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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시간 vs 기적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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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5-06-17 | 조회조회수 : 3,31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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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태평양 연회(California Pacific Annual Conference)’가 지난 6월 11일부터 14일까지 인디언 웰스에서 열렸습니다. 연회에서는 교회의 사명을 확인하고, 정책과 이를 수행할 예산을 결정하며, 영적 성장을 강화하는 일을 합니다. 지난 몇 년 간 연회의 주제는 ‘영적인 목마름과 육체적인 배고픔 끝내기(Ending Spiritual & Physical Hunger)’였습니다. 이 주제를 이루기 위해 2023년에는 ‘Nourish(양육하다)’로, 2024년 연회는 ‘Flourish(번성하다)’라는 표어로 모였고, 올해는 ‘Cherish(소중히 아끼다)’라는 표어를 통해 세상에서 영적인 목마름과 육체적인 배고픔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교회가 희망이 되고, 해결책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연회에 참석할 때마다 연회가 내 건 주제가 교회가 마주한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는 부흥과 성장, 생존을 고민하는데, 연회에서 소외된 사람들,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돌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리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는 것도 불편했습니다. 올해도 큰 기대 없이 연회에 참석했습니다. 더구나 이번 연회 기간에 개인적으로 이사를 준비해야 했기에 연회에 집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조금은 나태한 마음으로 참석한 연회에서 목요일 아침 회의를 시작할 때였습니다. 연회를 주재하시는 Dottie Escobedo-Frank 감독님께서 앵거스 허비(Angus Hervey)의 이야기로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자신을 ‘문제 해결형 언론인(Solutions Journalist)’이라고 부르는 허비는 한 강연에서 ‘낡은 세계는 죽어가고, 새로운 세계는 태어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지금은 괴물의 시대다.’라는 이탈리아의 철학자 안토니오 그람시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 시대야말로 정치 경제 질서가 붕괴하고, 법과 원칙이 사라지고, 과학 기술이 어디로 진보할지 예측할 수 없고, 거짓 뉴스가 판을 치고, 환경 파괴로 지구가 신음하고, 우리가 보편적이라고 믿었던 진실, 품위, 상식과 같은 가치가 후퇴하고 있는 괴물의 시대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는 괴물의 시대에 들려오는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했습니다. 아프리카에 말라리아 백신이 보급되면서 아이들이 더 이상 말라리아의 위협에 노출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정치적으로 독재 정권에서 벗어난 나라들이 여럿이고, 수천만 명의 인도네시아 아이들에게 무상 급식이 제공되고, 가장 많은 지뢰가 매설되어 있던 캄보디아에서 지뢰가 사라지고, 미국의 살인율이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고, 자연 에너지 생산 증가로 대기 오염이 줄어드는 등 교육과 위생, 환경, 인권 등에서 괄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하면서 이런 시대를 기적의 시대라고 정의했습니다. 


도티 감독님은 허비가 정의한 괴물의 시대와 기적의 시대를 교회에 비유하면서 말씀을 이어가셨습니다. 교인 감소와 고령화, 신학생 감소와 목회자 수급의 어려움, 교단 분리 문제로 인한 상처, 교회 내의 정치적 갈등, 교회 폐쇄 등은 분명 우리 곁에 도사리고 있는 괴물이라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습니다. ‘영적인 목마름과 육체적인 배고픔 끝내기(Ending Spiritual & Physical Hunger)’라는 선명한 주제가 기적이고, 그 사명을 이루는 교회와 성도들이 바로 기적의 주인공이라고 하면서 몇몇 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역을 소개했습니다. 


감독님은 말씀을 맺으면서 연회에 참석한 목회자들과 평신도 연회 대표들에게 매 주일 각 교회에서 예배하는 여러분들은 느낄 수 없을지 모르지만, 예고 없이 찾아가 예배하는 자신은 방문하는 교회마다 하나님께서 기적을 행하고 계심을 느낀다고 하면서 ‘괴물과 마주하는 이야기, 기적의 이야기 가운데 어떤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싶으십니까?’라는 질문으로 말씀을 마치셨습니다. 괴물과 기적 중에 어떤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싶냐는 질문은 우리가 답해야 하는 질문입니다. 괴물의 시대에도 기적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괴물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님이 행하시는 놀라운 기적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교회와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이창민 목사(LA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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