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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의 꽃 이야기] Funeral Flower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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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1-07-09 | 조회조회수 : 8,91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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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꽃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관 위에 올려놓는 casket spray, 옆에 세워놓는 길쭉한 standing spray와 둥그런 standing wreath, 십자가와 하트 모양의 cross spray와 heart spray, 그리고 그 크기도 큰 것, 중간 것, 작은 것 등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그중 특별히 casket spray와 관 옆에 세우는 standing spray나 wreath는 주로 가족들이 주문하는데 그들이 요구하는 방식도 spray 종류만큼이나 다양합니다. 어떤 사람은 우리 웹사이트에 나와 있는 샘플 그대로 해달라고 간단히 주문을 하고, 어떤 이는 고인이 무슨 색깔에 어떤 꽃을 좋아하니 그것에 맞추어 이 가격에 해달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떤 이는 찾아와, ‘난 돈을 요만큼밖에는 쓸 수 없으니 그 안에서 해달라’고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비싸게 할 필요 없으니 제일 싼 꽃으로 해서 아주 싸게 만들어주면 된다’라고 주문을 하기도 합니다. 듣고 있기가 너무 불쾌하고 괘씸해서 죽은 사람이 벌떡 일어나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싼 것을 만들지 못해서가 아니라 장례식 꽃을 그렇게 싸구려로 하면 보기도 너무 초라한 데다가 그것을 만들어가는 우리 꽃집의 입장도 곤란해지며, 어쩔 수 없이 그 꽃을 갖다줘야 하는 나도 매우 껄끄러운 마음으로 배달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도대체 사정이 얼마나 어렵길래, 살면서 부부관계 가족관계가 어땠길래, 마지막 떠나는 길에 장례식 꽃값을 이렇게 싼값으로 낮추어 흥정하는가 하고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 반면에 고객들 중에는 ‘값은 상관없이 가장 좋은 것으로 해달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내의 장례식 꽃을 주문하러 온 아담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아내의 이름을 말하려고 하면 눈물이 터져 나와 그 이름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울먹이는 소리로 casket spray와 standing spray를 주문하면서 ‘돈은 아무리 많이 들어도 상관없으니 가장 좋은 프리미엄으로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런 주문을 받으면 아내는 그 값에 맞는 spray를 만들기 위해 프리미엄에 해당하는 꽃들을 풍성하게 사용하여 작품을 만듭니다. 또한 아내를 향한 남편의 진정한 사랑을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꼈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정성을 기울여 최상의 spray를 만듭니다. 부모가 자식들을 차별 없이 사랑한다고 하지만 자식 각자가 부모에게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부모의 사랑도 차별화되는 것처럼 이런 고객을 위해 더욱 정성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인지상정이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정성 들여 만든 장례식 꽃을 싣고 가서 나는 flower door에서 직원에게 전해 주지 않고 식장 안으로 직접 들고 들어가서 관 위에 casket spray를 올려놓고, 관 옆에 standing spray를 세워놓았습니다. 거기서 일하는 직원들이 함부로 꽃을 다루지는 않나 하여 맘이 안 놓이고, 그렇게 정성들여 만든 꽃의 한 부분이라도 다칠까 염려가 되어 내가 직접 셑업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놓여진 꽃들이 식장 분위기와 어울려 얼마나 아름다운지 한참을 서서 감상하다가 돌아왔습니다.

   

며칠이 지나 아담으로부터 ‘너무 아름다운 꽃을 만들어주어 참석한 분들 모두가 감격하며 칭찬을 했다’고 감사하는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그리고는 몇 달이 지나서 아담은 다시 가게를 찾아왔습니다. 오늘이 세상을 떠난 아내의 생일날이라 묘지에 갖다줄 생일축하 꽃을 만들어달라며 아내의 이름을 다시 말하면서 지난번보다 더 크게 흐느끼며 한참을 우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 우리도 울컥하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어쩌면 저리도 아내를 사랑할까, 살아서도 그리고 죽은 후까지도...


나는 꽃가게를 하면서 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하며 오랜 세월 그 아내를 위해 헌신한 남편들, 매우 가정적이며 자녀들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을 희생하는 부모들을 만나면서 예전에 미국인들에 대해 가졌던 잘못된 선입견을 버리게 되었습니다. 결혼 50주년 golden anniversary 꽃은 꽤 많이 했고, 60주년, 심지어 70주년 결혼기념일 꽃들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진심으로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그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온 행복한 부부들이었습니다.


나는 수많은 장례식 꽃들을 주문받으면서, 그리고 그 꽃들을 만들어 배달하면서 인생을 어떻게 살고 죽음은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야 할 때, 어쩌면 내가 먼저 세상을 떠날 때 장례식 꽃값은 절대로 싼 값에 흥정하지 않고, 마지막 가는 길을 최상의 꽃으로 장식해줄 것입니다.


이근호(다니엘) 목사는 1977년에 도미, George Mason 대학에서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Central Bible College와 Full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선교학 전공했으며, 1987년 목사 안수를 받은 후 30년간 이민 목회와 함께 지난 25년간 미국 전역에서 부흥집회를 인도했고, Billy Graham의 LA Rose Ball 전도집회에서 통역 설교를 담당했다. 2017년 목회직을 사임한 후 2018년 2월부터 버지니아에서 Lake Ridge Florist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물이 흐르는 곳에 식물은 자란다"(베드로서원), "모든 것을 가진 것보다 더 감동 있는 삶"(쿰란출판사), 다니엘 꽃이 야기(Daniel's Flower Story)"(도서출판 레드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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