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 북한은 결국 핵보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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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북한이 57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를 다루는 미국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말이니 상당히 신빙성이 있는 숫자 아니겠는가? 나는 정치나 군사 분야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맹추 수준이지만, 북한의 핵무기 숫자는 대충이라도 국가 최고 기밀에 속할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그 숫자가 공개됐다는 사실에도 놀랐고, 그것도 50개가 넘는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
그러자 최근 한국의 국방부 장관은 한술 더 떴다.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가 80개에서 120개 정도로 추정된다고 증언한 것이다. 이렇게 많은 핵무기가 북한에 쟁여 있다는 말인가?
나 같은 보통 사람의 질문은 급하게 이렇게 튀어나온다. 그럼 그동안 비핵화를 하겠다고 6자회담을 여느니 마느니 하면서 보낸 세월은 다 무엇이었단 말인가? 그런 비핵화 노력은 모두 정치적 쇼에 불과했다는 말인가?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도 북한의 비핵화라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혀오지 않았는가?
그러니까 핵무기의 숫자가 공개되면서 비핵화는 물 건너갔고, 이제부터는 어쩔 수 없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미가 그 속에 내포되어 있다는 것인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다.
한국을 비롯한 유럽과 세계 여러 나라들은 한결같이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하며 그런 외교적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렇다면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북한도 핵무기를 가진 현실을 사실상 인정하고, 더 이상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요구하거나 핵물질 폐기를 주장하는 것은 헛소리나 공갈에 불과하게 되었다는 말인가?
이 참에 북한의 김정은만 신바람이 났을 것이다. 대명천지 세계 역사 속에 북한과 같은 3대 세습 독재체제가 또 어디에 존재하는가? 어린 나이에 수많은 통치상의 결함을 땜질하다 보니 툭하면 고사포로 사람을 처형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고, 차기 독재자를 세우겠다는 듯 어린 딸과 팔짱을 끼고 대포와 미사일 곁에서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철통같은 독재 권력의 파워를 과시하는 김정은에게 핵보유국이라는 지위는 날개를 달아주는 셈이 될 것이다.
1945년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로 일본의 항복을 받아낸 이후 국제사회는 본격적인 핵무기 경쟁에 들어갔다. 그러다가 세계 지도자들의 각성을 바탕으로 핵무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마련된 것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이다. 당시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던 미국, 소련, 중국,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은 NPT에서 핵무기국으로 인정받았다.
그 이후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도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지만, 이들 국가는 NPT가 규정하는 핵무기국 지위를 인정받은 것은 아니다. 그런데 북한과 이란까지 핵무기를 갖게 다며 야곰야곰 우라늄을 농축하기 시작하자 미국과 국제사회는 6자회담을 비롯한 외교적 협상과 각종 경제 제재를 통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압박해 왔다.
그런데 난데없이 김정은에게는 핵이 있어도 된다는 듯, 현재 북한이 몇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숫자까지 공개됐으니 “이건 또 무슨 황당 시추에이션이지?”라고 세계가 놀라고 있는 것이다.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북한의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는 형국이 되었으니, 어떻게든 미국의 협력을 빌려서라도 비핵화가 성사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 전체의 관심사였고, 미국에 사는 우리 이민자들도 그렇게 믿으며 살아왔다.
파키스탄이나 인도가 경제적으로 변변치 못한 나라임에도 국제사회에서 함부로 무시당하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김정은의 기고만장은 하늘을 찌를 것이다. 잘못하다가는 남한을 북한에 합병시키겠다고 큰소리를 치고 나올 수도 있다. 평양이 수도가 되고 서울이 제2의 도시로 뒤집힐 지 누가 아는가?
사실 지금 한국 사회의 일부, 혹은 친북 좌파세력들은 그런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그렇지 못한 대한민국의 현실적 격차를 생각하면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어디로 갈 것인가? 민주주의와 자유,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이룩한 대한민국의 놀라운 경제 발전은 북한의 핵무기 앞에서 모두 무릎을 꿇고, 결국 핵 위협을 피하기 위한 아부의 수단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정치를 모르는 단순 무식형 상상력이라고 나무라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자. 보릿고개를 넘기지 못해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허다했고 인민을 쥐어짜며 천리마운동과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던 나라가 핵무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었는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지면 교회도 무너진다. 북한의 핵무기에 위협받으며 전전긍긍 살아야 할 운명이라면 교회 역시 그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핵무기의 숫자 하나가 공개됐다고 해서 북한이 곧바로 국제법상 핵보유국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그 숫자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이제는 정치적 계산을 넘어 대한민국의 안보와 자유, 그리고 교회의 미래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그러므로 우리 조국을 위해,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바야흐로 간절하게 기도할 때가 아닌가?
조명환 목사(크리스천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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