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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자와 떠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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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2-04-14 | 조회조회수 : 17,85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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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30년 전에 섬겼던 교회는 유학생들과 2세 대학생들이 대부분이었던 캠퍼스 교회였습니다. 그럼에도, 인근 교포 주민들도 함께하는 교회였습니다. 함께 어울려 교회를 섬기면서 한번은 누가 더 힘들까를 두고 토론이 일었습니다. 유학생들이 힘들까 아니면 이민 와 사시는 분들이 더 힘들까라는 것이었습니다. 유학생은 모든 것이 낯설고 익숙지 않은 생활에 영어로 공부하며, 논문을 쓰는 과정이 힘들다고 했습니다. 이민자들은 똑같이 힘들지만, 늘 공부 마치고 떠나가는 유학생들과 작별하는 것이 더 힘들다 했습니다. 유학생들의 생각은, 그래도 이민자들은 살 집이 있고, 가족들이 있어서 더는 떠돌이 생활을 하지 않으니 이민자들이 더 수월하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담임목사 관점에서 결국 금의환향하는 유학생들보다는 남아서 교회를 지키는 이민자들이 더 힘들다고 이민자들에게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매년 졸업 시즌이 되면, 주일마다 졸업하고 떠나는 성도들과 작별하는 것이 주요 일과였습니다. 축도 전에 작별 인사 순서가 되면 늘 눈물바다였습니다. 당시 저는 젊은 담임목사로 헤어짐의 슬픔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눈물의 5월을 보내면, 6월부터는 공항에 나가 새로 오는 유학생들을 픽업하고, 아파트 렌트와 중고차 구입하는 것을 도와주고, 2세들을 위한 대학사역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학교에 아이들을 데려다 주는 부모님을 만나면 “우리 아이 잘 부탁합니다”라는 인사를 받으며, 위로해 드리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당시의 저에게 교인은 떠나는 자와 남는 자 둘 중에 하나였습니다.


떠나는 자는 두고 온 교우들 생각보단 또 다른 낯선 현장에 어서 적응하는 일이 먼저일 것입니다. 반면 남겨진 자는 떠나간 교우들의 빈자리가 커서, 한참을 맘 다스리며 그리움을 달랩니다. 새로 유학 온 학생들로 교회가 다시 바빠지지만, 이런 일을 매년 반복하게 되면, 몇 년 후 떠나보낼 일이 생각나 새로 온 성도들과 적당한 거리 두기를 하면서 정을 안 주려고 합니다. 그러나, 어찌 인간관계가 자기 맘대로 되겠습니까? 같이 교회에서 김장김치를 담고, 행사 포스터를 만들어 붙이다 보면, 그만 정이 찰떡같이 붙어 버려, 경계하던 정이 푹 들어 또다시 눈물바다를 이루는 이별의 5월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베델 교회는 유학생뿐 아니라 주재원들도 많고, 은퇴 후 이주해 오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자녀 교육을 위해 이민 오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참 다양한 분들이 함께 베델의 공동체를 형성하며 남는 자와 떠나는 자의 아픈 이별은 계속됩니다. 그러나 지난 30년간 헤어짐을 겪고 있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떠나는 자는 파송 받은 선교사, 남는 자는 후원하는 선교사입니다.


김한요 목사(베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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