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의 꽃 이야기] Green Thumb 식물을 살리는 기적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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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서 사역 후 은퇴, 버지니아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이근호(다니엘) 목사님의 꽃 이야기를 게재합니다. 이 목사님은 글을 읽는 많은 분께 위로와 용기와 소망을 주는 글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꽃 이야기를 쓰면서
멀리 선 아름답게만 보이던 꽃집이 막상 가게를 맡아서 일을 해보니 뒤에선 중노동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침 일찍 가게에 나가 꽃을 다듬고, 하루 종일 배달을 하고 나서 가게 문을 닫고 나면 그때부터 청소와 뒷정리가 시작되고 거기에다가 처음 몇 달 동안은 가게 내부를 완전히 새롭게 바꾸는 레노베이션을 하느라 매일 밤 자정이 넘어서야 집에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몸이 너무 힘들고 지쳐서 글을 쓴다는 것이 내게는 사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꽃을 다루고 배달을 하며, 숱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내 앞을 스쳐 갔습니다. 슬프고, 가슴 아프고, 즐겁고, 행복하고, 아름답고, 재미있고, 감동적이며, 소중한 이야기 소재들이 무수히 마음에 떠올랐지만, 그것들을 붙잡아 글로 옮겨놓지 못한 채 모두 다 떠내려 보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좀 늦기는 했지만, 이제부터라도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하나씩 ‘꽃 이야기’를 써서 아직 내 카톡에 남아있는 분들에게 보내드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보낼 대상이 없이 허공에 글을 뿌리고 싶지는 않아 마치 편지를 써 보내듯 사랑하는 이들에게 이 꽃 이야기를 띄워 보냅니다.
Green Thumb 식물을 살리는 기적의 손
‘Green Thumb'란 단어를 직역하면 ‘녹색 엄지손’으로 식물을 살리는 기적의 손을 말합니다. 어떤 플랜트나 꽃도 이 사람 손에만 들어가면 기적같이 살아나는 마법의 손을 가진 사람입니다.
저희 장모님이나 아내는 ‘Green Thumb'로 그 손에 들어가는 플랜트나 꽃은 다 시들어 죽어가던 것들도 살아날 뿐만 아니라 정말 기적같이 싱싱하고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보면서 정말 기적의 손이구나 하며 감탄을 합니다.
그런가 하면 꽃이 그 손에 들어가기만 하면 시들어 죽는 ‘죽음의 손’도 역시 존재합니다. 예전 교우들 가운데에는 어떤 식물도 자기에게 오기만 하면 다 죽는다고 한탄하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저는 그런 두 종류의 분들을 오래 보면서 그들의 차이점이 무엇인가를 관찰해보았습니다. 더구나 꽃집을 운영하면서 꽃과 플랜트들을 돌보다 보니 그 차이점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타고난 ‘기적의 손’과 ‘죽음의 손’ 차이가 아니라 식물에 대한 그들의 관심과 쏟아붓는 정성의 차이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Green Thumb'라고 하는 사람들은 플랜트나 꽃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항상 살펴보고 적당히 물을 주며 그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손에 들어온 꽃과 플랜트가 싱싱하게 잘 자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꽃이나 플랜트가 처음 들어왔을 때는 예쁘다고 좋아했지만 그건 잠시, 그 이후로는 집안에 있는지 생각조차 나지 않아 목말라 죽어가는 식물에게 물도 주지 않고 전혀 돌보지 않은 채 다른 일에만 온통 정신을 뺏겨 살다가 어느새 그 식물이 다 시들어 말라 죽어있는 것을 보면서, ‘난 어쩔 수 없어! 내게 오는 식물은 이렇게 다 죽고 말아!’라며 한탄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음에 또 플랜트나 꽃을 선물 받으면 정신을 바짝 차리고는 ‘이번엔 잘 살려봐야지!’라고 마음을 먹지만 그 관심과 정성은 결심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그러므로 타고날 때부터 ‘마법의 손,’‘죽음의 손’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천성적으로 식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존재하는 것이니 식물이 죽고 사는 것은 어떤 주인을 만나는가에 따라 좌우되는 것임은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나는 원래부터 식물을 돌보는 일에는 별 관심도 정성도 없는 사람이라 꽃집을 운영하며 꽃을 돌보는 일이 잘 맞지도 않고 그 일이 내게 쉽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꽃가게를 하면서 수많은 플랜트들과 꽃들을 내 무관심으로 인해 시들어 죽게 버려둘 수는 없는 일이라 나름대로 정성을 쏟으려 노력하며 가게 안을 다니면서 관심을 갖고 돌보며 그들이 잘 자라도록 축복해주고 있습니다.
아내의 ‘Green Thumb'와 내 노력이 합쳐 우리 꽃가게 안에 들어온 플랜트들과 꽃들은 시들거나 죽지 않고 싱싱하게 살아서 그들을 원하는 고객들의 손에 들려져 기쁨과 행복을 선사하며 자신들에게 주어진 사명을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자식을 키우고 사람들을 양육하는 것도 마치 식물을 돌보는 것처럼 타고난 기적의 손과 죽음의 손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관심과 정성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이 다니엘(근호) 목사는 1977년에 도미, George Mason 대학에서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Central Bible College와 Full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선교학 전공했으며, 1987년 목사 안수를 받은 후 30년간 이민 목회와 함께 지난 25년간 미국 전역에서 부흥집회를 인도했고, Billy Graham의 LA Rose Ball 전도집회에서 통역 설교를 담당했다. 2017년 목회직을 사임한 후 2018년 2월부터 버지니아에서 Lake Ridge Florist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물이 흐르는 곳에 식물은 자란다"(베드로서원), "모든 것을 가진 것보다 더 감동 있는 삶"(쿰란출판사), 다니엘 꽃이 야기(Daniel's Flower Story)"(도서출판 레드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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