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 목사의 목양칼럼] 8월이면 수확하던 대추가 올해엔 없습니다
페이지 정보
본문
집을 주시기 위해서 2년여 동안 집중적으로 기도하고 나서 33년 전에 지금도 살고 있는 집을 선물로 허락받았습니다. 그때 신경호 권사님은 짙은 노란색 나팔꽃 나무를 이사 기념으로 선물하셨고 최옥란 집사님은 대추나무를 선물하셨습니다. 그 두 나무가 뒷 마당에 나란히 뿌리내려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 두 나무를 볼 때마다 선물하신 두 분을 반복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세월이 많이 지나갔음에도 두 나무가 주는 기쁨은 오래도록 변하지 않습니다. 일 년 내내 수십 수백 개의 꽃을 끊임없이 피워내는 노란 색 나팔꽃에서 나는 아름다운 향기는 형언할 수 없는 행복을 보는 사람들에게 반복해서 선물합니다.
대추는 매년 8월 중순이면 수확을 하는데 지난해까지 수확한 것을 교회로 가지고 가 교우들에게 나누는 기쁨을 누려왔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수확할 것이 없습니다. 대추가 달리지 않았습니다. 30년 넘게 지나오는 동안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올해도 당연히 수확의 기쁨과 나누는 행복을 가질 줄 알았습니다.
나무가 병들었거나 수명이 다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추나무의 가지도 예전처럼 무성하고 잎도 많이 달려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전에 보지 못한 이상한 현상을 경험했습니다. 대추나무에 잎이 달리기 시작하면서 하얀색의 작은 꽃이 피어야 하는데 그것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필자의 집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두 집 건너에 사시는 이웃 장로님의 마당에 심은 대추나무도 열매가 달리지 않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촘촘히 달려야 할 대추가 없습니다. 그 이유에 관해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한 말은 아마도 이상 기후 탓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지 않고는 달리 설명할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20마일 떨어진 교회 마당에도 두 그루의 대추나무가 있습니다. 작년에도 많지는 않지만 굵고 알이 큰 대추가 제법 달려 올해는 더 많이 수확하리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기대한 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대추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집 마당에 있는 도넛 복숭아나무 두 그루에서도 많은 양을 수확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수확할 것이 없습니다. 우리 집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교회 마당에 있는 세 그루의 복숭아도 매년 주먹만 한 복숭아를 주렁주렁 달고 있어 교회당을 드나드는 교우들에게 보는 재미와 기쁨을 크게 주었었는데 올해는 그 행복을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많이 달리던 복숭아가 하나도 없습니다.
과실 수에 대한 관리를 등한히 하거나 다르게 하지 않았습니다. 늘 하던 대로 해 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습니다. 당연히 수확의 기쁨과 나누는 행복을 누릴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고전 3장 7절이 기억되었습니다. “그런즉 심는 이나 물 주는 이는 아무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나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
2026년 7월 24일
이상기 목사(평강교회 원로)
- 이전글[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사울 왕의 외줄타기 오시범 26.07.24
- 다음글가치 있는 삶을 위한 투자 26.07.23


