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 목사의 목양칼럼] 목사님이 부럽습니다
페이지 정보
본문
필자가 자주 방문하는 병원과 약국이 있는 건물 주차장 한 모퉁이에서 수년째 과일 가게를 운영하면서 교회를 담임하시는, 젊으신 P 목사님이 계십니다.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그곳을 방문할 때마다 서로 만나면 인사를 나누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제게 다가와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목사님이 부럽습니다!”
갑작스러운 인사를 받았지만 "그래요?"라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젊고 건강하신 목사님이 생각하시는 정도로 내게는 부러움을 살 만한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P 목사님은 물건을 팔기 위해서 손님들과 계속 대화를 나누셔야 하고 필자도 다른 장소로 이동을 해야 하기에 대화를 이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오는 길에 P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반복해서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P 목사님과는 오랫동안 교제를 나눈 사이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서로 잘 아는 사이도 아닙니다. P 목사님에 대하여 필자가 아는 것이 별로 없는 것처럼 P 목사님도 필자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안다면 주변에서 이 사람 저 사람을 통하여 들었을 정도일 것이라고 짐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교회를 담임하시는 목사님이 은퇴한 원로 목사를 향하여 부러워하시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오래전에 P 목사님이 필자에게 지나는 말로 던지신 말이 생각났습니다.
지금의 사업을 가능한 한 빠르게 중단하고 목회만 전념할 수 있기를 기도 중이라고 말씀하셨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간절하게 기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구한 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하므로 아직도 가게를 포기하지 못하고 계신 겁니다. 과일 가게를 중단하게 되면 교회의 문도 닫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가게를 통하여 얻어지는 수입으로 교회 렌트비를 포함한 운영비를 충당해야 하고 생활비도 감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간절하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 없어 안쓰러워하고 계신 겁니다. 필자가 걸어온 목회의 길도 다르지 않습니다. 순탄치 않았습니다. 마치 살얼음 위를 걷는 것 같은 위기도 있었습니다.
물론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 현역에서 물러나 원로 목사가 되었지만 지나온 과정에는 시험과 아픔도 많았습니다. 이는 필자만이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종으로 부르심 받아 교회를 담임하시는 모든 목회자들이 공통으로 당하는 시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우리의 가는 길에 이 같은 아픔이 있는 것일까요?
사단은 주의 일을 기뻐하지 않습니다. 사단의 최대 공격목표는 교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원수인 사단은 주님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선하고 신실한 목회자를 향하여 시도 때도 없이 반복해서 공격을 중단하지 아니하는 것입니다. P 목사님의 기도가 속히 응답되어 목회만 전념할 수 있게 되시길 축복합니다.
2025년 10월 13일
이상기 목사(평강교회 원로)
- 이전글다시 부르심 앞에 서서 25.10.13
- 다음글[강준민 목사 목회서신] 상처는 은혜의 빛이 스며드는 틈입니다 25.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