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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예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일하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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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0-09-07 | 조회조회수 : 3,6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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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서(양떼커뮤니티 위기정서회복센터 로티)

1년이 넘도록 양떼커뮤니티에서 만난 위기청소년들의 단 한 가지 특징은 바로 ‘센 척’이다. / 어릴 때부터 거칠고 자극적인 환경 속에서 자라나 사랑보다는 생존을 먼저 배운 아이들이기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아무렇지 않은 척, 강한 척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자기 안에 있는 진짜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상처를 받아도, 슬퍼도, 우울해도, 그저 화내는 것만이 아이들이 할 줄 아는 유일한 표현이었다.

속마음을 솔직하게 꺼낼 기회조차 없었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심리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다. 위기청소년을 위한 교정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비전이었다. 하나님께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양떼 아이들의 상처를 조금씩 회복시키시고, 변화시키실 것을 기대하며 프로그램을 만들어갔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상황을 탓하고 상대방을 탓하는 것이 훨씬 더 익숙한 아이들을 모아 두고, 그들의 굳게 닫힌 마음을 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과거에 화로 인해 많은 문제를 일으켰던 적이 있었던 한 녀석은 매주 본인의 감정에 대해 얘기할 시간만 되면 입을 삐죽 내밀며 “얘기 안 하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왜 내 얘기를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씩씩거렸다.

그럴 때마다 “괜찮아, 그럴 수 있어. 쌤한테 얘기하고 싶을 때가 생기면 언제든지 알려줘”라고 대답했지만, 사실 그 아이의 닫힌 마음을 열기 위해 애써 만든 프로그램이 아무런 도움도 못되어 준 것 같아 실패한 것 같기도 했다.

한차례 프로그램이 끝나갈 무렵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훌쩍훌쩍 우는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첫마디.

“쌤, 저 지금 혼자 있는데 죽을 것 같아요. 도와주세요.”

항상 남들 앞에서 강한 척하느라 자기 모습 그대로를 보이는 것을 끔찍하게 여기던 녀석이 처음으로 보여준 상처와 연약함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고 예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하나님께서는 그 아이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 가셨다. 이후 그 녀석은 개인상담을 시작으로 분노하는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었던 슬픔과 억울함, 그리고 죄책감이라는 다양한 감정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더 이상 강한 척할 필요 없이 자신의 아픔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방법을 조금씩 배워 나갔다.

상담 이후 그 녀석은 여전히 실수를 하고 넘어졌다. 작은 회복이 이루어지는 것 같았던 상담 시간들이 결국 수포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들이 보여주는 당장의 모습에 실망하거나 당황하지 않는다. 나의 생각하는 속도와 타이밍, 모든 예상을 뛰어넘으시는 하나님의 점진적인 일하심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주어진 이 자리에서 묵묵히 주님의 사랑을 아이들에게 전할 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고 내가 예상치 못했던 방법으로 그들 삶 가운데에 일하실 하나님을 신뢰한다.


기독교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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