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의 꽃 이야기] 상품인가 작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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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슨 일을 하며 사는가에 따라 그에 기준한 관점과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나는 꽃가게를 하면서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사물을 장사꾼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소규모 비즈니스에서 가장 큰 지출은 주로 렌트비가 차지하지만 꽃 비즈니스에서는 렌트비보다 꽃값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합니다. 더구나 디자인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들을 사용해야하므로 그에 따라 당연히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수익창출이 장사의 근본이므로 어떻게 하면 디자인의 품질을 최대한 높이면서도 지출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가를 우린 항상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길을 걸으면서 보는 길가 주변에 핀 수많은 종류의 꽃들, 배달을 다니면서 만나는 각 집의 정원에 피어 있는 싱싱한 꽃들이 내게는 모두 상품으로 보였습니다.
특히 화려한 색상의 값비싼 수국들, 너무나 예쁘게 핀 장미꽃들, 가게에서는 볼 수 없는 키가 크게 자란 아이리스, 강변 도로에 쫙 깔린 수선화와 거버데이지와 튜울립, 도로 중간 화단에 무성하게 피어있는 타이거릴리, 디자인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개나리와 수많은 종류의 야생화들, 중간도매상으로부터 사려면 매우 비싼 토끼풀과 들풀들, 그리고 나무에 잔뜩 달려있는 매그놀리아잎들, 심지어 크리스마스 장식에 많이 사용되는 구슬 같은 빨간 열매들까지 값이 나가는 그 좋은 재료들이 길거리에 쫙 깔려있는 것을 보면서 ‘어이구 저 아까운거, 어이구 저 아까운거’하면서 다녔습니다. 마치 우리에게는 보화같은 것들이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버려진 것같아 그 모든 꽃들이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까운 것은 길가에 핀 꽃이 아니라 꽃병에 꽂힌 꽃이라는 사실을 난 깨닫게 되었습니다. 길가에 핀 꽃들은 거기에 피어있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본분과 사명을 충분히 감당하고 있었습니다. 삶의 고난 속에서 낙심하고 좌절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했던 사람이 갈라진 아스팔트 틈으로 피어오른 잡풀들의 강한 생명력을 보면서 죽고싶던 마음이 사라지고 새로운 삶의 활력을 얻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처럼 어떤 이는 길가에 피어있는 꽃들로 인해 심한 우울증에서 해방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무거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가 활짝 핀 꽃을 보면서 ‘나도 오늘 저 꽃처럼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선사해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하며, 삶에 지쳐 웃음을 잃어버린 어떤 이는 자기를 향해 환히 웃는 꽃을 보며 잃어버린 웃음을 되찾기도 할 것입니다.
어떤 이에게는 위로와 용기를, 어떤 이에게는 기쁨과 행복을 그리고 또 어떤 이에게는 미래의 꿈과 희망을 선사하며 모든 이들이 누리고 즐길 수 있는 하나님의 위대한 작품으로 꽃들은 그 자리에 서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생명이 땅속의 뿌리에 연결되어 있는 한 그 꽃들은 시들었다가도 또 다시 피어날 것입니다.
사실 아까운 것은 길가의 꽃들보다는 꽃병에 꽂힌 꽃들입니다. 꽃이 상품이 되어 개인의 소유가 되는 순간 그 꽃은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꽃이 됩니다. 아무리 반 고흐, 고갱의 그림이 위대해도 미술관에 전시되어 모든 이들이 볼 수 있어야 위대한 작품이지 개인이 돈을 주고 사서 지하실에 가두어놓으면 그것은 개인을 위한 상품밖에는 안되며, 도둑이 훔쳐가면 그때부터 그것은 장물신세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고 나서 그 상품의 주인이된 사람은 그때부터 도둑을 방지하기 위해 집 문을 꽁꽁 걸어잠그고,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며, 들어오는 이들을 일일이 감시해야만 합니다. 무엇이든지 소유하려는 순간부터 자유와 행복은 사라져버리는 것입니다.
나는 길가의 꽃들을 내것으로 소유하려했을 때 그것들이 모두 아까왔고, 마음은 욕심으로 가득찼으며, 길가를 다니면서 그것들을 즐길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했습니다.그러나 깨달음이 오고, 장사꾼의 안목을 버리면서 소유하려는 욕심도 사라지고, 다시 그것들을 거기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게되었습니다.
솔로몬의 궁전의 영화가 들풀 하나만도 못하다고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은 궁전에는 생명이 없으나 들풀에는 생명이 있기 때문이요, 소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다수를 희생시킨 궁전보다 값없이 모두가 함께 공유하며 누리는 들풀의 가치가 더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꽃이 소수를 위한 상품이 되어야 우리는 장사를 할 수 있는데 나는 지금 꽃이 모든 이들을 위해 공짜로 주신 하나님의 위대한 선물이요 작품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초보 장사꾼이 오늘은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하고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근호(다니엘) 목사는 1977년에 도미, George Mason 대학에서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Central Bible College와 Full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선교학 전공했으며, 1987년 목사 안수를 받은 후 30년간 이민 목회와 함께 지난 25년간 미국 전역에서 부흥집회를 인도했고, Billy Graham의 LA Rose Ball 전도집회에서 통역 설교를 담당했다. 2017년 목회직을 사임한 후 2018년 2월부터 버지니아에서 Lake Ridge Florist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물이 흐르는 곳에 식물은 자란다"(베드로서원), "모든 것을 가진 것보다 더 감동 있는 삶"(쿰란출판사), 다니엘 꽃이 야기(Daniel's Flower Story)"(도서출판 레드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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