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 본 목사에게 > 칼럼 | KCMUSA

단 한 번 본 목사에게 > 칼럼

본문 바로가기

칼럼

홈 > 목회 > 칼럼

단 한 번 본 목사에게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작성일2022-07-15 | 조회조회수 : 5,426회

본문

“Hi 목사님. 저는 목사님을 한 번 뵌 적이 있습니다.” 몇 주 전, 교회로 배달된 편지는 저를 한 번 본 적이 있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습니다. 파란색 포스트잇에 꾹꾹 눌러 쓴 메모는 이렇게 이어졌습니다. “다름 아니라 지금 전쟁 중인 (우쿠라)에 이 물질을 보내주세요. 집 잃고 고통을 겪고 있는 백성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나님의 도움입니다. 부탁드립니다.” 


저를 한 번 본 적이 있다는 분은 언제 저를 봤는지, 자신이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은 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백성들을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적잖은 액수가 쓰인 개인 체크를 보내주셨습니다. ‘낯선 이가 보낸 메일 안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순식간에 감동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사랑하는 그분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교회에서는 교우들의 사랑과 정성을 모아 교단의 긴급구호기구인 “UMCOR(United Methodist Committee on Relief)”를 통해 우쿠라이나를 도왔던 적이 있기에 이번에도 그 경로로 그분의 사랑을 전달했습니다. 


그분께서 저에게 부탁하신 헌금은 보냈지만 ‘저를 한 번밖에 만난 적이 없다는데, 그런 목사를 어떻게 믿고 헌금을 맡기셨을까?’ 하는 질문은 여전히 제 머리에 남았습니다. 그러다가 7월의 첫째 주일을 맞으면서 제 안에 또 다른 질문이 생겼습니다. 


‘하나님은 무엇을 믿고 저에게 LA연합감리교회에서의 사역을 맡기셨을까?’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그 질문을 하게 된 이유는 연합감리교단에 속한 목사들은 7월이면 파송을 받고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연합감리교단의 가장 큰 특징은 ‘연대주의(Connectionalism)’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대주의’라는 말은 개체 교회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것 같지만, 함께 협력해서 교회의 사명을 감당한다는 뜻입니다. 


연합감리교단에서는 연대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두 가지 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선교 분담금(Apportionment)’ 제도입니다. 선교 분담금은 세계 선교와 교단 사역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금으로 각 연회에 속한 개체 교회의 참여로 조성됩니다. 교단은 이 기금으로 아프리카 대학교와 흑인 대학을 돕고, 감독실과 총회 행정을 감당하며, 교회 연합사업과 교역자 양성, 그리고 세계 선교를 감당합니다. 


연합감리교단에서 연대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또 하나의 제도는 목회자의 ‘파송 제도(Appointment)’입니다. 연합감리교단에서 안수받는 목사들은 감독이 파송하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섬기겠다는 약속과 함께 해마다 파송을 받습니다. 


물론, 요즘 같은 세상에서 목회지를 옮기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교회 상황도 고려해야 하고, 아이들 학교 문제도 걸리고, 집을 구하는 문제도 큰 걸림돌입니다. 가족의 건강이나 주거 환경이 파송에 영향을 미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파송 제도는 ‘목회자 개인의 삶에 무엇이 최선인가?’가 아니라 ‘교회 전체를 향한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교회의 선교적 사명에 따라 목회자를 교회로 보내는 제도입니다. 


저는 지난 20여 년간 그 파송 제도 안에서 텍사스와 하와이를 거쳐 LA연합감리교회에서 사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연합감리교회의 목회자들은 6월에 열리는 연회의 파송 결정에 따라 해마다 7월 첫 주일에 새로운 사역지로 파송을 받든지, 아니면 기존의 사역지로 재파송을 받습니다. 


저는 올해 LA연합감리교회로 8번째 파송을 받았습니다. 물론, 행정적으로 보면 파송은 감독님이 내리는 결정이지만, 그보다 우선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입니다. 저를 LA연합감리교회의 담임목사로 한 해 더 사역하라고 하시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겸손히 받습니다. 


지난 7년을 돌아보면 감사뿐입니다. 성도 여러분의 너그러운 사랑과 보듬어주시는 배려로 칠 년이 수일 같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부족하고 자격 없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귀한 교회를 맡기셨습니다. 그러기에 더 두려운 마음으로 여덟 번째 파송을 받습니다. 


이름 모를 성도님이 단 한 번 본 목사를 믿고 사랑의 헌금을 맡기신 것처럼 부족한 저를 믿고 맡기시는 하나님이 실망하지 않으시도록 저는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그래 오셨던 것처럼 저와 교회를 위해 계속해서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창민 목사( LA연합감리교회)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KCMUSA,680 Wilshire Pl. #401,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