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구 장로 칼럼] 텃밭이 옥토밭으로 바뀌듯 마음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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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아내와 함께 둘째 딸 집을 방문하여 며칠 동안 딸 가족과 함께 지낸 적이 있었다. 사위는 집 뒷뜰에 여러 나무를 심고 채소를 가꾸는 것을 무척 좋아했는데, 나와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손주들도 아빠를 따라서 뒷뜰에서 나무와 채소에 물을 주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무척 즐거워했다. 아이들은 과일을 좋아하고 뒷뜰에서 재배한 채소도 잘 먹었다.
가족이 넷이다 보니 식사나 과일을 먹고 나면 음식 찌꺼기와 과일 껍질이 매일 많이 나왔다. 그런데 딸과 사위는 싱크대 밑에 통을 두고 모든 음식 찌꺼기와 껍질을 그 안에 넣고는 뚜껑을 닫아 두었다. 처음에는 분리수거용으로 알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 통을 뒷뜰로 가지고 나가 땅을 파고 묻는 것을 보았다. 이유를 묻자, 사위는 땅에 묻으면 거름이 되어 좋다고 했다. 그 말이 내 귀에 쏙 들어왔다.
며칠 후 집으로 돌아온 나는 그날부터 집에서 생기는 음식 찌꺼기와 과일 껍질을 모으기 시작했다. 하루에 한 번씩 이른 아침이나 저녁 퇴근 후에 뒷뜰 텃밭을 파고 모아둔 찌꺼기를 묻었다. 겨울이나 한여름에는 채소가 잘 자라지 않아 텃밭이 비는데, 그 시기에 꾸준히 묻어 두었다. 그러다 봄과 가을이 되어 씨앗을 뿌리니 예전보다 훨씬 싱싱한 채소들을 수확할 수 있었다.
또 텃밭이 아닌 잡초투성이 빈 땅에도 땅을 파고 찌꺼기를 묻어 두었더니 그 삭막한 땅도 옥토로 바뀌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텃밭은 점점 넓어지고, 더욱 옥토가 되어 쑥갓, 상추, 열무, 파 등 여러 채소가 잘 자라 가족에게 유익한 먹거리를 풍성히 제공해 주었다. 아침과 저녁에 채소에 물을 주며 하루하루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은 참으로 크다.
텃밭이 옥토밭으로 바뀌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의 마음밭을 생각하게 된다. 성경 마가복음 4장 3~8절에는 씨 뿌리는 비유가 나온다. 씨가 길가에 떨어지면 새들이 와서 먹어 버리고, 돌밭에 떨어지면 흙이 얕아 해가 뜨면 말라 버리고, 가시떨기에 떨어지면 가시에 막혀 열매를 맺지 못한다. 그러나 좋은 땅, 즉 옥토에 떨어진 씨앗은 싹이 나고 잘 자라서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결실을 맺는다.
텃밭에 음식 찌꺼기를 묻어 옥토로 바뀌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밭도 처음에는 길가, 돌밭, 가시떨기 같을지라도 갈아엎고 돌과 가시를 제거하고, 그 마음에 하나님의 말씀을 심으면 옥토밭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 역시 초등학교 때까지 시골에서 자란 개구쟁이였고, 어머니 손에 이끌려 교회에 다니기는 했지만 예수님을 마음에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해 길가밭, 돌밭, 가시떨기 같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팔공산 중턱의 작은 교회에서 열린 부흥회 마지막 새벽기도회에서 예수님을 만났다. 그동안 지은 죄를 회개하며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많이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부터 내 마음의 밭을 갈아엎고 예수님의 생명의 말씀을 심기 시작했다. 그 이후 말씀은 조금씩 내 마음에 스며들었고, 부족하지만 말씀의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다. 메마르고 삭막했던 마음밭이 주님의 은혜로 옥토밭이 되어 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된 나는 지금의 아내와 함께 믿음의 가정을 이루게 되었고, 하나님께서 주신 세 자녀 모두가 믿음 안에서 아름다운 가정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참으로 귀한 열매를 주신 하나님께 늘 감사한 마음이다. 이 모든 일들은 오직 전적으로 주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하며, 앞으로도 늘 하나님께 영광을 드높이는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이훈구 장로 G2G 선교회 대표
저서: 크리스천 자녀교육 결혼을 어떻게 시켰어요?/ 축복의 통로가 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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