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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요 목사 목회칼럼] 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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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0-11-04 | 조회조회수 : 4,09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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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아침, 막내딸을 학교에 데려다주는 길이었습니다. 매캐한 냄새와 함께 심상치 않은 강풍이 불며 찻길에 나뭇가지들이 마구 굴러다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산불이 난 것이었습니다. 얼바인은 산불 위험이 없는 지역이라 믿었기에, 멀리 수양관 쪽에 또 불이 났나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얼바인에도 대피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속절없이 꺾여 나뒹구는 나뭇가지들이 널린 위험한 거리를 조심조심 운전하여 교회에 와서 기도하면서, 이미 비상 상태인 팬데믹 상황을 뚫고 가고 있는 베델교회가 또 하나의 파도를 넘는다는 각오로 교회를 열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현장예배로 매주 교회를 열고 있는 우리 베델교회의 익숙한 실력으로 방역과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대피하는 성도들을 위해 교회 안에 쉼터와 거처를 마련하기로 결정하고, 목회자들이 쉬는 월요일임에도 모든 교회 스태프들이 총동원되어, 물과 라면 및 생필품을 준비하고 셀 목자 들을 통해 교회가 열려 있음을 알렸습니다. 


대피 명령을 받은 분들이 삼삼오오 교회로 몰려오기 시작했고, 교회학교 교실에서 이분들이 잠시나마 쉴 수 있도록 도와드렸습니다. 닫혀있던 주방을 가동하여 아침, 점심, 저녁 식사 및 간식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오후가 되면서는 교실이 다 차서,급기야 체육관에까지 텐트를 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을 연결해 드리고 좀 더 편한 숙소를 찾는 분들을 안내해 드리면서 분주한 첫 날을 보냈습니다. 


마땅한 거처를 마련하지 못한 분들은 춥지 않게 교회에서 밤을 날 수 있도록 교회수양관에 있는 매트와 침낭을 가져와 나눠 드렸습니다. 새벽에는 체육관에 한두 번씩 히터를 틀어서 춥지 않도록 하고, 우리 사역자들은 이분들과 함께 교회에서 밤을 지키며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님, 우리 성도님들의 가정과 재산을 지켜 주옵소서!” 지난번 산불로 저희 교회 수양관 코 앞까지 산불이 다가왔을 때, 밤 10시에 모여 긴급 기도회로 모여 부르짖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때, 주님께서 바람의 방향을 바꿔 주셔서 지금의 교회 수양관을 지켜 주셨던 것처럼, 이번에도 성도님들의 안전을 지켜 주실 것을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지난 수요일 밤, 대피했던 성도님들이 한 분도 산불 피해 없이 모두 가정으로 복귀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눈물로 주님께 감사를 올려드렸습니다.


불은 정말 위험합니다. 해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인 산불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는데, 정말 그럴 리 없다 생각했던 얼바인에도 불이 났습니다. 2020년은 놀라움과 기습의 연속입니다. 우리 평생 겪어 보지 못한 팬데믹 현상이 8개월째 지속되고, 전국적인 시위가 폭동으로 변하는 격동을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제는 산불입니다. 


어리둥절해할 틈도 없이 “주여!”를 외치며 이리저리 뛰다가 주변이 고요한 밤 10시가 됩니다. 대피한 성도님들도 잠을 청하는 불 밝힌 교회 식당에 수북이 쌓여 있는 쌀과 라면, 간식들을 보면서 산불이 몰고 온 따뜻한 주님의 사랑에 더는 춥지 않았습니다.


김한요 목사(벧엘한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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