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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구 장로 칼럼] 주일 점심 당번에서 찾은 작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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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6-08-24 | 조회조회수 : 13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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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는 교회나 해외에 있는 한인교회에는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 외국 교회들은 주일예배 후에 교회에서 점심식사를 함께하는 경우가 그렇게 흔하지 않다. 하지만 한국교회와 해외의 한인교회들은 주일예배 후에 교회에서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경우가 대체로 많은 편이다.


아주 작은 교회들은 사모님이 중심이 되어 매주 점심식사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조금 더 규모가 큰 교회에서는 구역이나 그룹별로 몇 명씩 당번을 정해 일 년에 몇 차례씩 점심식사를 준비하기도 한다.


내가 출석하고 있는 교회는 주일마다 약 60명분의 점심을 준비한다. 각 가정에서 가족의 생일이 있는 주일이나 특별한 날을 자발적으로 선택해 식사 당번표에 부부의 이름을 기록한다. 그렇게 연초에 일 년 동안의 주일 식사 당번이 정해지고, 순서가 다가오면 그 가정에서 점심식사를 준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각 가정이 자신들이 맡은 날에 정성을 다해 음식을 준비하고 성도들을 섬기는 모습을 볼 때마다 참 아름다운 공동체라는 생각이 든다.


나와 아내도 몇 년 전까지는 식사 당번이 다가오면 매번 무엇을 준비할 것인지 고민했다. 아내가 시장을 보고 토요일부터 미리 재료를 준비해 일 년에 네 번 정도 교회 점심식사를 담당해 왔다. 그런데 식사 당번을 마치고 나면 아내가 손목이나 어깨가 아프다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었다.


특히 몇 년 전 아내에게 어깨 회전근개 질환이 찾아온 이후에는 많은 양의 음식을 준비하는 일이 더욱 힘들어졌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하면 아내가 힘들지 않으면서도 기쁜 마음으로 식사 당번을 계속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한 끝에 지금까지 해 오던 방식과 조금 다르게 해 보기로 했다. 집에서 많은 재료를 준비하고 직접 요리하는 대신 음식을 미리 주문해 배달받거나, 주일 아침 일찍 식당에서 찾아 교회로 가져가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처음 몇 번은 피자를 주문해 배달하도록 했다. 그러다가 한인이 운영하는 치킨 가게에서 음식을 주문하기도 했다. 밥은 교회 밥솥으로 준비하고 김치는 미리 구입해 함께 먹도록 했다. 배달을 해 주니 편하고 좋았지만, 그래도 뭔가 조금 더 다양하게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아내와 의논한 후 중국 뷔페식당을 찾아갔다. 그곳의 여러 음식 가운데 소고기 볶음과 닭고기 요리, 그리고 그린빈 볶음, 이렇게 세 가지를 골라 주문하기로 했다. 여기에 김치와 귤 같은 과일을 준비하고 교회에서 지은 밥과 함께 먹도록 해 보았다.


그런데 예상외로 반응이 아주 좋았다.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두 맛있게 먹었고, 한인이 아닌 현지인 가족들도 좋아했다. 특히 젊은 부부들은 자녀들이 음식을 잘 먹어서 좋고 자신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며 감사 인사를 해 주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와 아내도 기분이 좋았다. 우리가 조금만 방법을 바꾸었을 뿐인데 준비하는 사람의 부담은 줄어들고,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의 즐거움은 오히려 더 커진 것이다.


그래서 이제 우리 가정의 식사 당번이 다가오면 토요일 오후에 식당을 찾아가 미리 주문하고 음식값도 계산해 둔다. 그리고 김치와 귤 같은 과일을 구입해 냉장고에 넣어 둔다. 주일 아침이면 나는 식당에 가서 주문해 둔 음식을 찾아 교회로 가져가고, 아내는 교회 밥솥에 밥을 준비하는 정도로 역할을 나눈다.


이렇게 하니 준비가 훨씬 간단해졌고 아내도 몸에 큰 부담 없이 함께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성도들이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것이 우리에게도 기쁨이 되었다. 식사를 마친 후 음식이 남으면 필요한 교인들에게 조금씩 나누어 드릴 수 있어서 그것 또한 감사한 일이 되었다.


생각해 보면 행복은 꼭 크고 특별한 일에서만 찾아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함께 둘러앉아 맛있게 먹고, 남은 것을 또 다른 사람과 나누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충분히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예전에는 식사 당번이 다가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부터 했고, 준비를 마치고 나면 몸이 힘들기도 했다. 그러나 방법을 조금 바꾸어 올해 벌써 세 번이나 식사 당번을 해 보니, 이제는 큰 고민이나 부담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를 섬기는 일도 꼭 힘들게 해야만 더 귀한 것은 아닐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고, 그것을 받는 사람들이 행복해한다면 그 또한 귀하고 감사한 섬김이 아닐까.


지난 주일에도 식사 당번을 잘 마쳤다. 맛있게 먹었다며 인사해 주는 성도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와 아내도 함께 웃을 수 있었다. 이제 우리 부부에게 주일 점심식사 당번은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라 작은 행복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어 가고 있다.


함께 준비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맛있게 먹어 주는 성도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그리고 작은 음식이라도 서로 나누며 함께 웃을 수 있는 교회 공동체가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다.


이훈구 장로(G2G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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