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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정 박사의 ADHD 이해하기] ADHD 진단 및 치료의 역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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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1-01-18 | 조회조회수 : 3,19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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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국에서 소아 정신과 수련 과정을 끝내었던 1977년경에는 ADHD라는 병명이 없었다. 그리고 주로 행동 항진이 주요 증상인 환자들을 hyperkinetic child syndrome이라 부르고, 가족 치료를 중요시 했다. 왜냐하면 이런 아이들로 인하여 부부 싸움은 물론, 형제들과의 불화나 이웃들과의 문제가 자주 불거졌기 때문이다. 1980년대와 1990년대를 지나면서 MRI 촬영술, 유전인자의 연구, 뇌 안의 뇌전파 물질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주의산만 및 행동 항진 증세가 뇌에서 일어나는 생리적(biological or neurological) 현상임을 알게 되었다. 더 이상 부모가 잘못 길렀기 때문이라던가, 아이의 도덕성이 부족한 것으로 취급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동양권에서는 어린 아이가 태어난 후 약 4-5살까지는 문제 행동이 어느 정도 보이더라도 어른들이 그대로 받아주었다. 아이들에 대한 훈련과 교육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5살 이후였다. 그 시기를 아이들의 발육 및 성장 과정 중 부모나 선생님을 본받아서 그들과 같이 되려고 노력하는 시기(identification stage)로 본 것이다. 그래서 엄한 규율을 세워 따르도록 했고 필요한 경우에는 체벌을 가하기도 했다. 아마 서당에서 훈장님에게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는 아동이나 청소년들의 그림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에 비해 서양에서는 훨씬 더 어린 나이에 훈육을 시작한다. 예를 들어서 나의 한 살 반된 환자의 경우, 그의 어머니는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논 후 깨끗이 치우지 않는다고 엄하게 혼을 냈다. 술을 많이 마시던 자신의 어머니에게 실망했기 때문에 ‘내 아이는 정말 잘 길러야지!”라고 결심했다는 것이다. 즉 아이를 잘 기른다는 것과 열심히 훈련시켜서 빨리 어른같이 만든다는 것을 동일시하는 듯했다. 


가끔 박물관에서 중세기 시대의 그림을 보면서 내가 놀라는 것은 어린 아이들의 표정이나 몸짓이 어른들과 똑같다는 사실이다. 몸의 사이즈만 작을 뿐 영락없는 ‘작은 어른’들이다. 그러니 말 안듣는 아이들을 벌해서 ‘moral character’로 만들려다가 죽여버리는 일도 있었다는 것이 별로 놀랍지 않다. 


유럽의 일부 지역에서는 아이를 낳은 후 어린 시절에 시골에 사는 소작농에게 보내 키우도록 한 다음, 12살 정도 되었을 때 집으로 데려 왔다고 한다. 피아제가 말하는 ‘조작적 사고(operational thinking)’가 가능해지는 시기이니, 어른 비슷한(?) 때가 된 것이 아닌가. 이러한 사회 환경 속에서 어떤 아이가 정신없이 휘젓고 다니고, 제 나이보다 두세 살이나 어리게 행동하며, 교회 예배 중에 팔다리를 흔들어 대고, 자꾸 옆 사람을 찔러대며 말을 시킨다면 누구나 부모를 탓했을 것이 분명하다. <계속>


- 수잔정 박사의 신간 "나와 나의 가족이 경험한 ADHD" 중에서 – 


수잔 정 박사/ 소아정신과 전문의, 전 카이저병원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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