한 달 후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캘리포니아 정부가 복권 판매를 하기 시작한 두 번째 달에 장로님이 산 1불짜리 복권이 당첨된 것입니다. 그달에 당첨된 복권 가운데 가장 큰 액수가 5만 불이었습니다. 세금으로 20% 퍼센트를 제한 4만 불을 받아 교회에 십일조로 4000불을 헌금하셨습니다.
당시 5만 불의 가치는 지금의 50만 불 이상이었습니다. 남은 것으로 교회당 뒤에 집을 사셨습니다. 한인 이민 가정이 복권에 당첨된 내용이 TV 등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장로님의 믿음과 헌신을 아는 교우들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C 장로님을 보니 정말로 하나님은 살아 계시어 일하는 자를 축복하시네요!
"세월을 이기는 자 없다"는 말처럼 그렇게 건강하셨던 장로님이 이제는 남의 도움이 없이는 마음대로 밖으로 드나들지 못하십니다. 장로님께서, "더 늦기 전에 크게 존경하셨던 K 장로님의 부인 96세 된 권사님을 뵙고 싶다"고 하셔서 K 권사님과 함께 병상을 찾아가 30여 년 만의 반가운 만남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민 온 이 땅에서 무엇보다도 먼저 교회부터 섬기신 1세 교인들의 믿음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3월4일 저녁 6시
이상기 목사(평강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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