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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의 꽃 이야기] Delivery, 그 수많은 사연들을 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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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1-06-02 | 조회조회수 : 15,56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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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게를 시작하면서 내게 주어진 가장 주된 업무는 배달입니다. 그것은 선택사항이 아닌 피할 수 없는 나의 의무요, 우리와 같은 family business에서는 주인이 반드시 감당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고객이 전화와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그 꽃을 받는 이들에게 배달하는 것으로 비즈니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꽃을 디자인하는 것과 배달은 꽃가게의 수많은 일 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핵심 요소가 됩니다.

   

뿐만 아니라 아무리 꽃을 잘 만들어도 그것을 들고 나가다가 어디에 스쳐 꽃이 부러지거나, 차 안에 잘못 고정시켜 운전 중 넘어져 물이 쏟아지고 꽃들이 병에서 빠져나와 사방으로 흩어진다거나, 계단이나 길가에 튀어나온 곳에 걸려 넘어진다거나, 끝까지 잘 가져갔다가도 비슷한 집들을 혼동해 옆집에 놓고 왔다거나 하면 모든 것이 헛수고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꽃 배달의 관건은 받는 사람이 집에 있는가 하는 것인데 사람이 없는 경우 보통은 집 앞에 놓고 오지만 바람이 몹시 부는 날엔 꽃병이 넘어지거나 날아 가버리니 놓아둘 수 없고, 무더운 날엔 꽃이 시들어버리니 안 되고, 추운 겨울엔 밖에서 얼어버려 문 앞에 놔두고 오지 못합니다. 더구나 풍선이나 초콜릿 등이 함께 가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어떠한 날씨의 악조건일지라도 내가 몸으로 감당하면 되지만 집에 사람이 없을 땐 대책이 서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선책으로 옆집에 맡기거나 도로 가져와 주인이 집에 있는 시간에 다시 가져다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미리 전화를 해서 사람이 있는가를 확인하려 하지만 요즘엔 모르는 곳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잘 받지 않는 관계로 그것도 쉽지 않아 누가 집에 있기를 막연히 기대하며 배달을 나갑니다.


그러나 이 정도는 먼저 주인이 들려준 배달 사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발렌타인스데이와 마더스데이에 일용직으로 드라이버를 구해서 디자인한 꽃을 잔뜩 실어 내보냈는데 얼마 후 그가 돌아와서는 배달을 다 끝냈다고 해서 일당을 주어 보냈답니다. 그런데 그날 밤부터 다음날까지 꽃을 받지 못했다는 항의 전화가 계속 걸려와 알아보니 그 꽃들을 전부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는 일당을 받아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또 어떤 일용직 드라이버는 발렌타인스데이인 2월의 추운 날에 꽃을 들고 나가다가 짜증이 난다고 꽃들을 길거리에 모두 팽개치고는 가버렸답니다. 믿지 못할 사람들에게 배달을 맡기는 것엔 그런 위험이 따릅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거의 모든 배달은 내가 직접 감당합니다. 

   

예전에는 복음을 든 목사가 지금은 꽃을 든 남자가 되어 즐겁고, 힘들고, 보람있게 꽃을 배달하고 있습니다. 생일축하 꽃, 결혼기념일 꽃, 장례식 꽃, 결혼식 꽃, 자녀들이 부모님께 보내는 꽃, 부모가 자녀에게 보내는 꽃, 잘못한 남편이 아내에게 보내는 화해의 꽃, 졸업식 개업식 축하의 꽃,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주들에게 보내는 풍선다발, 회사 직원들에게 보내는 격려의 과일바구니와 초콜릿 바구니, 그리고 자녀의 죽음을 슬퍼하며 부모가 보내는 가슴 아픈 장례식 꽃 등 수많은 사연을 품은 꽃들을 싣고 사방을 다닙니다.


한마디 말이 사람들의 상처를 치료하고 죽어가던 사람도 살리듯 우리가 정성껏 만들어 배달하는 꽃이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고, 낙심한 자에게는 용기와 소망을 주며, 죽어가던 자들을 살리는 생명의 꽃이 되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운전대를 붙잡습니다. 


이근호(다니엘) 목사는 1977년에 도미, George Mason 대학에서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Central Bible College와 Full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선교학 전공했으며, 1987년 목사 안수를 받은 후 30년간 이민 목회와 함께 지난 25년간 미국 전역에서 부흥집회를 인도했고, Billy Graham의 LA Rose Ball 전도집회에서 통역 설교를 담당했다. 2017년 목회직을 사임한 후 2018년 2월부터 버지니아에서 Lake Ridge Florist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물이 흐르는 곳에 식물은 자란다"(베드로서원), "모든 것을 가진 것보다 더 감동 있는 삶"(쿰란출판사), 다니엘 꽃이 야기(Daniel's Flower Story)"(도서출판 레드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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