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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 “캬 ~~ 이래서 월드컵은 지구촌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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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6-07-08 | 조회조회수 : 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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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별로 관심이 없는 나에게도 월드컵은 좀 다르다. 남이 장에 간다니까 거름지고 나서는 꼴은 결코 아니다. 지구촌 여러나라들의 ‘평준화 마당’이란 관점에서 보면 더욱 흥미롭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미국내 개막전이 남가주 소파이 스태디엄에서 열렸다. 미국이 파라과이를 4:1로 껐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국력이 파라과이 보다 4배 강하다는 뜻은 아니다. 월드컵에서는 군사력, GDP, 혹은 핵무기나 항공모함도 아무 소용이 없다. 오직 11명의 선수와 하나의 공만이 있을 뿐이다.


월드컵에 세계가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내 생각에는 국가간 ‘일시적 평등’이 실현되는 마당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프리카 민주콩고는 에볼라 때문에 현재 고생하는 나라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거의 초토화가 된 이란도 참가했다. 참가국 중에  모로코, 가나,  우루과이, 알제리, 아이티, 크로아티아, 세네갈, 코트디부아 같은 나라들은 사실  지구촌 어디에 박혀 있는 나라인지도 모르고 지나치며 살아왔다. 더구나 ‘전차군단’ 독일과 지난 14일에 맞선 퀴라소란 나라는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생소한 나라다.


아무튼 생각해 보자. 미국과 우즈벡의 경제력은 비교가 안 된다. 프랑스와 파나마의 인구도 비교가 안된다. 독일과 가나의 산업 규모도 비교가 안된다. 그러나 월드컵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은 모두가 똑같은 조건이다. 11명 대 11명. 그래서 축구는 ‘가난한 나라의 희망’이 되고 있는 것이다.  


월드컵은 국경을 넘어서는 인류 공동의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월드컵 기간에는 정치, 종교, 언어가 잠시 뒤로 밀려난다.


더욱 기막힌 월드컵의 감동은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드라마가 연출되기 때문일 것이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우디 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꺾었을 때 전 세계가 놀랐다.


같은 해 모로코가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4강에 진출한 적도 있다. 이런 장면은 현실 정치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미국과 파라과이가 맞짱 뜬다? 그게 어디 국가간 현실로 볼 때 있을 법한 일인가?  그래서 월드컵은 “작은 나라들도 꿈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다.


그러나 월드컵이 채워주지 못하는 허점도 있기는 하다. 경기장 밖의 불평등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또 경기장 안에서는 평등하지만 준비과정은 평등하지 않다.


축구 강국들은 좋은 유소년 시스템, 막대한 투자, 최첨단 훈련 시설, 풍부한 인재 풀을 가지고 있다. 그런 반면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훈련장조차도 부족하다고 한다. 결국 경기장 안의 평등은 아름답지만, 경기장 밖의 현실은 여전히 불평등한 것이다.


지나치게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것도 월드컵의 어두운 면으로 지적 받을 수 있다. 상대국을 비하하거나 인종차별, 폭력적 응원은 과열을 부르고 애국심을 변질시킬 수도 있다. 스포츠가 사람을 하나로 묶기도 하지만 때로는 국수주의를 자극하기도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더구나 월드컵이 끝난 다음 날에도 전쟁은 계속되고, 빈곤은 남아 있고, 난민 문제도 사라지지 않는다.  축구는 인류를 잠시 하나로 만들 수 있지만, 인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월드컵은 단지 ‘현실의 휴전’에 불과할 뿐이다.  


그럼에도 월드컵이 중요한 이유, 그것은 월드컵의 가장 큰 가치를 승패가 아니라 ‘인류가 하나의 규칙을 공유한다는 사실’에서 찾아야 한다. 국제사회는 늘 갈등하고 싸우고 수틀리면 쳐들어가는 세상이지만 월드컵에서는 심판의 판정을 인정하고, 정해진 규칙을 따르고, 그리고 경기후에는 악수하고 헤어지지 않는가?  이건 어쩌면 우리가 꿈꾸는 국제사회의 축소판인지도 모른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월드컵 한 달 동안은 인류가 ‘총 대신 공으로 경쟁하는 방법’을 보여줄 것이다.


그래서 월드컵은 단순한 스포츠 대회가 아니라, 인류가 서로 다른 깃발 아래 살면서도 하나의 운동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거대한 문명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월드컵이 열리는 동안 국력도, 영토도, 인구도, GDP도 잠시 잊는다. 월드컵의 푸른 잔디 위에서는 작은 나라와 큰 나라가 같은 크기의 골대를 향해 달린다. 그것이 월드컵이 4년마다 인류에게 선물하는 가장 아름다운 평등이 아니겠는가?


조명환 목사(크리스천 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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