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앞 유리가 백미러보다 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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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교회를 개척해서 사역할 때였습니다. 목회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 여러 세미나를 찾아다녔습니다. 대형 교회에서 하는 교회 성장 세미나를 비롯한 전도 세미나, 기도 세미나, 제자 훈련 세미나, 교육 세미나 등에 참석해서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모임에 다녀오면 이상하게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분명 좋은 강의를 들었고, 들을 때는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사역의 현장으로 돌아와서 마주하는 이민 교회의 현실은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차라리 이럴 바에는 비슷한 고민을 나누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함께 나누고, 서로가 잘하고 있는 것들을 배우는 게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같은 형편에 있던 몇몇 목회자들이 ‘스몰 처치 컨퍼런스’라는 이름으로 모였습니다. 개척교회를 하는 목회자들이 중심이 되어 개척 교회나 작은 교회에서 할 수 있는 예배, 성경 공부, 새 신자 환영, 주보 만드는 법 등을 서로 나누고 배웠습니다.
크게 내세울 만한 장기도 없이 작은 교회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끼리 모였지만, 그러기에 더 큰 은혜가 있었고, 그 자리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 ‘스몰 처치’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는 비장한 각오로 ‘성장하는 교회 컨퍼런스(Growing Church Conference)’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함께 배우고 가르친다는 기본 정신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지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Growing Church Conference’가 헨더슨에서 열렸습니다. 알래스카와 콜로라도,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버지니아와 시카고 등 미전역에서 모인 40여 명의 목회자들이 3박 4일 동안 서로 배우고 가르치고, 또 나눔을 통해 교제와 배움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20여 년 전에 그 모임을 시작한 초창기 멤버 중 한 사람으로 저는 더 큰 애정을 가지고 참석했습니다. 그때에 비하면 강의와 예배의 수준이 월등히 높았습니다. 치밀하게 준비해서 모임을 이끄는 임원진들의 헌신, 예배와 말씀, 오전, 오후, 저녁까지 이어지는 강의와 간증을 통해 많은 도전도 받았습니다. 저도 마지막 날 한 시간 강의하면서 제가 그동안 고민하던 것을 나누었습니다.
화요일 아침 예배 시간에 말씀을 전하시는 목사님이 ‘젤리 롤(Jelly Roll)’이라는 미국의 컨트리송 가수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일반적인 컨트리송 가수들이 점잖은 복장을 하고 무대에 오르는 데 비해, 젤리 롤은 문신한 얼굴에 야구 모자를 거꾸로 쓴 채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릅니다. 500파운드가 넘는 그의 육중한 몸은 일반 체중계로는 몸무게를 잴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컨트리 음악계의 이단아로 여겨지던 그가 2023년 제57회 컨트리 뮤직 시상식에서 39세에 신인 가수상을 받았습니다. 수상 소감을 통해 젤리 롤은 늦은 나이에 받는 신인상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실패자와 없는 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하면서 하나님은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하시는 분이라는 믿음의 고백을 했습니다. 그는 또한 자동차의 ‘앞 유리(Windshield)’가 ‘백미러(Rear view mirror)’보다 크다고 하면서, 그 이유는 우리 앞에 펼쳐지는 미래가 지나온 과거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속사포처럼 쏟아냈습니다.
지난 화요일 아침에 설교를 통해 젤리 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날 오후에 그의 이름이 뉴스에 보도되었습니다. 그에 대한 사면을 만장일치로 추천했다는 기사였습니다. 젤리 롤은 청소년기에 마약, 강도 등의 혐의로 40회 이상 체포되어 투옥되었습니다. 감옥에서 고졸검정고시를 통과했고, 기독교 신앙을 통해 삶이 변화되었습니다. 출소 후에는 청소년 교정시설에 녹음 스튜디오를 기부하고, 마약 중독 및 예방 활동에 참여하는 등 자신의 음악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테네시주 사면위원회는 만장일치로 그의 사면을 추천했고, 주지사의 서명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는 어두운 과거를 가졌지만, 과거에만 머물 수 없었던 이유는 과거보다 중요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꾸 백미러를 통해 지나간 과거를 들여다보아야 소용없는 일입니다. 앞 유리에 펼쳐지는 밝은 미래를 내다보며 믿음으로 정진해야 합니다. 그 복된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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