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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고독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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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0-10-13 | 조회조회수 : 3,68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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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순/ 기감 중앙연회부설 심리상담센터 엔 소장

가을 속으로 들어왔다. 여름을 보내고 맞는 가을은 어느 계절과도 비교할 수 없는 청명함이 있다. 겨울을 맞이하려는 서늘한 몸짓도 자못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누군가는 가을을 고독의 계절이라 했다. 고독이 심연한 존재의 의미를 성찰하게 해준다는 뜻에서 그리 표현했으리라. 이번 가을에는 유독 고독에 관심하게 된다. 깊은 고독 속으로 들어갈 때가 되었나 보다.

글을 쓰면서 바라본 책꽂이에 빈센트 반 고흐의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고흐, 그의 이름을 대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고독이다. 고흐의 그림에는 고독이 깃들어 있다. 그가 살아 낸 37년의 삶은 아름다움, 슬픔과 고독, 간절한 소망으로 표현될 수 있다. 우리가 고흐에 열광하는 이유는, 우리가 보고 듣고 경험하고 느끼는 것들을 그의 작품이 고스란히 대변해 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의 깊은 고독 속에서 하나님과의 조우가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동경에서일 것이다.

고독은 영성적인 차원에서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님에게로 향하는 길이다. 고독에 반응하는 모습에서 깨어져 있는 내면의 틈들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과 세상에 대해 울타리를 치고 위선과 가식으로 덮여있던 자신을 만나게 된다. 고독조차도 사회적 인정의 도구로 삼으려 몸부림치는, 방어적이고 유약하며 위선으로 똘똘 뭉친 고집스러운 자아와 마주하게 된다. 고독은 이렇게 몸과 마음을 조화시키면서 깊은 일치로 들어가게 한다. 놀랍게도 여기에서부터 병든 내면의 치유가 시작된다.

존재의 근원, 하나님에게로 나아가는 길은 우리를 고요와 비움의 삶으로 이끌어 준다. 거기에는 놀랄만한 아름다움과 평화가 있다. 비움과 대면하면서 겪게 되는 고뇌는 삶을 무르익게 하고 깊숙한 내면을 넘어 영적 세계로 인도한다. 거기에는 더 이상 위선도 가식도 방어도 저항도 없다. 하나님과 함께 누리는 평온과 자유만이 있을 뿐이다.

영성적 삶을 살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순하게 사는 것이라고 성 베네딕토는 말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바쁘고 너무 복잡하다. 눈과 귀가 쉴 틈이 없다. 다른 사람의 눈에 진실하게 보이는 것들을 택하고 쫓느라 무엇이 진실인지 분별하지 못한다. 외로움과 갈등과 혼란으로 몸서리치면서도 대체 무엇이, 어디에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는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고독이 외면당하는 이유다.

고독은 무익하지 않다. 처절한 고독의 경험이 있을 때 외로운 사람들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고독은 고통스럽고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처를 치유하고 창조적인 삶으로 이끌어 준다. 고독이 반드시 침묵을 의미하는 것 또한 아니다. 고독은 기도와 묵상, 찬양과 함께 누릴 수 있다.

고독을 회피하면 나 자신과의 진정한 만남, 그리고 하나님과의 풍성한 교제의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고독이 주는 위로와 위안을 누리는 사람의 삶은 값지고 아름답다. 시대를 이끌어 간 사상가, 예술적으로 뛰어난 음악가와 미술가, 성경에 등장하는 모세, 엘리야, 사도 바울 등이 왜 위대한가. 그들은 고독의 터널을 통과하였다.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누리고 싶은가?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가을, 깊은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고독 속으로 초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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