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요 목사] 행복은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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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으로 제 차를 갖게 된 것은 결혼했을 때입니다. 신학원 2년 차 때 결혼을 했는데, 그때까지 저는 이웃에 사는 전도사님 차에 동승하여 등교를 했었습니다. 결혼하면서 어렵사리 부모님이 사주신 중고차 한 대를 처음으로 ‘내 차’로 갖게 된 것입니다. 이 중고차를 고쳐가며 6년쯤 타다가 새 차를 리스하게 되었는데, 세상에 굴러다니는 새 차들은 다 제 차 같았던 그때의 기분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예배당을 빌려 예배드리는 서러움을 겪어 보셨는지요? 제가 필라델피아에 살 때 섬기던 모 교회는 미국 교회에 세 들어 예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주일 예배만 드리고 나면 미국 교회 목사님께서 마치 우리가 계약 위반을 한 양, 한 페이지 분량의 시정사항을 적어 주시던 기억이 납니다. 세월이 흘러 자세한 내용들은 가물가물하지만, 아이들이 너무 기물을 함부로 쓴다는 것과 심지어 교회 주차장에 주차된 자동차가 금을 밟았으니 제대로 주차해 달라는 요구도 있었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돌아오는 주일에 광고에 나누면 성도들은 울분을 감추지 못하고, 셋집 예배당의 서러움을 고스란히 삭이곤 했습니다. 그러나 그 울분이 동기가 되어서 땅을 사고 교회당을 지어 비교적 빠른 시기에 자체 교회당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때 청년시절에 교회당을 짓는다고 노력봉사에 동원되어 한때 마구간이었던 교회터를 치우며 앞으로 세워질 내 교회를 꿈꾸며 고생스러웠지만 참 행복했었습니다. 아직 세워지지도 않은 예배당을 꿈꾸며 마치 다 가진 자처럼 말똥 냄새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행복했던 추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처럼 아직 가지지 않았지만 새 자동차를 보고 다닐 때, 아직 자체 예배당은 없지만 예배처소를 마련하기 위해 땀을 흘릴 때가 원하던 것을 실제로 소유했을 때보다 더 행복감이 높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행복은 진행형일 때 그 가치가 나타납니다. 목표를 향해 가고 있을 때 더욱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꿈과 비전은 우리의 행복지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그 날을 꿈꾸며 사는 사람에게는 에너지가 넘칩니다. 눈이 초롱초롱합니다. 무슨 일을 해도 신명 나고, 어려운 숙제는 밤을 새워도 풀어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는 팬데믹 상황에서 그 이후를 꿈꿉니다. 그때 하고 싶은 일들을 계획해 봅니다. 그래서 지금 행복합니다. 아니, 행복지수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지금 중고차를 몰고 다녀도, 아직 내 집이 없어도, 새 차를 가질 그 날이 있을 것을 믿고 내 집 뒷마당을 나 스스로 꾸밀 날을 바라보고 행복을 향해 달리듯 우리도 그 꿈을 꾸며 이 팬데믹 시간을 뚫고 갈 것입니다.
김한요 목사(베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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