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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 썸머캠프 시즌... 안전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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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5-07-20 | 조회조회수 : 3,96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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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내가 어린시절을 보냈던 충청도 시골마을에선 ‘여름 산상기도회’가 열렸다. 보통 3~4일 열린 것으로 기억된다. 다들 농사 짓느라 바쁘니까 농부들이 산에 올라가 기도회를 하기란 쉽지 않았다. 금식기도회였다. 그러니까 주최측에서도 솥이나 음식을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 산은 또 대개 민둥산이었다. 박정희대통령의 산림녹화정책이 시행되기 전 1960년대였으니 민둥산 골짜기에 천막을 쳐 놓고 철야 금식 부흥회가 열리는 거였다.


어머니를 따라 한번 그 산상 부흥회에 갔었다. 북을 치며 찬송가를 부르는 건 요즘 예배 전에 드럼을 치며 복음송을 부르는 모습과 비슷했다. 대개 철야 금식기도회니 참가자들의 옷차림은 수수하고 촌티가 났지만 강사 목사님은 화려한 넥타이에 머리엔 포마드를 발라서 기름기가 잘잘 넘쳤다. 나는 하루저녁만 자고 내려왔다. 우선 배가 고팠고 어디 엎드리던지 혹은 나무를 붙잡고서라도 밤새워 기도하라는 바람에 난 내려가겠다고 졸랐다. 국민학생인 나에겐 철야 금식할 정도의 절박한 기도제목이 없었다. 어려서 그랬다.


그런데 그 금식성회에서 돌아온 어머니는 너무 행복해 보였다. 며칠을 굶었지만 얼굴에선 광채가 났다. 커서 생각하니 그게 성령충만이었다. 요즘 말로 하면 그 산상부흥회가 1960년대 열리던 어른들의 ‘한국형 썸머캠프’였다.


썸머 캠프는 신앙생활에서 아주 중요하다. 내 주변에서도 썸머캠프 다녀와서 인생이 바뀐 경우를 많이 보았다. 청소년에겐 더욱 그렇다. 우리 아이들도 어릴 적 썸머캠프에서 영적으로 훌쩍 성장하는 걸 느꼈다. 하나님을 만나는 훈련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기독교 지도자들이 바로 이 ‘여름철 신앙 체험’ 속에서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 세계적인 복음 전도자 빌리 그레이엄은 16세 때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복음 집회에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영접했다. 릭 워렌 목사는 청소년 시절 여름 성경캠프에서 “하나님께 내 삶을 드리라”는 부르심을 받았고, 존 파이퍼 목사도 한 캠프에서 처음으로 복음의 깊이를 경험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또 ‘라티노 빌리 그레이엄’이라고 불리는 루이스 팔라우 목사도 청소년 썸머 캠프를 통해 하나님을 만났고, 그 체험이 평생의 사역을 이끄는 불씨가 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썸머 캠프는 마냥 신나게 놀고 즐기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신앙적 각성과 공동체적 형성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놀며 자란다’는 말은 이곳에선 ‘기도하며 자란다’는 말로 바뀌고, 때로 한 주간의 짧은 체험이 인생 전체의 중심축을 바꾸는 기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 아름다운 썸머캠프에 드리워진 한 줄기 그림자를 외면할 수 없다. 바로 안전사고다. 은혜롭게 끝난 썸머캠프가 안전사고란 싱크 홀에 빠지게 되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간다. 아니 비극적인 결과가 복음의 길을 가로 막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지난 7월 4일 텍사스 주 과달루페 강물의 범람으로 미국엔 지금 비상이 걸렸다. 사망자가 120여 명을 넘어섰고 실종자도 170여 명을 넘어섰다. 도대체 이런 후진국형 대형 재난사건이 미국 한복판에서 일어나다니 어이가 없다. 연방 재난관리청(FEMA)의 인력축소, 기상청의 조기 재난경보 문제, 기후변화 등등이 심판대에 오르고는 있지만 급한 건 우선 사고 수습이다. 그런 건 나중에 챙겨도 된다.


그런데 이 재난현장에 크리스천 캠프가 열리고 있었다. ‘캠프 미스틱’이란 이름의 캠프장에는 사고 당시 750여 명의 여자 어린이들과 스탭들이 잠들고 있었다. 고이 잠들고 있던 오밤중에 밀어닥친 순식간의 홍수 때문에 27명의 어린이들과 카운슬러들이 목숨을 잃고 말았다. 아, 얼마나 서글프고 안타까운 일인가?


그러므로 캠프를 준비하는 교회나 운영자들은 우선 영적 낙관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하나님이 지켜주실 거야”, “우린 기도했잖아”라는 말로 안전 매뉴얼을 소홀히 하거나, 기상 악화와 구조 시스템에 대한 대비를 무시하는 경우가 있어서 안된다. 믿음은 무모함과는 다르다. 신앙은 분별력을 필요로 하며,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은 단지 기도만이 아니라 실질적 대비와 준비를 포함한다. 성령의 불을 준비하듯, 소화기와 응급 키트도 준비되어야 한다. 찬양팀 리허설만큼이나, 구급 체계와 대피 매뉴얼도 리허설 되어야 한다.  


신앙의 감동은 한순간이지만, 안전의 무시는 영원한 상처를 남긴다. 우리 자녀들을 위한 썸머 캠프가 ‘은혜의 자리’로 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명을 지키는 겸손한 준비와 책임이 필요하다.


텍사스 홍수현장에 하나님의 은혜가 크게 임하시기를 현재 전 미주 기독교계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 우리도 그 기도 물결에  동참하여 텍사스를 위해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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