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 목사의 목양칼럼] 이런 장례식을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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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인 26일은 필자가 오랫동안 동역자로 한 교단을 섬겨왔던 나성샘물교회 고 권대근 목사님이 부르심을 받은 1주기를 맞는 날이었습니다. 교회만 아니라 교단에서도 큰일을 해 오셨기에 추도 예배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교회나 교단으로부터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하루 전인 25일에 사모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추도 예배에 대한 소식이 없어 전화를 드렸습니다. 어떻게 된 일이신가요?" 사모님의 말씀은 교인들이나 교단으로부터 추도 예배에 대한 말씀이 있었지만 드리지 않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대신 유가족들만 모여서 가족 중심으로 행사를 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그 시간과 장소는 어디입니까?" '유골을 모신 집'이라고 하셨습니다. "다른 사람은 오지 아니해도 나는 가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주변의 권면에도 불구하고 그런 결정을 하신 사모님의 각별하신 믿음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면서 오래 전에 필자가 결심하고 했던 일이 기억되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입니다.
언젠가 세상을 떠나갈 날이 내게도 올 것을 대비하여 필자가 섬기는 교회 당회원들에게 필자가 주님께 부르심을 당하여 세상을 떠나면 “나는 이런 장례식을 원합니다”라는 문서를 만들어 구두로 말씀을 드리고 그 문서를 두툼한 당회록 겉표지 안쪽에 서류 클립으로 단단히 고정해 놓았습니다.
하나님께 큰 은혜를 받아왔기에 생명을 이어주신 것에 대한 감사함을 늘 잊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15-6년 전에 대학병원에 사후 시신을 기증해 놓았습니다. 그러므로 부르심을 당하는 순간 자녀나 누구도 나의 시신을 만나거나 볼 수가 없습니다. 즉시 인근의 대학병원으로 이송되기 때문입니다.
당회원들에게 드리는 문서의 내용으로는
1) 신문에 부고를 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2) 조화나 조의금은 사양해 주시기 바랍니다.
3) 예배는 천국 환송식으로 한 번만 해주시기 바랍니다.
4) 매년 추도 예배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나는 성경을 믿습니다.
사도들이 고백한 사도신경을 믿습니다.
나의 몸은 죽었지만, 영혼은 살아서 영원히 주님과 함께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의 시신을 감사함으로 주신 하나님께 돌려드립니다.
이 일을 성실히 이행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고 권대근 목사님은 만날 때마다 “나는 천국을 믿습니다”라는 말씀을 강조해 오셨습니다.
교인들만 아니라 목회자들이 모일 때도 반복해서 말씀해 오셨습니다. 필자도 그 말을 여러 번 들었습니다. 그 믿음을 이어받아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 아버지, 오빠, 형님을 잃고서 큰 슬픔으로 힘든 때를 이겨나가시는 유가족 모두에게 주의 평강이 함께 하시길 축복합니다.
2025년 9월 26일 새벽에
이상기 목사(평강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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