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이 모여 강을 이루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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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23일부터 5월 3일까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샬럿에서는 연합감리교 총회가 열렸습니다. 전 세계에 있는 연합감리교회를 대표하는 800여 명의 대의원과 교단 관계자들, 그리고 회의를 돕는 자원봉사자들과 참관인들로 회의장은 마치 거대한 강물처럼 출렁였습니다. 총회는 4년마다 개최되어 연합감리교회의 법과 예산을 정하고, 선교와 사역 방향을 확립하는 자리입니다.
교단 분리 이후 처음 열린 총회였던 만큼, 분위기는 어수선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총회의 최대 관심은 오랫동안 갈등과 논쟁의 중심에 있었던 성 소수자에 대한 안건이었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갈등은 총회의 단골 의제가 되었고, 논의가 격렬할수록 서로를 향한 비방과 단절은 깊어졌습니다. 하지만 지난번 총회에서는 큰 갈등 없이 동성애 목회 후보자 금지 조항이 삭제되었고, 동성 결혼식을 집례한 목회자에 관한 처벌 조항도 폐지되면서, 오랜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물론, 그 결정은 성 소수자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와 동시에 개체 교회들이 신앙 전통에 맞는 목회자 파송을 보장받고, 동성 결혼 예식의 집례 및 장소 제공 여부는 전적으로 개체 교회와 목회자에게 결정할 권한을 주고, 이런 결정으로 어떤 불이익도 받지 않는다고 결정하므로 전통적인 신앙을 가진 교회와 목회자의 신앙 전통을 존중하는 법안도 통과되었습니다.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멈추고, 연합감리교회가 선교와 전도에 앞장서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제자를 만드는 사역을 감당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한인 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감리교회 한인 총회장의 자격으로 그 회의를 참관하면서 교단의 이런 변화 속에서 하나님께서 우리 한인 교회에 바라시고 맡기신 사역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한인 교회는 말씀과 기도의 깊은 영성을 품고 있으며, 뜨거운 선교적 열정을 자랑합니다. 그 영성과 열정을 이어가는 한인 회중이 280여 개가 되고, 또 미국인 회중 교회와 연회와 신학교, 각 기관에서 사역하는 한인 목회자들도 미전역에 500~600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 열정과 영성을 통해 전체 연합감리교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지를 총회에 참석한 한인총회 임원들과 한인 교회의 지도자들과 논의한 끝에 연합감리교회의 ‘세계선교부(General Board of Global Ministries)’를 통해 파송된 140명의 장기 선교사와 한인 공동체가 자매결연을 하고, 매달 $100씩의 선교비를 후원하며 기도로 동역하자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총회에서 만난 세계선교부 책임자들에게 그 뜻을 전했고, 여러 차례 논의를 거친 끝에 지난 10월, 우리 교회에서 열린 한인총회에서 선교 협약식을 맺었습니다. 막상 협약을 맺었지만, 현실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한인 공동체가 감당해야 할 무게는 절대 가볍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얼마 동안은 협약에 참여하는 교회와 성도들의 수가 기대만큼 빠르게 늘어나지 않았고, 목표를 채우지 못할까 하는 걱정도 컸습니다.
하지만, 물방울이 모여 강을 이루듯, 작은 헌신이 차곡차곡 쌓여가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가정이 먼저 한 분의 선교사님을 후원하기로 했고, 우리 교회도 적어도 10명의 선교사님을 후원하기로 믿음으로 결정했습니다. 이후 선교 협약에 동참하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개인과 교회는 물론 속회와 선교회를 통해 선교 후원에 동참하겠다는 분들이 약정서를 보내왔습니다. 전국여선교회연합회에서도 5명의 선교사님을 후원하겠다고 약속했고, 청년 모임인 ‘2030컨퍼런스’에서도 한 분의 선교사님을 후원하겠다고 약정서를 보냈습니다.
우리 교회도 개인과 가정, 속회별로 선교 협약에 참여하며 10여 명의 선교사님을 후원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헌신이 모인 결과, 처음에 목표했던 140명의 선교사님을 모두 후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귀한 선교 사역에 동참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물방울이 모여 강을 이루고, 그 강물이 모여 바다가 되듯 우리의 작은 헌신이라는 물방울이 모여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선교의 강물이 되고, 그 강물이 모여 은혜의 바다가 될 것입니다. 이제 시작되는 140명의 선교사 후원 운동을 통해, 우리 한인 공동체가 뜨겁게 기도하며 선교사님들과 협력하여 하나님이 맡기신 선교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해 나가기를 기도합니다.
이창민 목사(LA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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