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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목회 이야기] 신약의 제5복음작가 –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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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2-01-31 | 조회조회수 : 17,07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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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i Deo gloria”  


그의 음악에서는 모든 장르의 음악을 발견할 수 있기에 음악의 아버지라는 별명이 붙여진 음악가, 그리고 열렬한 마틴 루터의 개혁신앙인으로서 그의 모든 작품(심지어 Secular Cantata까지도)에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라는 사인을 한 음악가인 요한 제바스찬 바흐를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그가 커피를 좋아해서 작곡한 경쾌한 커피 칸타타를 들어보면, 비록 큰 제목은 Secular Cantata라고 했지만 그것도 하나님께 드리고 싶어했던 바흐의 신앙심에 경외심을 갖게 되어 저는 그의 성가곡들에 못지 않은 희열과 영감을 받게 됩니다.


오늘 아침(1월31일 2022) 미주 중앙일보의 삶의 향기 칼럼에 마침 바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일부를 인용합니다. 


“…..1913년 5월 29일,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 큰 소동이 있었다. 러시아 발레단의 ‘봄의 제전’ 공연 중 일부 관중이 참다못해 고성과 야유를 퍼부었다. 박절적 규칙성을 회피(arrhythmic)한 서주, 예측 불가능한(하지만 거시적 측면의 질서를 구축한) 악센트, 포효하는 듯한 불협화 등 당대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이 도발적 작품의 작곡가는 다름 아닌 스트라빈스키(1882~1971). 이 충격적인 음악을 작곡한 지 불과 7년 후, 스트라빈스키는 돌연 신고전주의 사조에 동참한다. 신고전주의의 슬로건은 이렇다. ‘바흐로 돌아가자.’ 당대의 가장 혁신적인 작곡가가 난데없이 200여 년 전의 정신으로 회귀한 이유가 무엇일까.


일본인들이 ‘음악의 아버지’라 일컬을 만큼 서양음악에서 바흐의 음악은 정신적·기법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베토벤은 이렇게 말했다. “시냇물(=Bach)이라니. 그는 바다라 불려야 마땅하다.” 브람스는 “바흐를 공부하라. 그 안에서 모든 것을 찾을 것이다”라고 했고, 구노는 “바흐 이후의 모든 음악을 잃어버린다 해도 바흐의 음악을 토대로 그것을 재건할 수 있다”라고까지 했다.


그렇다. 그것이 바로 고전의 힘이고 고전의 위대함이다. 고전은 시냇물이 아니라 바다고, 그 안에서 모든 것을 찾을 수 있고, 모든 것을 잃어도 그것을 토대로 재건할 수 있는 정신적·문화적 보고(寶庫)다.


고칼로리 식품을 건강의 적으로 여겨야 할 만큼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마음만 먹으면 어떠한 문화적 콘텐트든 불과 몇 분 만에 눈앞에 펼쳐 볼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 도래했지만, 묵직한 고전은 더더욱 외면받고 가벼운 놀잇거리는 나날이 주목받는다. 그것이 뭐 어떻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러한 삶을 진정 풍요로운 삶이라 할 수 있을까. 우리의 시대는 어떤 정신적·문화적 소산을 남길까. 놀잇감뿐만 아니라 고전으로 자리매김할 만한 그 무엇이 싹을 틔우고 자라날 토양을 마련하는 것 또한 후대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일 중 하나이지 않을까….”


제가 십여 년 전쯤, 한국을 방문했을 때, Ode to Music이라는 시인이 읽고 화가가 그리는 영혼의 클래식 음악책 한 권을 처남이 선물로 사주었습니다. 그 후 이 책은 제가 마음의 안식이 필요할 때 조용히 음미하며 읽는 시집들과 함께 선호하는 서적들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종종 읽고 있는 이 책의 여러 음악작품에 대한 글들 가운데서 바흐에 관한 이인해씨의 해설적 에세이가 마음에 들어 함께 나누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동영상에서 ’바흐 무반주 첼로 조곡 1번, BWV 1007 파블로 카잘스’를 찿으시면, 카잘스가 생전에 이 곡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시며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한없이 빠져드는 기도, 정신을 맑게 하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요한 제바스찬 바흐를 들을 때면 언제나 “바흐를 들으며 안경알을 닦는다”는 김성춘 시인의 시구가 떠오른다. 사물이 뿌옇게 보일 때 안경알을 닦으면 눈앞이 명료해지듯 정신이 혼탁할 때 바흐를 들으면 머리가 맑아진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이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b단조 미사곡] [토카타와 푸가]를 비롯한 오르간 곡, 100여 곡이 넘는 카타타 등 그의 어느 음악을 들어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아마도 ‘신약의 제5복음 작가’라고 할 정도로 그의 모든 음악이 ‘기독교 예술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영적 생활’을 그렸고, 실생활에서도 깊은 신앙심으로 평생 종교에 헌신한 까닭에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바흐에게는 음악이 곧 신앙이었고, 생활이었다. 그의 음악이 지성과 감성, 거기다 영성까지 갖춘 것은 이런 삶에서 연유한다. 


또 하나, 그의 음악이 가장 엄격한 대위법 형식을 쓴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의 음악형식은 한 성부가 다른 성부를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한 음씩, 혹은 각 음정을 쫓아가는 것이 특징이다. 이 푸가와 캐논 형식은 마치 기도문을 암송하듯 듣는 사람을 어떤 몰입 경지에 빠지게 한다. 종교를 초월해서 모든 기도문은 사람의 정신을 맑게 한다. 바흐의 작품은 마치 음악으로 만든 기도문 같다. 


이것은 파블로 카잘스에 의해 ‘첼로의 성서’가 된 그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에서도 마찬가지다. 마치 깊은 고난으로부터 시작되는 듯한 이 여섯 곡은 아마도 바흐 음악 가운데서도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잊히고 평가받지 못한 작품일 것이다. 그러나 카잘스의 이 악보 발견으로 카잘스는 첼로의 거장이 되었고, 이 곡은 첼로를 공부하는 사람들의 통과의례곡이 되었다. 


이 음악은 아마도 카잘스가 아니었다면 영원히 빛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 곡의 발견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있었던 한 에피소드가 따라다닌다.  


“....아버지와 나는 부두 근방의 오래된 악보점에 들어갔다. 나는 많은 스코어들을 여기저기 흝어보기 시작했다. 불현듯 낡고 색이 바랜 스코어 한 묶음이 눈에 띄었다. 첼로를 위한 여섯 곡의 모음곡.....나는 그 모음곡들을 마치 왕관에 달린 보석들처럼 가슴에 꼭 안고 급히 집으로 돌아와서는 그 음악에 빠져들었다.....나는 그 후 12년간 매일매일 그 곡을 연주하고 공부했다. 정말로 12년이 지나고 25세가 되었을 때 비로소 그 가운데 한 곡을 청중 앞에서 연주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었다. ......그 곡은 바흐의 정수이며, 바흐는 음악의 정수다!”


지난 1973년 97세로 서거한 카잘스는 첼로를 배운 이후 80년 동안 매일 똑같은 과정으로 하루를 출발했다고 했다. “매일 아침 나는 바흐의 푸가와 전주곡으로 하루를 시작했는데 그것은 일종의 아침기도와도 같은 것이었다”는 고백이다. 바흐는 이처럼 카잘스에게 경외 그 자체였다.


이 모음곡의 가장 큰 특징은 무반주라는 것이다. 선율악기면 반드시 동반해야 할 통주저음이 없는 것이 특징이지만 첼로가 선율악기면서 동시에 통주저음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다. ‘한 성부 위의 폴리포니 (대위법)’. 이것이 아마도 바흐 음악의 매력이며, 마치 기도문을 듣는 듯한, 그래서 그 고귀하고 우아하기 그지없는 단순성이 우리의 정신을 맑게 한다. 


바흐는 1685년 중부 독일의 아이제나흐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문은 바흐 탄생 전부터 많은 음악가를 배출한 세계 최고의 음악가 가문이다. 바흐도 스스로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해 50세가 되던 해 "바흐 음악가문의 기원"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중부 독일에서 태어나 평생 그곳을 떠나본 적 없는 바흐는 만년에 내장안을 앓았는데, 1750년 영국 안과의사 존 테일러를 불러 수술을 받았으나 효력을 보지 못하고 결국 그로부터 4개월 후 65세로 라이프치히에서 타계했다.


필자 김영국 목사는 대광고와 한양대학을 졸업하고 1974년 미국으로 이주, Hope International University에서 신학과 음악목회를 공부하였고, 척 스윈돌 목사와 그의 음악목사이며 스승인 하워드 스티븐슨의 영향을 받았으며, 27년 동안 남가주 오렌지카운티의 큰빛한인교회에서 사역하였다. 지금은 저서와 번역, 그리고 웹사이트 매거진 “예배음악”(Worship Music)에서 음악목회에 관한 칼럼을 쓰면서 자신의 음악목회 경험과 사역을 나누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장로교출판사가 펴낸 “성공적인 예배를 위한 음악목회 프로그램”, “성공적인 예배를 위한 찬양과 경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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