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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의 꽃 이야기] Fruit Basket 임금님 수라상에 올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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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1-11-30 | 조회조회수 : 8,78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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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종종 선물로 받았던 과일바구니를 지금은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어 배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접했던 과일바구니들이 지금 그것들을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주문하는 Basket에는 Fruit Basket, Chocolate Basket, Snack Basket, Meat and Cheese Basket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 여러 가지 과일들에 몇 가지 스낵을 함께 넣은 바구니를 고객들은 가장 선호합니다.

   

그러나 Fruit Basket은 꽃과 플랜트처럼 주문이 항상 있는 것이 아니고 아주 가끔씩 주문이 들어오기 때문에 과일을 언제나 준비해놓는 것이 아니고 주문이 있을 때마다 근처 마켓에서 쇼핑을 해옵니다.

   

만일 주문이 올 것을 대비해 미리 사놓았다가는 쓰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더 많아질 것이므로 번거롭기는 하지만 그 방법을 택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과일을 고르는 것이 내게는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닙니다. 


목회하면서 나는 25년간을 정기적으로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번씩 부흥집회를 인도하러 다녔습니다. 많은 경우 호텔에 도착하면 과일바구니가 나보다 먼저 와서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데 때로는 여선교회에서 직접 정성스레 만들어 환영카드와 함께 보낸 과일바구니가 있는가 하면, 뉴욕 같은 지역에서는 과일가게에서 만들어 보낸 것들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교회나 호텔 근처의 꽃집에서 배달해온 과일바구니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종류가 천차만별이어서 어떤 바구니는 받는 사람을 배려하여 아주 먹음직스러운 최상품의 과일들로 가득 채운 것이 있는가 하면, 어떤 바구니는 먹을 만한 것이 한두 가지 정도라서 비닐포장의 한 부분만을 살짝 뜯어서 꺼내먹는 것도 있고, 심지어 어떤 바구니는 아예 손도 대지 않아 보낸 쪽과 받는 쪽 모두를 미안하게 만드는 바구니도 있습니다. 


그러던 내가 막상 꽃가게 주인이 되어 과일바구니를 만들어 고객들에게 보내려니 무척이나 신경이 써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해서 ‘얼마나 이익을 많이 남기는가’가 아닌 ‘얼마나 고객 만족을 위한 최상품의 과일바구니를 만드는가’가 과일을 고르는 나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Fruit Basket에 주로 들어가는 과일은 사과, 배, 오렌지, 바나나, 포도, 파인애플, 키위, 망고, 복숭아와 자두 등입니다.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탐스럽고 맛이 있어 보이는 좋은 품질의 과일들을 고르지만, 고객들에게 상품으로 나가는 과일들은 맛과 품질은 기본이고, 거기에다가 조금의 흠이나 티도 없어야 하며, 포도송이에서는 단 한 알이라도 상하거나 터진 것이 없어야 하고, 바나나는 가장 적절하게 익은 상태의 노란빛을 띠고 있어야 하며, 심지어 왁스를 바른 젊은이들 머리처럼 뾰족하게 솟은 파인애플 위쪽의 거센 이파리들조차도 가장 흠 없는 것을 골라서 그 과일들을 종류별로 일일이 따로 비닐봉지에 담아 마켓봉지 안에 넣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번 과일을 고를 때마다 ‘임금님 수라상’이 머리에 떠오르며 정말 ‘고객은 왕이다’라는 말을 실감합니다. 예전에 과일바구니를 보며 평가를 했던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이 과일바구니를 받는 사람은 어떤 평가를 내릴까?’하고 스스로 질문을 합니다. 

   

포장을 열고 과일을 꺼내먹으면서, ‘어디서 이런 맛있는 과일들을 골라 넣었을까?’ 하며 예전에 내가 했던 것처럼 남은 것은 여행가방에 다 집어넣고는 그 바구니를 보낸 이에게 싹 비운 바구니를 건네주며,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감사하는 고객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그렇게 골라온 과일들은 아내의 맵시 있는 손길을 거쳐 아름답고 풍성한 모양의 Fruit Basket이 되어 손님들에게 배달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과일바구니에 대한 고객의 불만은 아직 단 한 건도 접수된 적이 없고, 한 번 주문한 고객은 다시 주문하면서 ‘지난번 것처럼 해달라’는 말을 남깁니다.


거지 복장을 한 임금님에게 쌀 한 톨을 던져준 거지가 그 임금님으로부터 ‘쌀 한 톨에 금 한 덩이’라는 쪽지와 함께 금 한 덩이를 하사받은 것처럼 임금님 수라상에 올리듯 최상품의 과일바구니를 올린 것이 고객들의 신뢰와 좋은 평가라는 금덩이가 되어 내게 돌아옵니다. 우리가 주문 하나하나에 정성을 기울이는 것은 그것이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수많은 주문 중 하나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유일한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초밥왕’이란 만화에서 주인공 쇼타를 가르치는 스승은 그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네가 보지 못한 것을 보며 만들라. 그 초밥을 먹는 사람들, 그들의 얼굴을 떠올리라.’ 

쇼타는 스승에게, “수많은 초밥 중 한 개쯤 대충 만들면 어떠냐?”고 하자 그 스승은 다시 그에게 이렇게 말해줍니다. “만든 사람에게는 많은 것 중 하나지만 먹는 사람에게는 유일한 것이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하나, 그것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


지난날 읽었던 책들, 경험했던 사건들, 만났던 사람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나를 교훈하는 스승이요, 내 삶을 유익하고 풍요롭게 해준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꽃가게 일을 하면서 언제나 드는 생각이지만, 예전에 가족들이나 교인들에게도 이렇게 고객들을 대하듯 정성껏 잘했더라면 훌륭한 남편, 훌륭한 목사가 되었을 걸 하며 반성을 합니다.


그런 나에게 싱크대에 잔뜩 쌓여있는 그릇들이 ‘아직 늦지 않았다. 기회는 언제나 있다’고 말해줍니다. 깨닫지 못할 때는 세상만사가 편했는데 깨달음이 올수록 인생살이가 더 피곤해지는 것은 어떤 이치인지 모르겠습니다.


과일들을 마켓에서 골라오면 아내는 그것들을 바구니 안에 모양 있게 잘 담아 고객들을 위한 Fruit Basket을 만듭니다. 그것은 마치 꽃을 디자인하는 것과 같이 정성이 들어가는 것인데, 그 안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포장도 중요하다는 것을 매번 과일바구니를 만들면서 경험합니다.

   

고객들이 그 과일바구니를 받을 때의 기쁨과 꺼내서 먹을 때의 기쁨을 생각하면서 나도 기쁜 마음으로 과일바구니를 배달합니다. 임금님 수라상에 최상품의 과일들을 올리듯…….


이근호(다니엘) 목사는 1977년에 도미, George Mason 대학에서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Central Bible College와 Full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선교학 전공했으며, 1987년 목사 안수를 받은 후 30년간 이민 목회와 함께 지난 25년간 미국 전역에서 부흥집회를 인도했고, Billy Graham의 LA Rose Ball 전도집회에서 통역 설교를 담당했다. 2017년 목회직을 사임한 후 2018년 2월부터 버지니아에서 Lake Ridge Florist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물이 흐르는 곳에 식물은 자란다"(베드로서원), "모든 것을 가진 것보다 더 감동 있는 삶"(쿰란출판사), 다니엘 꽃이 야기(Daniel's Flower Story)"(도서출판 레드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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