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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의 꽃 이야기] COVID-19 재앙이 가져다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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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1-09-21 | 조회조회수 : 7,24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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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의 경험이나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꽃가게를 시작했으므로 우린 처음에 많이 고전했지만, 열심히 일하며 우리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덕분에 1년을 넘기면서 홀로서기에 성공했고, 비교적 순탄한 항해를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예기치 않은 거대한 암초인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재앙을 만나기 전까지….


약 넉 달 전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우리 가게가 속해 있는 쇼핑몰 안의 거의 모든 가게가 속속 문을 닫았습니다. 언제나 가득 차 있던 주차장은 거의 공터가 되어버렸고, 슈퍼마켓과 배달을 하는 피자집, 그리고 우리 꽃가게 등 서너 곳만이 간신히 문을 닫지 않고 영업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봄이면 많이 들어오던 웨딩꽃 주문은 완전히 끊겼고, 이미 받은 주문들도 기약 없이 모두 연기되었으며, 자주 주문을 받던 장례식 꽃들도 간소화된 절차로 인해 주문이 거의 다 끊어져 버렸습니다. 예전에 자주 배달을 나가던 학교들과 오피스들은 모두 문을 닫았고, 우리의 주 고객이던 Greenspring 시니어 빌리지는 주민 외의 모든 차량이 출입을 못 하도록 통제하는 바람에 넉 달째 배달을 못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가게를 직접 찾아와 주문하던 손님들, 오다가다 들러서 꽃을 사가는 고객들의 발길도 완전히 끊기고, 전화나 웹사이트로 주문하던 분들도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졌는지, 아니면 아예 꽃집들이 문을 닫았다고 생각을 하고 주문을 하지 않기 때문인지 주문의 양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현저하게 줄어들었습니다. 요즘도 가끔 주문 전화가 오면 "지금도 장사를 하느냐? 주문하면 오늘 배달을 해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가장 먼저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동적으로 영업시간을 많이 줄이게 됐고, 아주 한가하면 아예 문을 닫아버리기도 합니다.


올해(2020년) 초 아내와 나는 금년 한 해 더 열심히 하면 빚을 다 갚을 수 있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이 해를 시작했습니다. 오랜 세월 우리를 짓누르고 있던 빚의 부담을 모두 떨쳐버리는 것이 우리의 첫 번째 목표요, 소원이었습니다. 그렇게 올해를 시작한 우리에게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정말로 예기치 않은 재앙이었습니다.


그래도 다른 많은 가게처럼 아주 문을 닫지는 않은 것을 감사하고 있지만, 주문이 뜸해지고 수입이 줄어들면서 우리는 렌트비와 유틸리티, 보험료 등을 나중으로 미루고 모든 지출을 줄이는 것으로 이 재앙을 대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언젠가는 갚아야 할 새로운 빚이 되어가고, 올해를 빚 청산의 해로 잡은 우리의 목표는 아직도 언제 끝날지, 끝난다고 하더라도 예전 상태로 회복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이번 사태로 인해 기약 없는 날들을 지나야만 할 것 같습니다. 

   

나는 꽃집을 운영하면서 일이 많아 바빠서 힘든 것보다 일이 없어 한가해서 힘든 것이 훨씬 더 힘들다는 사실을 실제로 체험하고 있습니다. 일이 많아 바쁠 때는 그렇게 붙잡아도 도망치듯 달려가던 시간이 일이 없어 한가해지면서 아무리 떠밀어도 버티고 가지를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게가 한가해지고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나는 ‘꽃 이야기’를 쓰기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요즘엔 꽃가게를 하다 보니 꽃 이야기를 쓰게 된 것이 아니라, 꽃 이야기를 쓰기 위해 꽃가게를 하게 되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꽃 이야기를 쓰는 것이 매일의 중요한 일과가 되었습니다. 언젠가 소재가 떨어지면 끝날 이야기지만 하나를 쓰고 나면 또 하나의 다른 이야기가 떠올라 이렇게 꽃 이야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져다준 은총과 축복의 선물입니다.


비교할 수는 없지만, 역사상 위대한 불후의 명작들도 재앙이 가져다준 축복의 열매로 탄생했습니다. 신약성경의 옥중서신들도 너무나 바쁜 사도바울이 감옥에 갇히므로 쓰게 된 것이고, 성경 다음의 역사적 베스트셀러인 "천로역정"도 존 번연이 감옥에서 쓴 작품입니다. 한국의 고전 명작인 정약용의 "목민심서"나 허준의 "동의보감"도 삶이 너무 바쁘고 피곤해서 글을 쓸 여유가 없던 그들이 모함을 받아 귀양 간 덕분에 쓴 작품들이고 보니 재앙은 재앙으로만 끝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이번 사태로 인해서 가게가 한가해지는 바람에 지난 2년 반 쉴 새 없이 달려와 피로가 누적된 우리에게 휴식과 함께 몸을 추스를 여유가 생겼으니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재앙이 아니었으면 탄생하지 않았을 꽃 이야기를 쓰면서 ‘Recession is opportunity 불황은 기회다’라는 워런 버핏의 말이 생각납니다. 나를 비롯한 많은 분이 이번 재앙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으시고, 또한 재앙이 가져다주는 선물도 듬뿍 받게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근호(다니엘) 목사는 1977년에 도미, George Mason 대학에서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Central Bible College와 Full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선교학 전공했으며, 1987년 목사 안수를 받은 후 30년간 이민 목회와 함께 지난 25년간 미국 전역에서 부흥집회를 인도했고, Billy Graham의 LA Rose Ball 전도집회에서 통역 설교를 담당했다. 2017년 목회직을 사임한 후 2018년 2월부터 버지니아에서 Lake Ridge Florist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물이 흐르는 곳에 식물은 자란다"(베드로서원), "모든 것을 가진 것보다 더 감동 있는 삶"(쿰란출판사), 다니엘 꽃이 야기(Daniel's Flower Story)"(도서출판 레드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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