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하나님의 나라는 필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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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관통하는 여러 가지 주제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하나님 나라, 언약, 구원, 성전, 성숙, 그리고 사랑과 정의 등입니다. 모세가 언약을 통해 “제사장 나라”(kingdom of priests)를 세우려 할 때도 이미 이집트와 수많은 다른 나라가 있었고,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the kingdom of God)의 복음을 전파할 때도 이미 무수한 나라와 로마 제국이 있었습니다.
제국이나 세상 나라의 황금시대를 열 수만 있다면,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나라 세우는 일을 멈추셨을까요? 하나님 나라는 필연입니까? 저는 제국 사이에서 하나님 나라의 건설이 필연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첫째, 하나님의 인간을 향한 사랑과 소망이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둘째,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의 자연적 능력으로 결코 세워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셋째, 하나님이 임하셔서 우리와 동거함이 에덴과 미래 천국에서 이룰 하나님의 처음이자 마지막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지속적인 열심은 “새 하늘과 새 땅”(계21:1)으로 역사 속에 완성됩니다.
에덴은 하나님과 인간이 함께하려는 신성한 프로젝트의 시발점이자 실패의 처소였습니다. 그곳은 성전이며, 나라이며, 도시의 출발점이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의도는 아브라함에게 나타났고, 모세를 통해서 이루십니다. 월터 부르그만(Walter Brueggemann, 1933-2025)에 의하면, 시내산 언약을 통해서 선포된 나라는 열방에 대한 하나님의 “대안 공동체”였습니다. 그리고 이 공동체는 다윗 왕국으로 나타났다가 예수의 나라, 곧 하나님 나라로 다시 선포됩니다.
하나님이 이루시려는 나라, 제사장 나라는 대조적인 나라입니다. 거룩한 백성이자 하나님의 소유된 사람으로 구성되며, 구름 기둥과 불기둥의 보호 속에 사랑과 정의가 실천되는, 자유민의 나라입니다. 하나님이 임한 나라의 특성은 죄에 대한 회심을 통하여 정결케 된 나라, 즉 당시의 중근동의 국가가 가진 절대 왕정, 억압과 핍박, 사회ㆍ경제적 소외와 차별, 그리고 착취를 정당화하는 우상 종교의 도덕적 재가(sanction)를 철폐하는 혁명적 공동체로 나타납니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는 그리스도의 선언은 새로운 하나님 나라의 특성을 드러내려는 확고한 지침입니다. 하나님 나라, 곧 그리스도의 나라는 당시의 로마나 유대 왕국을 현저히 뛰어넘는 탁월한 대안 공동체입니다. 그 나라의 왕 예수는 백성의 죄를 위하여 돌아가신 왕이십니다. 그 나라의 백성은 예수의 흘린 피를 믿고 죄 사함을 받아 회개한 백성으로 구성된 나라입니다. 그 대안 공동체는 죄와 사망과 율법이라는 사탄의 올무로부터 자유롭게 된, 성령 안에서 서로 사랑하고 긍휼히 여기며 의로움으로 교제하는 “인격 공동체”(the community of character)입니다.
이 나라를 세우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임하셨고, 이 시대 속의 그 나라가 교회입니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로서 복음의 선포(케리그마)를 사명으로 삼고, 이 사회 속에서 사랑으로 교제(코이노니아)하며, 세상을 향하여 섬김(디아코니아)을 실천하는 공동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산상수훈의 8복(the Beatitudes)을 통해서 그 나라의 윤리를 가르칩니다.
이 나라 백성은 자신의 영적 파산을 의식하고, 자신의 무력함에 애통하고, 겸손과 온유함으로 살며, 의로움을 갈구하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심성을 가진 사람은 타인을 향해 긍휼의 마음을 가지고, 영적 청결의 상태를 구하며, 이웃과의 화평을 추구하고, 결국 의를 위한 고난을 수용합니다. 이 나라는 예수를 믿음으로 시작되어 성령으로 완성됩니다. 하나님의 열심에 포획된 천국 시민의 행복이 여기 있습니다. 이 나라는 세상의 소금과 빛입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목사,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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