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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구 장로 칼럼]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 손주들과의 선교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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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6-09-08 | 조회조회수 : 9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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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딸 가족과 함께 일곱 명이 미국에서 출발하여 이탈리아 베니스에 도착한 뒤, 다시 라벤나에서 배를 타고 크로아티아와 몬테네그로를 거쳐 여행 3일째 되는 날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 도착하게 되었다. 아테네는 1896년 제1회 근대 올림픽이 개최된 도시이기도 하다.


아테네는 서양 문명의 중요한 발상지 가운데 하나로, 약 2,500년 전 고대 그리스 시대에 철학·정치·예술·건축이 크게 발전했으며 특히 민주주의가 발전한 도시로 유명하다.


이곳은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철학자들이 활동했던 곳이며 신약성경에도 등장한다. 특히 사도 바울이 제2차 전도여행 중 아테네를 방문하여 사람들과 토론하고 아레오바고에서 복음을 전했던 곳으로, 사도행전 17장 22~31절의 배경이 되는 장소이다.


바울은 아테네에 우상이 가득한 것을 보고 마음에 격분했다. 그리고 아테네 사람들이 세워 놓은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는 제단을 언급하면서 하나님을 전했다. 성경에서 바울은 이렇게 말씀을 시작한다.


“아덴 사람들아 너희를 보니 범사에 종교심이 많도다.”(사도행전 17:22)


그리고 그들이 알지 못하고 섬기던 분이 바로 천지와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이라고 선포한 곳이 바로 아테네이다.


아테네의 높은 바위 언덕 위에는 약 2,5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여러 고대 건축물이 모여 있는데, 이곳이 바로 아크로폴리스(Acropolis)이다. 아크로폴리스는 그리스어로 ‘높은 곳에 있는 도시’라는 의미를 지니며, 고대에는 도시의 종교적·상징적 중심지였다고 한다.


우리는 아테네에 도착하여 철학과 우상숭배의 흔적이 남아 있는 아크로폴리스를 둘러보았다. 그곳에는 여러 신을 섬겼던 고대 그리스 다신교의 상징적인 건축물들이 세월의 흐름 속에 지붕은 사라지고 곳곳이 무너져 기둥과 일부 구조물만 남아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약 2,000년 전 사도 바울이 바로 이 땅에서 복음을 전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당시 다신교 문화가 강했던 그리스에서 바울을 비롯한 초기 복음 전도자들의 사역을 통해 기독교가 전파되었고, 오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오늘날에는 그리스 정교회가 그리스 사회와 문화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나라가 되었다. 아크로폴리스의 고대 신전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한 사람이 전한 복음의 씨앗이 오랜 세월을 지나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스에서 둘째 날에는 산토리니섬을 방문했다. 약 3,600년 전 거대한 화산 폭발을 겪은 이 섬에는 가파른 절벽 위로 하얀 집들과 파란 돔을 가진 그리스 정교회 건물들이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있었다. 배에서 내려 케이블카를 타고 절벽 위로 올라간 뒤 다시 버스를 타고 약 20분을 이동하여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았다.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고, 왜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이 섬을 찾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스에서 셋째 날에는 로도스를 방문했다. 중세 시대 로도스는 성 요한 기사단의 중요한 거점이었다. 기사단은 높은 성벽과 요새를 건설하여 외부의 침입에 대비했고, 약 200년 동안 이곳을 지키며 동지중해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한다. 지금도 당시의 성벽과 건축물들이 비교적 잘 남아 있어 중세 시대의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었다.


그리스에서 넷째 날에는 데살로니키, 성경의 지명으로는 데살로니가를 방문했다. 데살로니키는 그리스에서 아테네 다음으로 큰 도시이며, 사도 바울이 제2차 전도여행 중 유대인의 회당에 들어가 세 안식일 동안 성경을 가지고 복음을 전했던 곳이다.


이 지역에는 오랜 기독교 역사를 보여 주는 교회들이 여러 곳에 남아 있었다. 우리는 그곳들을 방문하여 기도를 드렸고, 비잔틴 시대의 아름다운 모자이크로 장식된 교회 내부를 바라보면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성경을 통해서만 읽었던 초대교회의 역사가 실제 장소와 유적을 통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전체 여행의 마지막 이틀 정도는 튀르키예에서 보내게 되었다. 그곳에서 많은 기독교인이 성지순례지로 찾는 에베소에 도착했다. 에베소는 사도 바울의 전도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바울은 에베소에서 약 3년 동안 머물며 복음을 전했다. 당시 에베소는 우상숭배와 상업이 크게 발달한 도시였지만, 바울의 복음 전파와 교회의 성장을 통해 이 지역에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다. 에베소는 바울의 사역과 에베소 교회의 성장뿐 아니라 사도 요한과 관련된 전승, 그리고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에베소 교회에 이르기까지 초기 기독교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장을 직접 둘러볼 수 있었다는 것은 나에게 참으로 특별한 경험이었다. 물론 2,000년 전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곳곳에 남아 있는 유적과 흔적들을 바라보면서 사도 바울의 1·2·3차 전도여행이 소아시아와 유럽 지역의 복음 전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조금이나마 직접 느끼고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나의 신앙을 다시 돌아보게 한 참으로 귀한 여행이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내 마음속에는 여러 가지 깨달음과 새로운 생각이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60대 중반이 되면서 나는 가족들과 함께 여행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도 바울의 전도여행지를 가족과 함께 둘러보면서 단순히 좋은 곳을 보고 즐기는 가족 여행을 넘어, 앞으로는 전도와 복음 전파, 선교를 위한 가족의 활동도 함께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다.


아직 손주들이 어려 함께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조금 더 자라 중·고등학생 정도가 되면 방학을 이용해 온 가족이 함께 단기선교를 떠나고 싶다. 그곳에서 전도와 복음 사역은 물론 의료선교 등 각자가 가진 은사와 달란트를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섬길 수 있다면 얼마나 감사한 일일까. 이것은 오래전부터 내가 마음속에 품어 온 작은 꿈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나의 자녀들이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이었을 때, 우리 가족은 여름방학이면 멕시코 단기선교에 참여했고 그렇게 약 10년 동안 선교지를 오갔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함께 선교지를 다녔던 자녀들이 이제는 부모가 되었고, 나에게는 손주들이 생겼다. 그래서 이제는 그 손주들의 손을 잡고 다시 선교지를 찾아가 함께 섬기는 날을 꿈꾸게 된다.


사도 바울이 2,000여 년 전 복음을 들고 걸었던 길을 가족과 함께 바라보면서 나는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한 사람이 뿌린 복음의 씨앗은 그 사람의 시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 역시 자녀들과 함께했던 선교의 발걸음이 언젠가는 손주들의 발걸음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언젠가 온 가족이 함께 선교지를 찾아 복음을 전하고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그 꿈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그 꿈을 다시 마음에 품을 수 있도록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귀한 여행의 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훈구 장로(G2G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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