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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구 장로 칼럼] 잉카 문명을 찾아서 떠난 페루 여행 (2) 안데스에 남겨진 잉카 문명의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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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6-07-14 | 조회조회수 : 3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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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에서의 일정을 마친 뒤, 우리는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다시 쿠스코로 돌아가는 기차에 올랐다. 기차 안에서 나는 이번 여행의 기억을 글로 남기기 시작했다. 내 옆에 앉은 여섯 살 외손자는 할아버지와 함께 종이 위에 칸을 그리고 맞추기 게임을 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했다. 나는 조용히 지난 며칠 동안의 일들을 떠올리며 글을 쓰는 시간을 가졌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안데스 산맥의 풍경과 함께하는 그 기차 여행은 참으로 평안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기차에서 내리자, 우리 가족을 태우러 온 운전기사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우리는 곧바로 쿠스코로 돌아가지 않고, 돌아가는 길에 몇 곳의 관광지를 더 방문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모라이(Moray)였다. 모라이는 잉카 시대의 독특한 원형 계단식 농경지로 유명한 곳이다. 산 위에 마치 거대한 원형 극장처럼 층층이 만들어진 농경지는 15세기 잉카인들의 농업 기술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유적이라고 한다. 그 당시 어떻게 이런 구조를 만들고, 고도와 온도 차이를 이용하여 농사를 연구했는지 생각해 보니 참으로 신비롭고 경이로웠다.


이후 우리는 마라스(Maras) 소금 염전도 방문하였다. 이곳은 산에서 흘러내리는 소금물을 받아 소금을 만드는 곳으로, 약 4,000개에 이르는 작은 염전들이 산비탈을 따라 펼쳐져 있었다. 보통 소금은 바닷물로 만든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곳에서는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이용하여 소금을 만들고 있었다. 잉카 시대부터 이어져 온 방식이 오늘날까지 계속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하얗게 빛나는 수많은 염전들이 산비탈을 가득 채운 모습은 그 자체로 장관이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친체로(Chinchero) 마을이었다. 이곳은 알파카와 양털을 이용하여 실을 만들고, 전통 방식으로 옷과 여러 수공예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마을이었다. 현지 여성들이 천연 염료로 실을 물들이고, 전통 방식으로 옷감을 짜는 모습을 직접 보여 주었다. 나는 이곳에서 알파카 털로 만든 웃옷 하나를 골랐다. 마침 페루는 겨울철이었고, 입어 보니 참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워 마음에 쏙 들었다.


이번 페루 여행을 통해 나는 잉카 제국의 문화와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마추픽추와 쿠스코, 모라이와 마라스, 친체로를 둘러보며 잉카인들이 얼마나 지혜롭고 창의적인 삶을 살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현대식 장비나 도구가 없던 시대에도 산 위에 도시를 세우고, 돌을 정교하게 쌓고, 험한 지형을 이용하여 농경지를 만들고, 산에서 흐르는 물로 소금을 만들었다. 그 모든 유적들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지혜와 땀과 삶의 흔적이었다.


또한 페루 사람들의 순박함과 친절함도 마음에 깊이 남았다. 식당이나 호텔, 관광지 어디에서든 미소로 대하면 그들도 다정하게 응대해 주었다. 한국 사람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는 한국을 알고, 한국 제품과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특히 거리를 다니는 자동차 가운데 한국산 자동차가 상당히 많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자주 볼 수 있었고, 삼성과 LG 같은 한국 브랜드도 페루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알려져 있었다. 먼 남미 땅에서도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느끼니 마음 한편이 뿌듯했다.


무엇보다 이번 여행이 순조로울 수 있었던 데에는 큰딸의 준비가 큰 역할을 했다. 일곱 식구가 함께 여행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큰딸이 스페인어를 잘하고, 미리 여행 일정을 계획하고, 필요한 곳마다 예약을 잘해 둔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이동 차량, 기차, 호텔, 입장권까지 미리 준비되어 있었기에 우리는 비교적 편안하게 페루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딸의 세심한 준비와 수고가 참으로 고마웠다.


이번 여행은 단순한 관광 여행이 아니었다. 손주들과 함께 웃고 걷고 사진을 찍으며 가족의 사랑을 다시 느낀 시간이었다. 또한 잉카 문명의 유적 앞에서 인간의 지혜와 역사의 깊이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산 위에 세워진 마추픽추의 돌담을 바라보며, 세월은 흘러도 사람의 삶과 흔적은 후대에 깊은 메시지를 남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 깊이 감사했던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가족에게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시간과 건강을 허락해 주셨다는 사실이었다. 긴 비행과 고산지대의 이동, 수많은 계단과 낯선 환경 속에서도 가족 모두가 큰 어려움 없이 여행할 수 있었던 것은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었다. 손주들과 함께 걷고, 웃고, 사진을 찍고, 새로운 문화를 배우며 보낸 시간은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선물이었다.


마추픽추의 높은 산길을 걸으며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인생도 어쩌면 긴 여행과 같다. 때로는 오르막이 있고, 때로는 숨이 차는 길도 있으며, 때로는 예상치 못한 돌길도 만난다. 그러나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건강과 은혜가 있다면 그 길은 감사의 길이 될 수 있다.


페루 여행은 우리 가족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잉카 문화를 찾아 떠난 길이었지만, 그 길에서 나는 가족의 소중함과 하나님의 은혜를 다시 발견하였다. 낯선 땅에서 만난 아름다운 자연과 오래된 문명의 흔적, 그리고 손주들과 함께한 웃음소리는 오래도록 내 마음에 감사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훈구 장로(G2G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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