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구 장로 칼럼] 귀한 분과 함께할 수 있음이 감사이고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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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도시에 있는 한인교회는 담임목회자가 출타할 일이 생기면 큰 교회는 부목사가 주일 설교를 맡으면 되고, 중소 규모의 교회는 주변 교회의 목사를 초청하여 말씀을 전할 수 있다. 그러나 시골의 작은 교회들은 사정이 다르다. 교회 규모가 크지 않아 부교역자도 없고, 주변에서 주일 설교를 부탁할 만한 목회자를 찾는 일도 쉽지 않다. 그래서 무더운 여름에도, 추운 겨울에도 담임목회자가 마음 편히 휴가를 떠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내가 출석하는 텍사스 남부의 작은 시골교회도 마찬가지이다. 지난해에는 담임목사님께서 한국을 방문하시는 동안 2주간 내가 주일예배 사회와 설교를 맡은 적이 있었다. 나름대로 말씀을 열심히 준비하여 은혜롭게 예배를 드렸다고 생각했지만, 나와 가장 가까운 동반자인 아내는 내가 우리 교회에서 설교하는 것을 늘 부담스러워한다. 다른 교회에서 말씀을 전하는 것은 괜찮지만,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 앞에 나서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드러나기보다 조용히 신앙생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역시 가능한 한 아내의 의견을 존중하며 앞에 나서기보다 조용히 섬기며 살아가고 싶다. 그러나 시골교회는 성도 수가 많지 않다 보니 맡을 수 있는 사람이 제한적이어서 필요한 일을 외면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담임목사님 혼자 모든 사역을 감당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성도들이 함께 역할을 나누어 섬길 때 목회자는 말씀과 목양에 더욱 집중할 수 있고, 교회도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여름에는 담임목사님께서 열흘간 여름휴가를 다녀오시게 되었다. 그래서 주일 설교를 부탁드릴 분을 찾던 중, 우리 지역에서 사역하시는 한인 선교사님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세 분이 계셨지만 한 분은 안식년으로 한국에 계셨고, 또 한 분은 현역에서 멕시코 선교와 신학교 강의를 비롯해 여러 사역으로 매우 바쁘셨다. 그리고 다른 한 분은 40년 동안 파나마와 멕시코에서 선교사역을 하신 후 은퇴하여 지내고 계시는 분이었다.
그래서 담임목사님과 나는 은퇴하신 이성균 선교사님을 찾아뵙고 함께 점심을 나누며 주일 설교를 부탁드렸다. 선교사님께서는 흔쾌히 허락해 주셨고, 그 마음에 참으로 감사함을 느꼈다.
담임목사님께서 휴가를 떠나신 주일, 나는 예배 사회를 맡고 이성균 선교사님께서 말씀을 전해 주셨다. 덕분에 모든 성도가 큰 은혜 가운데 예배를 드릴 수 있었고, 나 또한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이성균 선교사님께서는 「거듭나야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있다」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셨다. 거듭나 구원받은 성도가 되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복음의 진리를 성경 말씀 하나하나를 차근차근 풀어 설명해 주셨다. 약 30분 동안 이어진 설교는 40년간 선교 현장에서 복음을 전해 오신 경험과 깊이가 자연스럽게 배어 있었고, 성도들에게 꼭 필요한 말씀을 은혜롭게 전해 주셨다.
설교를 들으며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모시고 말씀을 듣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귀한 말씀으로 우리 교회를 섬겨 주신 선교사님께 깊은 감사를 드렸다.
더욱 감동적이었던 것은 선교사님의 고백이었다. 칠십대 중반의 연세에 이미 은퇴하셨지만, 혹시 목회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작은 시골교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기꺼이 가서 말씀을 전하고 교회를 섬기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새로운 담임목사가 부임하면 사역을 잘 이양하여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자신의 작은 소망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을 들으며 평생을 오직 주님의 일을 위해 살아오신 선교사님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기보다 교회를 세우고 다음 세대를 준비시키려는 모습 속에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참된 종의 모습을 보았다.
나의 주변에 이렇게 귀한 분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감사이며 행복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하나님께서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두시고 함께 신앙의 길을 걸어가게 하시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생각하며,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귀한 믿음의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 그것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이며 우리 삶의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오늘도 그런 만남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훈구 장로(G2G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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