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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민 목사 목회서신] 밤이 깊어야 별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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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6-08-24 | 조회조회수 : 2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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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고뇌 속에서만 인생의 의미가 보이는 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문장은 우리를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고뇌(苦惱)란 무엇입니까? 고뇌(苦惱)란 ‘쓸 고(苦)’와 ‘괴로워할 뇌(惱)’의 합성어입니다. 몸으로 겪는 쓴맛과 마음으로 겪는 괴로움이 함께 있는 상태입니다. 고뇌는 단순한 고통이 아닙니다. 고통은 통증 그 자체이지만, 고뇌는 그 통증을 끌어안고 씨름하는 과정입니다. 잠 못 이루며 뒤척이는 밤, 답이 보이지 않는 질문을 붙들고 있는 시간입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를 하나님 앞에서 묻는 그 자리가 바로 고뇌의 자리입니다.   


그런데 소로는 그 고뇌의 자리에서만 인생의 의미가 '보인다'고 말합니다. 물론 우리 스스로 어떤 사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 우리는 어느 순간 인생의 의미가 문득 드러나는 것을 경험합니다. 소로의 문장이 사람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고뇌를 피하고 싶어 하면서도, 동시에 고뇌 없는 삶이 얼마나 얕은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육체의 단련 없이 강인한 근육을 얻을 수 없습니다. 피땀 어린 연습 없이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될 수 없습니다. 또한 수없이 반복되는 훈련 없이 노련한 투수가 나올 수 없습니다. 그와 같이 인생의 깊이도 저항과 훈련을 통과하지 않고는 깊어지지 않습니다. 밤의 어둠이 짙어질 때 별이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삶의 어둠이 깊을수록 오히려 그 속에서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하나님의 손길과 인생의 의미가 또렷하게 떠오르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뇌를 통과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요셉은 형제들에게 팔리고 감옥에 갇히는 세월을 지난 후에 총리의 자리에서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창 50:20)라고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욥은 잿더미 위에 앉아 침묵하시는 하나님을 향해 절규한 후에야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욥 42:5)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 5:3-4)라고 말씀합니다. 환난은 ‘짓누르는 압박’을 의미합니다. 삶의 예기치 않은 압박과 고난이 헛된 소망과 우상들을 깨뜨립니다. 인내는 고난 아래 머무는 끈기입니다. 인내란 삶의 무게와 고통을 피해 달아나지 않고 그 아래 머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과정에서 믿음의 근육이 강화됩니다. 연단은 ‘검증을 거쳐 빚어진 인격’입니다. 연단은 금속을 불에 달구어 불순물을 제거하고 순도를 입증할 때 쓰는 제련 용어입니다. 영어 성경에서는 ‘검증된 성품(character)’으로 번역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연단을 통과한 사람의 마음에 더욱 깊이 자리 잡는 것이 바로 소망입니다.   


소망은 헬라어로 ‘엘피스(elpis)’입니다. 소망은 막연히 잘 될 것이라는 낙관주의가 아닙니다. 소망은 환난 속에서 자신을 붙들어 주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경험한 사람의 확신입니다. 하나님은 소망의 하나님이십니다(롬 15:13). 하나님은 고난을 통해 우리 안에 소망을 형성(形成)시켜 주십니다. 형성(形成)이란 건축하는 것처럼 오랜 수고와 과정을 거쳐 조금씩 모양을 이루고 성숙해 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커트 톰슨은 《고통을 지나는 중입니다》(두란노)에서 소망은 형성된다고 강조합니다. 바울은 그 형성 과정을 환난, 인내, 연단, 그리고 소망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톰슨은 소망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는 공동체 안에서 고통 중에 있는 형제와 자매를 서로 돌볼 때 소망이 깊이 형성된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소망의 역설입니다. 영성가들은 영성 형성(Spiritual Formation)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성숙한 영성은 한순간에 하늘에서 임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영적 훈련을 통해 형성됩니다. 그런 면에서 소망도 고난과 고통과 고뇌의 과정을 거쳐 형성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 자신이 소망의 사람이 됩니다.   


우리가 소망의 하나님을 만날 때 소망을 품게 됩니다. 우리가 소망의 사람이 될 때 우리를 만나는 사람들이 소망을 품게 됩니다. 대단한 성공이나 업적을 남기지 못할지라도 우리가 소망의 사람이 된다면, 우리를 만나는 사람들이 소망을 품게 될 것입니다. 소망의 사람은 환난과 인내와 연단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제게는 소박하지만 쉽지 않은 목표가 있습니다. 소망의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 교회 공동체가 소망의 공동체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고난과 고뇌까지도 소망을 빚어내는 은총의 도구로 사용하십니다. 고뇌를 통해 더욱 깊은 소망의 사람으로 성장하고 성숙하시길 빕니다. 


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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