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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일기] 크리스천들은 전쟁에 대해 무엇을 말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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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6-03-13 | 조회조회수 : 4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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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 충돌이 2주째 입니다. 뉴스와 미디어는 연일 전쟁 소식으로 가득합니다. 공습, 파괴, 보복 공격, 중동의 고조되는 긴장…. 이럴 때 저는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전쟁에 대해 무엇을 말해야 할까?”


미국의 주류 개신교(mainline Protestant)와 가톨릭 지도자들은 대체로 전쟁에 우려를 표하며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Disciples of Christ(그리스도의 제자들 교단)입니다. 이 교단 지도부는 United Church of Christ(그리스도 연합교회) 등과 함께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쟁은 더 많은 생명과 공동체를 파괴할 뿐이다. 우리는 폭력 대신 외교와 평화를 촉구한다.”


또한 미국의 여러 기독교 평화 단체들과 교회 지도자들은 민간인 피해 확대와 중동 확전을 우려하며 기도와 평화 행동을 요청했습니다. Lutheran World Federation(세계 루터교 연맹) 지도자들은 다음과 같이 호소했습니다.


“세계는 위험한 전환점에 서 있다. 우리는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행동해야 한다.”


심지어 보수적 침례교회에 속한 공공신학자인 Brian Kaylor 목사(Word&Way 편집장)은 이 전쟁을 비판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회는 전쟁을 신학적으로 정당화하기보다 인간 생명의 가치를 먼저 말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 교회 전체가 이런 입장은 아닙니다. 특히 보수 복음주의 진영에서는 이란을 강하게 비판하며 군사 행동을 이해하거나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미국적 보수 복음주의(세대주의)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Christian Zionism(기독교 시온주의)의 영향이 큽니다. 이들의 신학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특별히 보호하신다고 믿으며, 이스라엘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기독교인의 책임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부류의 하나인 복음주의 목회자 John Hagee는 텍사스의 2만 명이 모이는 대형 교회 목사이며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 Christians United for Israel(CUFI) 창립자입니다. 이 단체는 약 천만 명 회원을 가진 미국 최대의 친이스라엘 기독교 단체입니다. Hagee는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존재적 위협”이며, 미국은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해 강경하게 대응해야 하며, 미국 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과 이란에 대한 폭격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이란 전쟁에 대한 미국 내 기독교의 반응은 그리 대놓고 드러내지 않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전쟁 전까지만해도 미국 내 전체 기독교계가 이란에 대해 미국이 뭔가 군사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50%를 꾸준히 넘었습니다. 특히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무참히 진압하는 상황에서 더욱 그러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현 정치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뭔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고 의견 수렴이 되지 않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평소라면 찬성이 더 많았던 의견이 나뉘어지고 있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미국 기독교계는 전쟁이 길어지고 미국의 상황이 안 좋아지면 전쟁 찬성 쪽으로 더 기울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기독교인들은 전쟁을 반대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전쟁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들리는 것은 무기와 폭발의 소리입니다. 그리고 군인들뿐 아니라 죄없는 민간인들, 어린아이들이 죽어 나갑니다. 그러기에 우리 크리스천들의 양심의 목소리가 더욱 더 크게 들려야 합니다.


물론 교회는 언제나 어려운 질문의 한가운데에 서 있습니다. 국가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안보의 책임과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라”(이사야 2:4)는 평화의 소명 사이에서 교회는 어디에 서야 할까요? 선한 사람들을 압제하는 악한 세력을 막아 달라는 정의의 요구와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생명과 자비의 메시지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요? 현실 정치가 요구하는 전략과 힘의 논리와 십자가가 보여 준 희생과 화해의 길 사이에서 교회는 무엇을 말해야 할까요?


그러나 어떤 입장을 택하든 교회가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가 있습니다. 교회는 국가의 확성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양심이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교회의 목소리는 전쟁을 쉽게 축복하는 목소리도 아니고, 현실을 외면한 추상적 이상주의도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의 목소리는 이런 질문을 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전쟁 속에서 가장 이득을 보는 자는 누구이고 가장 피해를 볼 약자들은 누구인가?”

“이 전쟁의 결정이 정말로 생명을 살리는 길인가? 하나님 나라의 의와 평화를 위하는 길인가?”


세상은 전쟁의 논리로 움직일지라도 우리는 여전히 하나님의 나라의 의와 평화를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칼이 아니라 화해를,

증오가 아니라 존엄을,

승리가 아니라 생명을…


모든 답을 쉽게 제시할 수는 없지만 세상이 잊어버린 이 기독교적 목소리를 끝까지 들리게 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 아닐까요?


신동수 목사(병원/호스피스 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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