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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의 가족이 경험한 ADHD] 성인 ADHD 환자의 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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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2-04-06 | 조회조회수 : 15,50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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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조울증 증세로 치료를 받은 경력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ADHD에 대한 질문지를 주위의 친척들과 아내에게 보내서 조사해 보았더니 ‘과잉 행동 및 충동성’ 타입의 주의산만증 증세로 진단이 되었단다. 다행히 주요 우울증이나 조울증 증세는 없는 듯했다. 아마 아내의 헌신적인 사랑과 새로운 환경에서 오는 희망이 도움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ADHD는 주로 조상으로부터 유전으로 물려받는 두뇌의 병인데, 특히 부모님 중에 조울증 환자가 계셨다면 우울증이나 조울증, 또는 주의산만증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그렇게 될 확률이 100퍼센트는 아니지만, 아드님도 앞으로 주의해서 관찰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병은 좋은 점도 많아요. 세계적인 위인이나 대통령 중에 이 환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의사나, 변호사, 교수 등은 물론 훌륭한 운동 선수 중에도 많고요. 케네디 대통령이나 알버트 아인슈타인, 벤자민 프랭클린 등이 이 병을 가졌었지요. 이 병을 가진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창조적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내면 아주 깊게 골몰하는 것이니까요. 이제는 이 병이 어떤 것인지 아셨으니, 앞으로도 상담과 약물 치료를 병행하고, 직장도 알아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한달 후 다시 만난 이 환자는 희색이 만연하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이런 약이 있는 걸 알고나니 이제는 살아갈 용기가 생겼습니다. 제 자신을 조절하고, 주의를 집중하게 되니 직장에 나가는 것도 무섭지 않네요.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아내가 기뻐해주니 정말 살맛이 납니다. 제게 그런 병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일찍 치료를 받았다면 아마 저의 인생도 많이 달랐을 것 같네요. 하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제가는 훌륭한 사업가가 되어서 아내에게 자랑스러운 남편이 되겠습니다.”


많은 주의산만증 환자들이 이민 초기의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분노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화를 퍼붓기도 한다. 게다가 산만증 환자들은 ‘변화’에 예민하다. 자신이 자라난 조국을 떠나 언어, 문화, 풍속이 다른 남의 나라에서 산다는 것은 아주 큰 변화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여성들보다 새로운 언어 습득이나 현실 적응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는데, 아마 이것이 그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많은 ADHD 환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이유로 스스로에게 지쳐있다가 어느날 두뇌의 화학 물질 불균형에 의한 병으로 진단 받은 후 여러 가지 감정을 경험한다. 우선 놀라움과 함께, 고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맛보게 되며,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에게도 떳떳한 기분이 든다. 게다가 자신에게 잘 맞는 약물을 찾아서 복용할 때 갖게 되는 자신감은 그들이 일생동안 맛보지 못했던 특별한 감정이기도 하다. 


ADHD를 치료하는 항진제는 항우울제와 달리 약물 복용 후 한시간 이내에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이렇게 희망에 넘치고, 기쁘다가도 많은 환자들은 가끔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도 올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은 언제나 고통이 동반되기 마련 아닌가! 그는 누군가가 자신을 화나게 할 때 감정을 조절하는 한편 분노를 다른 긍정적인 방향으로 승화시키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어른이 되는 길임을 깨닫고 꾸준히 연습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상담 치료도 계속 받고 주기적으로 운동도 하며, 일상의 구조(structure)를 잘 짜고 지킬 것을 당부했다.


“네, 그렇게 하도록 힘쓰겠습니다.”

아내의 어깨에 손을 얹고 환자는 사랑하는 미소를 그녀에게 보내었다. 씩씩하게 걸어나가는 환자와 부인의 발걸음에서 생의 에너지가 느껴졌다. 이 환자를 상담한 후 나에게 정신과 진단을 의뢰했던 가정 치료사(Marriage Family Therapist)의 시의적절한 조치가 환자는 물론 아내와 가족들의 삶을 바꾸는 중요한 단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환자들이 정신과 의사에게 의뢰되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 한번도 정신과 의사를 만난 적이 없고, 가정이나 학교에서 정신과(질환)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한국이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된 데는 이런 무지함도 크게 작용하지 않았겠는가. 더구나 주의산만증은 적시에 치료하지 않으면 동반 이환으로 우울증, 불안증, 강박 증세, 음주벽, 마약 중독, 도박 등 반사회적인 행동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부모와 가족의 사랑, 그리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한편 열정을 갖고 자기 일에 헌신하면 스스로에게 만족스러운 삶, American Dream을 이룰 수도 있을 것이다. 이분도 언젠가는 자신이 꿈꿔왔던 사업가가 될 것을 기대하며 신의 축복을 빈다.


- 수잔정 박사의 신간 "나와 나의 가족이 경험한 ADHD" 중에서 – 


수잔 정 박사/ 소아정신과 전문의, 전 카이저병원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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