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 목사 목양칼럼] 성가대원의 자리를 지키기가 쉽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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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설립한 교회에서 42년의 목회를 마치고 은퇴한 지 2년 반이 되었습니다. 외부 활동이 없는 한 본 교회에 출석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필자에게 맡겨진 공적인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자원해서 하는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온 교우님들의 가정과 생업 그리고 자녀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차가 없는 4분의 권사님들을 예배 후 픽업해 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성가대에 자원 입단하여 1년여 넘게 섬겨오고 있습니다. 평생 처음 해보는 성가대원입니다. 이 말은 음악에 재능이 없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박자에 대한 개념도 없고 음의 높낮이도 음표를 따라 잘하지를 못합니다.
연습엔 열심히 참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가대원이 된다는 것이 열심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 성가대원에게도 필요한 소양과 기본이 있어야 합니다. 연습 때마다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그럴수록 다듬어지지 아니한 필자의 소리는 하모니를 이루기보다는 도리어 해가 되는 것입니다.
지휘자님이 조심스럽게 여러 번의 잘못된 부분에 대한 지적과 교정을 부탁하셨지만, 애를 써 잘 해보려고 노력을 해도 뜻대로 되지 아니할 때는 왜 나는 이것밖에 되지 않는가 하면서 안쓰러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필자에게 성가대원이 되는 것은 설교자가 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것임을 생각하게 합니다.
성가대에 입단 했을 때 목소리가 크다고 테너를 하라고 하셔서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테너의 자리가 생각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끊임없이 오르고 내리며 빠르게 변화가 이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가도 변하지 아니하는 필자의 실력을 아시는 단장님이 특별한 조치를 내리셨습니다.
"목사님! 베이스로 옮기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성가대 단장님이 1년여 넘게 함께 연습하시며 관찰하신 결과이기에 지휘자님도 곧바로 동의하시어 지난주부터 베이스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실력이 미치지 못해서 기존의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밀려나는 것에 대하여 서운한 마음도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스스로를 위로하는 마음으로 "부족한 사람을 스카웃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했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리를 옮기고 나서 안 것이 있습니다. 역시 실력자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경험자는 아는 것이 많다는 것입니다. 테너는 정말로 필자에게 너무 어려운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베이스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테너처럼 높은 음을 내기 위하여 애를 쓰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음의 갑작스런 변화도 별로 없었습니다. 크게 힘을 들이지 않고도 따라 갈 수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여기가 나에게 맞는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자리를 잘 지키기 위해서 더 많은 수고를 해야 할 것입니다.
2025년 5월 21일
이상기 목사(평강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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