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와까리마시따" > 칼럼 | KCMUSA

"하이, 와까리마시따" > 칼럼

본문 바로가기

칼럼

홈 > 목회 > 칼럼

"하이, 와까리마시따"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작성일2026-08-03 | 조회조회수 : 25회

본문

두 달 전쯤 교회에 새로 오신 여자 권사님이 계십니다. 그런데 이분에게는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분명 교회에 오실 때는 남편분과 함께 오셨는데, 예배당 안에는 늘 권사님 혼자만 앉아 계셨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남편분은 한국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일본 분이신데, 예배 시간 내내 차에서 기다리신다고 했습니다.


이분들이 교회에 오실 때마다 권사님은 예배당에서 예배드리시지만, 남편은 차에서 기다리시는 모습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민 교회 목회를 하면서 예배 통역 때문에 늘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어를 모르는 교우 가족이나 방문객이 있을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동안 교우 중에서 자원해서 통역으로 섬기기도 했지만, 한 시간 내내 예배를 통역하고 설교의 영적 뉘앙스까지 살려 다른 언어로 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설교를 번역해서 자막으로 보여주는 서비스가 생겼다고 했지만, 일상적인 번역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설교를 번역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비약적으로 발전한 AI가 동시통역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전의 통역 프로그램들은 한 문장을 말하면 한참 뜸을 들이다 통역을 했기에 예배 시간에 쓰기 어려웠고, 비용도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AI 기능은 거의 실시간으로, 그것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통역을 한다고 했습니다.


언젠가 꼭 예배에 도입해 봐야겠다고 혼자 생각하면서 시험 삼아 몇 번 해 본 게 불과 며칠 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예배 시간 내내 차에서 기다리시던 일본인 성도님 때문에 AI 통역 시스템을 도입할 시기가 앞당겨졌습니다.


지난 주일 예배 후에 일본인 성도님과 식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가져와 테스트를 했습니다. 통역 기능을 설정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기에 대고 말을 건넸습니다. “오늘 만나서 반갑습니다. 더운데 밖에서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다음 주부터는 예배당에서 함께 예배드리실 수 있도록 통역을 준비하겠습니다.”


친교실의 웅성거림 속에서도 전화기는 제 말을 잘 알아듣더니 이내 유창한 일본어로 통역을 시작했습니다. 전화기가 제 말을 일본어로 제대로 통역하는지 걱정 어린 눈으로 일본인 성도님을 바라보는데 그의 고개가 아래위로 끄덕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드린 말씀이 이해되십니까?” 제 질문이 일본말로 통역되어 전화기에서 나오자, 그분은 질문한 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전화기에다 인사하듯 고개를 숙이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이, 와까리마시따.” 다른 말은 몰라도 그 일본어만큼은 제 귀에도 똑똑히 들렸습니다. “예 잘 이해했습니다.”라는 뜻이었습니다.


AI 동시통역의 가능성을 확인한 후 곧바로 무선 송수신기를 준비해 오늘 처음으로 일본어 동시통역 예배를 시작합니다. 이제 장비만 더 갖추면 영어, 중국어, 스패니시 등 언어의 벽에 막혔던 세계 모든 이들과 예배의 자리를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기술의 눈부신 발전이 복음을 더욱 넓고 깊게 전하는 거룩한 통로가 되고, 언어의 장벽을 넘어 모든 사람이 한자리에서 함께 찬양하고 기도하며 말씀을 듣는 은혜의 통로가 되기를 소망하며 여러분의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이창민 목사(시온연합감리교회)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KCMUSA,680 Wilshire Pl. #401,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