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교회'의 우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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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이 한국교회에게] 호기로움과 의리가 살아 있는(!) 한결같은 한국 개신교
<뉴스앤조이>는 교계 현안에 대한 20~30대 청년의 이야기를 꾸준히 담아내기 위해 '2030이 한국교회에게'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편집자 주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억제되면서, 정부는 전국 '사회적 거리 두기'를 1단계로 조정했다. 코로나19 국면이 다시 안정세로 접어들자, 그간 유례없는 팬데믹 속에서 자주 오르내린 'K-방역'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K-방역이란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뛰어난 방역 대응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여기에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온 힘을 다해 현장을 뛰어다니며 지키는 의료진과 공무원, 질병관리본부 그리고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방역 수칙을 실천하는 시민의 덕이 크리라. 지금도 곳곳에서 코로나19에 맞서면서 헌신하는 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K-방역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한편으로 요즘 같은 시기에 'K-교회'를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평소 교회와 기독교에 관심이 전혀 없던 사람들도 한마디씩 교회에 관해 논하고 있다. 하지만 다들 K-교회를 잘 모르고서 비난하는 것 같다. 소위 '세상 사람들'은 K-교회를 너무 납작하게만 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K-교회라 불리는 한국교회가 과연 어떤 곳인지, 어떤 이들의 노고(?)로 움직이는지, 그리고 얼마나 위대한지(!) 이 시국에 K-교회의 우수성을 논해 본다.
한국교회는 상당히 담대하고 호기롭다. 그 배짱은 어떤 시련에도 결코 꺾이는 경우가 없다. 2017년 말 당시 국무총리가 종교인 과세를 보완하라고 지시했을 때 '순교적 각오'와 '일사각오의 결단'으로 저항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비장한 결심과 각오는 코로나19 앞에서도 여전했다. "예배는 생명과 같다"며 앞장서서 담대한 호기를 보여 준 교회들이 있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에서 2단계로, 2단계에서 2.5단계로 거듭 격상하는 상황에도 대면 예배를 멈추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당당히 외쳤다. 예배를 목숨처럼 여기는 열정은 전염병도, 법적 조치도, 세상의 욕도 막을 수 없다. 예배를 멈추는 일은 하나님 앞에서 비겁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어느 감리회 감독도 말하지 않았나. "예배를 '드려라', '드리지 말라' 명령하실 분은 오직 창조자이시고 구원자이신 우리 주 하나님 한 분뿐이다"고. 이런 용기는 요즘 같은 시대적 위기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죽으면 죽으리라'의 에스더 정신(에 4:16)을 따르는 목사들과 교인들은 생명의 위협을 불사하면서까지 8월 15일 광화문 집회로 모였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전 국민 앞에서 몸소 신앙의 본을 실천했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이 나라를 수호하기 위해 '순교'도 각오하겠다고 선언했다. 세상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불굴의 용기, 감격스러운 광경이 아닐 수 없다.
한국교회는 '의리'가 살아 있다. 특히 교단에서 '큰형님'이라고도 불리는 목사들 사이에서 서로 감싸고 덮어 주는 의리는 정말 알아줘야 한다. 2018년 대법원에서 '목사 위임 결의 무효' 판결을 받은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와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예장합동 교단 전체가 움직였다. 특별히 단기 편목 과정을 열어, 오 목사를 둘러싼 논란을 불식시키고자 노력했다. 당시 전계헌 총회장은 "한국교회뿐만 아니라 세계 교회적으로도 심각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이라는 탄원서도 내기도 했다.
'장자 교단' 지분을 걸고 예장합동과 아웅다웅하는 예장통합은, 교단법에 맞서 부자 세습을 강행한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와의 '의리'를 지키려고 갖은 노력을 마다하지 않았다. 초법적 의리를 구현하고자 온갖 궁리를 다 하다가 교단 전체가 나서서 '수습안'을 만들어 준 것도 그렇고, 이번 총회에서 수습안을 철회해 달라는 요청에도 아직도 결론을 내지 않고 미루는 것도 탄복을 금할 수 없다. 한 교회 한 영혼을 품고 가려는 의지가 대단하다.
성 문제로 세상의 이목을 끌었던 전병욱 목사와, 가혹하고 엽기적인 신앙 훈련 때문에 논란이 일었던 김명진 목사를 비롯해 온갖 구설에 오른 목사를 아주 넓은 아량으로 감싸 줬다. 더욱이 2005~2018년 아동·청소년 성범죄로 처벌을 받았지만, 현직에서 여전히 목회 활동을 이어 가는 목사도 21명이나 된다고 한다. 어떤 허물도 덮어 주고 넘어가 주는 목사들의 은혜는 놀랍기만 하다. 이렇게 끈끈하게 지켜 온 의리 덕분에 한국교회는 지금도 건재하다. 이들의 용서는 법과 원칙을 넘어선다. 세상이 뭐라고 하든 다들 거뜬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나? 한국교회 부흥에는 목사들의 의리가 한몫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교회는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참 한결같다. '전통' 혹은 '관습'이라고 하는 아주 묵직한 근거가 한국교회의 풍토를 완전히 잡아 두기 때문이다. 올해 열린 예장합동 총회에서 여성 안수가 허용되지 못한 이유도 그렇고, 동성애 반대 운동에 열성적으로 앞장서는 이유도, 심지어 지구가 6000년밖에 안 된다고 주장하는 창조과학의 젊은지구론을 신빙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이유도! 어떠한 세상 풍파와 유혹에도 한결같이 신앙과 고집을 지켰기 때문이다.
때로 아주 강력한 문제 제기와 설득이 교회 내외로 들어오기도 하는데, 한국교회는 끄떡하지 않는다. 왜? 한국교회는 그럴 때마다 '성경적'이라고 하는 치트키 같은 근거를 내세우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너무 가부장적인 거 아니냐'라거나 '다 죄인인데 왜 유독 동성애자만 정죄하냐'는 비판이 들어와도 '성경에 그렇게 쓰여 있다'고 말하면 된다. 시대가 이토록 변해도 먹힌다니, 이 얼마나 한결같으며 얼마나 놀라운 논리인가!
K-팝, K-푸드, K-영화, 그리고 K-방역처럼 한국의 우수하다는 것들에는 죄다 'K'가 붙길래, 한국교회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 이야기해 봤다. K-방역과 대조적으로, 요즘 한국교회가 너무 '공공의 적'처럼 이야기되고 있어서 '변명 아닌 변명'을 해야 할 것만 같았다. K-교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가만있을 수 없지 않겠나. K-교회의 우수성을 잘 모르고 떠드는 세상 사람들 말을 듣자니 갑갑하기도 하고. 그런데 이렇게 글을 다 쓰고 보니, 가슴이 더 답답해진다. 뭐랄까, 정말 나는 모르겠다. 이 마음이 '자뻑'에서 오는 건지, 아니면 '자괴自壞'에서 오는 건지를….
백영재 / 대학생. 기독 인문 계간지 <이제 여기 그 너머>와 대학-청년 사회 르포집 <지느러미>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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